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대신 글에 집착하기

6일차

by 우리

퇴근할때가 되니까 마음이 점점 더 힘들어졌다.

영상 디톡스가 목표였는데 내 마음이 너무 힘들어서

찾아본 블로그에 퇴사하고 자기 삶을 적어놓은 사람의 글귀가 눈에 들어왔다.


유튜브가 첨부되어 있길래 하나봤다.

그리고 이거 말고 더 이상 영상을 보진 않았지만,

이 분도 참 힘든시간을 보냈겠다 싶었다.

유튜버 이름은 ‘우기숲’이라는 분이었다.


내가 블로그에서 본 글 이후로 4년이 지나있었다.

제주도에 가서 한달살기를 하는 것 같은데

자기가 선택한 삶에 만족하고 행복해지신 것 같아서,

또 유튜브가 잘되고 있는 것 같아서 보기 좋았다.


퇴근하고 집에 빨리가려고 탄 마을버스가 돌아가는 거였다. 이왕 잘못된 김에 내려서 걸어가기로 했다.

어차피 집에가도 할 일이 없지 않은가?


최근에 좀 걸어서 몸을 피곤하게 했더니

그래도 빨리 자는 것 같다.

예전에 잠깐 고양이를 키웠을 때

엄마와 같은 마음으로 그저 잘먹고 잘싸고 잘놀기만 해줬으면 했었는데 난 잘먹고 잘싸고 잘놀지못해서 불행한 걸까? 여행을 가서도 친구를 만난 후에도 혼자 있을때는 헛헛하다.


내가 불행한 이유는 뭘까

욕심때문인 걸까? 지금 회사에서 퇴근할 때마다 숨이 막히는 이유가 뭘까?


어쩌면 나의 자격지심때문 아닐까?

원래 저런 사람인데 내가 확대해석해서 내가 정규직이 아니어서, 내 인사도 안받아주는 거야 라고 해석하는건 아닐까?


대부분은 인사하면 잘 받아주는데 그 사람만 무시해서 이렇게 내가 침울해질 필요가 있을까

그런데 한두번도 아니고 인사드리면 그저 쳐다보고 만다. 나랑 업무적으로 같이 일하는 사람도 아니고 그저 인사인데 목이 빳빳하다. 난 그런 사람이 되지 말아야지.


점심에 정한 내 목표는 오늘 하루를 버티고 퇴근하기였다. 퇴근길에 이 글을 작성하니 잘 버텼다.


물경력이면서 오늘 하루 잘버텼다고 자기 합리화를 해도 되는걸까? 나는 더 열심히 노력해서 잠도 자지않고 노력해서 이직을 위한 준비를 해야하는데 뭘 하고 있냐고 날 다그치기도 했다. 하지만 그럴수록 무기력해져갔다. 무기력해진 나는 공부를 하기 힘들었다.


마음이 무너졌는데 어떻게 공부를 해.

마음이 병들었는데 울면서 퇴근하면서 의지가 없어서 노력을 안하는 거라고 하는 말을 안했으면 좋겠다.


정신과든 심리상담소든 찾아가서 엉엉 울고싶은 심정이니깐 나는 나부터 돌아봐야했다. 물론 둘다 비용적으로 부담되어서 가지못하고있다. 이제는 가야할거 같기두 하다. 자꾸 죽음이라는 걸 생각한다.


무기력한 내가 무능력해져서 자꾸만 우울해진다.


모든 욕심을 버리고 하루하루 버티면서 살아가는게

이렇게 힘든 일인 줄 몰랐다. 내가 지금 포기한 건 연애, 결혼,연봉, 그리고 회사에서의 성장, 내 경력이다.


이 끝나지 않는 터널은 내가 노력해야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 ‘노력’이라는 게 정말 어렵고 버겁다.


언제끝날지 모르는 이 힘든 시기를 이겨내려면 정신력과 체력이 있어야 한다고 한다. 난 체력과 정신력 둘 다 없다. 내 힘든 마음을 터놓고 의지할 친구도 없다.

그래서 브런치에 와다다다 글을 적는게 아닐까?

생각해보면 힘든 시기마다 일기를 많이 썼던 것 같다.


영상을 줄이고 글이 늘었다. 영상 디톡스 챌린지인데 영상도 맘대로 본다. 의식적으로 많이 줄이긴 했지만. 그대신 이렇게 브런치 글에 집중 아니 집착인 걸까.


그래도 좋다. 이렇게 왕창 적고 나면 마음이 좀 가벼워진다. 영상을 재밌게 다 보고나서 느끼는 허탈함과 압박감보다 무엇하나 작성하고 글을 썼다는 눈에 보이는 성취가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