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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호란 Nov 02. 2016

죽은 아이를 기리기 위한 학교

제가 네팔 카트만두로 파견시 2011년에 작성했던 글입니다.

세이브더칠드런 홈페이지에서도 확인이 가능합니다 > 죽은 아이를 기리기 위한 학교



네팔 파견 와서 첫 출장지로 개인 기부자가 지원하고 있는 스리딜람(Sri Dilram) 초등학교를 방문했습니다. 스리딜람 학교는 베리(Bheri)구역 반케(Banke)지역에 있는 나우바스타 마을(Nauwbasta VDC)에 있습니다. 반케 지역에 가기 위해서는 카트만두에서 1시간 정도 국내선을 타고 네팔간지(Nepalgunj)로 이동한 후 차량으로 1시간 정도 더 이동해야 합니다.

네팔은 다양성이 공존하는 나라입니다. 네팔의 문화는 힌두 및 불교사상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문화유산으로 보면 세계적으로 가장 풍요롭다고 알려진 국가입니다. 인구 구성에서도 다양한 카스트, 인종 및 언어 집단이 공존하며 지역마다의 문화, 축제, 식습관, 의상 및 언어도 매우 다양합니다. 네팔은 93종류의 언어를 구성하는 103개의 카스트 또는 민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공식어는 네팔어(Nepali)이지만, 민족에 따라 다양한 민족어를 가지고 있습니다. 대다수가 12개의 언어 중 하나를 사용하지만, 교육혁신및개발연구소(CERID)의 1997년 조사에 따르면 다양한 언어집단 및 소수민족 언어집단 중 24개의 집단은 교육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나우바스타 마을은 16년 전 이주민들이 모여들어 형성한 마을입니다. 네팔은 1996년부터 10년 동안 내전으로 1만 5,0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습니다. 내전 중 네팔 공산당을 피해서 많은 사람들이 이곳으로 이주했습니다. 이곳에 정착한 사람들은 대부분 카스트 계급에서도 가장 낮은 불가촉천민입니다. 이들은 출생등록증도, 연고도 없는 이곳에서 맨손으로 다시 시작해야 했습니다. 신분증이 없다는 이유로 자녀들은 학교에 들어갈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교육이 중요함을 안 이곳 주민들은 십시일반 돈을 모아 4칸짜리 작은 학교를 지었습니다. 그리고 네팔 공산당이 처음으로 죽인 아동의 이름을 따서 학교 이름을 지었습니다.


사진/

현재 스리딜람 학교 건물   

한눈에 보이듯 현재 학교 건물은 위태위태합니다. 언제 벽면이 무너질지 모르고 비가 오는 날에는 물이 벽면과 지붕을 타고 흘러 허름한 벽을 더욱 약하게 만듭니다.


사진/

수업을 받고 있는 스리딜람 학교 아동들

마을 주민들은 새로 학교를 짓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여 세이브더칠드런을 찾았습니다. 지역 주민들의 열의를 느낀 세이브더칠드런 직원들은 제안서를 준비했고 새로 학교를 지을 날을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한국의 한 노부부와 인연이 닿았습니다. 2011년 8월, 드디어 학교 지원이 확정되었고 지역 주민들은 그때부터 분주해졌습니다.


사진/

한창 공사 중인 새 학교. 이 학교는 3월에 완공될 예정입니다.   

2011년 11월 15일, 제가 이곳을 방문했을 때에는 공사가 한창이었습니다. 내년 3월을 완공 목표로 한 이 학교는 마을 주민들에게 희망을 상징합니다. 다행히 10년 전보다 상황은 많이 나아졌습니다. 지역 교육당국은 스리딜람 학교를 공립학교로 인정했고 1학년 학생에게는 정부보조금도 나옵니다. 하지만 상황은 아직도 많이 열악합니다. 현재 딜람 학교 교사 5명 중 정부로부터 제대로 월급을 받는 사람은 한 명도 없습니다. 모두 자원봉사로 학생을 가르치며 지역 주민들은 이러한 교사들의 생활을 조금씩 도와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힘든 상황에서도 교사들은 사명감과 열의로 학생들을 열심히 가르치고 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교사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양질의 교육을 위한 아동친화적 교수법 등을 제공하여 교사의 역량을 강화할 예정입니다.


사진/ 즐겁게 웃고 있는 네팔 아동들    

역시 아동들은 학교에 있을 때 가장 즐겁고 행복한 것 같습니다. 학교가 지어지면 지역 교육당국이 학교에 보다 많은 예산을 지원해주기를 바랍니다. 내년에는 아동들이 안전하고 번듯한 학교에서 공부하는 모습을 전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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