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재물보다 사람이 먼저

by 노정

결혼, 재물보다 사람이 먼저


“婚娶而論財 夷虜之道也.

혼인을 하면서 재물을 논하는 것은 오랑캐의 도다.”


중국 수(隋)나라의 문중자(文中子)가 남긴 말이다. 오래된 시대의 이야기 같지만,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여전히 생각해 볼 교훈을 준다.


현대의 결혼에서도 재산과 가문, 배경을 먼저 따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결혼 상대가 집을 가지고 있는지, 직업은 안정적인지, 부모의 상황은 어떤지 따진 뒤에야 상대의 성품을 살펴보려 한다. 때로는 두 집안의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거래’처럼 결혼을 여기는 모습도 가끔 보인다. 이런 풍속은 오늘날만의 문제가 아닐 것이다. 이전 세대에서도 비슷한 관습이 존재했으리라 생각 된다.


그러나 문중자는 이를 “야만의 풍속”이라 꾸짖었다. 결혼은 재물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이 만나 서로의 삶을 잇는 인륜의 대사다. 그렇다면 결혼을 결정짓는 첫 번째 기준은 언제나 ‘사람됨’이어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평범하지만 어진 사람, 자기 삶을 열심히 일궈가는 사람이 더욱 귀하다. 거창한 재산이나 화려한 배경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며 드러나는 순한 마음과 곧은 성품이 더 값지다. 오랜 세월을 함께 가꾸고 견디는 데 필요한 것은 결국 성품이지 재산이 먼저가 아니다. 재산은 함께 노력하며 일궈가는 과정에서 더 큰 의미와 보람을 가진다.


문중자의 말은 고전의 훈계이면서, 또한 고금의 모든 사람에게 던지는 하나의 질문으로 다가온다.

결혼이라는 인생의 대사에 어떻게 임하며, 그 가치를 무엇에 두고 있는가.

이 물음은 우리 모두가 한 번쯤 깊이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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