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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kt monday Oct 21. 2020

[월말세일] 001호
2020년 뷰티산업 트렌드 (상)


들어가는 말


   지난 3월, 얼루어코리아는 2020 뷰티 시장의 키워드 8가지를 선정하여 발표했다.

초개인화 서비스를 뷰티에 접목한 Self-contents curation, 

시즌의 경계를 벗어나 1년 동안 지속되는 Boundless beauty, 

뷰티에서 비거니즘을 실천하는 Veganism, 

피부 본연의 힘을 키워 근본적인 피부 환경을 개선해 주는 Microbiome, 

기업적 윤리와 환경 문제에 관심을 두는 Clean beauty,

천편일률적인 아름다움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나를 존중하는 Power of diversity, 

피부의 광채를 살려 자연스러운 피부를 연출하는 Natural glow,

개인의 취향을 고려한 맞춤형 화장품인 Customizing cosmetics이 그 8가지이다. 

오늘은 얼루어코리아에서 선정한 8가지 키워드에서 다섯 가지를 골라 자세히 소개하고자 한다. 


성에 고정되지 않은 ‘나’를 존중한다, ‘젠더 뉴트럴 뷰티’의 등장


    그간 사회에서 화장이란 여성만이 전유하는 행위이자 여성의 오래된 문화였다. 이러한 사회 인식 속에서 남성은 오랫동안 뷰티 시장에서 배제되어 왔으며, 뷰티 업계는 스킨, 로션 등 기초 화장품부터 색조 화장품까지 오직 여성을 대상으로 한 제품을 개발하는데 주력해왔다. 이는 'lady danger', '오르가즘' 등 뷰티 제품명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남성 피부 관리의 중요성이 점차 제기되었을 때도 남성을 위한 화장품을 구분지어 '포 맨' '포 옴므' 등 남성전용 화장품을 개발했고 여성과 남성의 뷰티 시장을 별개로 생각했다. 하지만 최근 뷰티시장에서 여성과 남성의 구분을 지양하고 '나다움'과 '다양성'을 존중하는 움직임이 일어나며 뷰티시장은 '젠더 뉴트럴'이라는 인식의 변화에 발 맞춰 가고 있다.

    젠더 뉴트럴(gender-neutral)은 어떠한 젠더의 구별이 없는 성 중립을 의미한다. 이는 남녀 모두에게 잘 어울리는 것을 의미하는 '유니섹스'와는 전혀 다른 움직임이다. 또한 단순히 남성과 여성의 구별에서 벗어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성에 고정되지 않은 '나' 자체로의 모습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젠더리스'와도 구분된다. 즉, 젠더 뉴트럴 뷰티는 젠더 구분을 없애고 개인 취향에 집중하여 있는 그대로의 '나'를 존중하는 뷰티 트렌드라고 할 수 있다.

    이미 많은 해외 유명 브랜드들이 립스틱, 마스카라, 아이라이너 등 다양한 색조화장품 화보에 남성과 여성 모델을 동시에 채용하며 젠더 뉴트럴 뷰티를 실천하고 있다. 또한, 제품 용기에 젠더를 구분짓는 디자인을 제거하여 화장품 자체의 기능에 집중하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Panacea'라는 브랜드는 클렌저, 모이스처라이저, 자외선 차단제 단 3종을 판매하고 있으며, 회색용기와 모던한 서체를 통해 젠더에 대한 어떠한 암시도 하지 않는다. 국내에서는 2018년 최초로 젠더 뉴트럴 뷰티를 표방한 색조브랜드 '라카'가 론칭되었다. 라카는 남녀 모델이 동일한 색상의 립스틱을 바른 화보를 공개해 '컬러는 원래 모두의 것'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국내 젠더 뉴트럴 뷰티 브랜드의 선두 역할을 하고 있다.

    이와 같은 뷰티 시장의 변화는 기존 사회의 고착화된 성 역할에서 벗어나 사람들이 스스로 원하는 뷰티제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독려한다. 뷰티 제품과 화장에 대한 선택은 더 이상 성별에 얽매이지 않는다. 사람들은 개인의 취향에 따라 뷰티 제품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으며,  화장에 대한 선택권을 가질 수 있다. 젠더 뉴트럴 뷰티는 성에 고정되지 않는 ‘나’, 더 나아가 있는 그대로의 나의 아름다움을 응원하며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비거니즘, 식품을 넘어 ‘비건 뷰티’로 확산


    ‘비거니즘’이 식품산업을 시작으로 뷰티 산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과거 유기농 화장품, 친환경 화장품에 대한 관심은 ‘비건 뷰티’라는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 냈고, 뷰티 업계에서는 하나둘 ‘비건 뷰티’와 관련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세계의 비건 뷰티 시장은 미국을 중심으로 이미 빠르게 확산되었고, 우리나라의 K-Beauty는 비건 뷰티 시장을 통해 침체기를 벗어나려는 움직임이 보인다. 비건 뷰티는 단순하게 식물성 원료를 사용하는 것을 넘어서, ‘크루얼티 프리(cruelty free)’라는 가치를 추구한다. 이는 동물 실험을 하지 않는 것으로, 화장품의 원료나 완제품의 안전성 테스트를 위해 무수한 동물들이 희생되는 것을 막고자 하는 운동이다.  

    국내 뷰티 업계에서는 식물성 원료만을 사용한 비건 뷰티 제품들이 등장하고 있으며, 미샤의 ‘톡스 비건 착즙 마스크’를 예로 들 수 있다. 해당 제품은 배, 당근, 케일 등을 주원료로 하는 마스크팩이다. 지난 8월에 런친항 샴푸 브랜드 ‘코스믹모먼트’는 동물성 원료와 동물 실험을 배제하는 브랜드로 탈모 케어 샴푸에 비거니즘의 가치를 결합한 비건주의 브랜드이다. 이처럼, 국내의 여러뷰티 브랜드는 비거니즘을 중심으로 새로운 브랜드를 런칭하거나, 브랜드 내 비건 제품들로 라인을 재구성하면서 ‘비건 뷰티’에 관심을 지닌 소비자들의 니즈를 공략하고 있다. .

    국내의 대표적인 화장품 기업, 아모레 퍼시픽에서는 오래 전부터 ‘비거니즘’과 관련한 행보를 이어오고 있었다. 2008년에는 화장품 원료 및 완제품에 대한 동물실험을 중단하였고, 이후 동물실험을 대체할 화장품 안전성 평가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오고 있다. 2019년에는 미국의 비건 화장품 업체인 ‘밀크 메이크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올해 6월에는 ‘이너프프로젝트(Enough Project)’를 통해 비건 기초 화장품을 선보였다.

    이처럼, 국내에 불어온 ‘비거니즘’ 바람에 따라 2018년 우리나라에는 ‘한국비건인증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식품에 대한 비건 인증, 보증기관으로 인정받았으며, 현재에는 식품 외에도 화장품, 생활용품으로 영역을 넓혀 왔다. 기존에는 비건 인증을 위해 영국의 ‘비건 소사이어티’나 프랑스의 ‘EVE’로부터 비건 인증을 받았다면, 국내에서도 비건 인증을 받을 수 있는 기관이 생긴 것이다. 본 기관은 비교적 최근에 설립된 기관으로 해외의 기관에 비해 공신력이 낮은 것이 사실이지만, 국내 ‘비거니즘’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음을 알려주는 긍정적인 신호로 보인다.


(하)편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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