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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kt monday Dec 17. 2020

[월말세일] 015호 부동산 플랫폼(상)



             

들어가는 말

코로나 19로 인해 침체된 업계가 절대적으로 많지만, 이와는 달리 성황을 누리고 있는 업계도 있다. 늘어나는 실내활동으로 호황을 누리고 있는 분야 중 대표적인 것이 부동산 어플리케이션 업계라 할 수 있다. 지난 6월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 대책을 새롭게 발표하면서 부동산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쏠림과 동시에 계속되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발품보단 ‘손품’을 팔아 부동산 관련 정보를 얻는 현상이 2030세대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다. 이에 부동산 어플리케이션이 성행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이렇듯 커지는 부동산 시장에 발을 들이는 다양한 플랫폼들이 나타나고 있다. 우리는 대표적으로 직방, 다방, 호갱노노, 네이버 부동산, 집토스 다섯 가지 플랫폼을 선정하여 분석해 보았다. 이들이 가지는 각각의 특징과 차별점은 무엇인지, 어떠한 강점을 내세워 경쟁우위를 점하고 있는지 등을 알아보며 부동산 앱 시장에 대한 이해를 넓혀보자.   


‘매물정보 독점’, ‘갑질’이라는 낯뜨거운 논란. 앞으로 네이버부동산이 보여야 할 행보는?


    네이버부동산은 공인중개사 개인이 아닌 부동산정보업체와 제휴를 맺어 매물정보를 받고 사용자들에게 유통하는 플랫폼이다. 네이버부동산은 정확한 부동산 정보를 유통하기 위해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 산하의 ‘부동산매물검증센터’를 통해 실제 매물 여부를 확인하는 ‘확인매물검증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가 네이버부동산에 매물을 등록하면 부동산매물검증센터에서 해당 매물이 실제로 존재하는지 사전에 확인하고 ‘확인매물’로 등록하는 방식이다. 네이버부동산은 검증 시스템을 운영하면서 부동산 허위매물을 거르고 사용자들에게 양질의 매물을 제공해왔다. 그러나 최근 확인매물정보를 둘러싸고 네이버부동산이 제휴업체와의 배타조건부 거래로 입방아에 올랐다.


    네이버부동산이 자사와 제휴를 맺은 부동산정보업체로 하여금 카카오에 매물정보를 제공하지 않도록 하는 계약을 맺었기 때문이다. 네이버부동산은 지난 2015년 카카오가 사업모델을 바꾸고 부동산정보업체와 제휴를 맺으려 하자, 이를 막기 위해 자사 제휴 업체와의 계약서에 ‘확인매물정보의 제3자 제공금지’ 조항을 삽입하고 이 조항을 위반할 경우 즉시 계약을 해지한다는 조항을 추가했다. 더 나아가 부동산 114가 네이버부동산에 제공하고 있던 보유매물정보의 30%를 제외하고 나머지 70%에 대해 카카오와 제휴를 맺으려 하자, 확인매물정보뿐 아니라 KISO에 검증을 의뢰한 모든 매물정보까지 3개월간 제3자에게 제공을 금지하는 조항을 추가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러한 정황을 시장지배적 지위를 활용한 독과점 심화라고 판단하고 최근 9월 네이버부동산에 과징금 10억을 부과했다. 네이버부동산은 공정위의 조치에 ‘확인매물정보’는 네이버부동산만의 지식재산권이라며 반발했는데, 허위매물 근절을 위해 네이버가 100억 가까이 투자하여 직접 시스템을 구축했고 관련 특허도 두건이나 확보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정위가 문제 삼은 것은 네이버부동산이 제3자의 일반매물에 대한 접근을 제한했다는 사실에 있다. 실제로 네이버부동산이 전체 매물 건수 기준 40% 이상을 차지하고 순방문자수(UV)와 페이지뷰(PV) 기준 70%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한 점을 고려했을 때, 네이버부동산의 시장지배적 지위를 부정할 수는 없다. 부동산정보업체들은 시장에서 네이버부동산의 지위 때문에 카카오 대신 네이버부동산을 택했고, 그렇기에 카카오의 시장진입 실패 요인으로 네이버부동산의 영향을 배제할 수는 없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네이버부동산의 지위가 다른 사업자들에 미친 영향은 없었는지, 시장진입이 봉쇄됐는지 사실 여부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현재 직방, 다방은 오피스텔을 중심으로 사업을 펼치고 있는데 네이버부동산이 아니었다면 아파트 매물정보 시장에서도 점유율을 올릴 수 있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매물정보 독점과 경쟁업체 배제와 같은 낯뜨거운 논쟁 사이에서 현재 네이버부동산은 VR 솔루션 개발 전문기업 한국가상현실과 손을 잡고 3D 평면도 이미지 서비스를 도입했다. 3D 평면도 이미지는 기존에 네이버부동산이 제공했던 2D 형태의 아파트평형 도면 이미지를 기반으로 3D 형태의 도면으로 재현한 것인데, 소비자는 3D 아파트평형 평면도를 통해 집의 구조를 쉽게 파악하고 문, 창호, 가구 등의 배치를 미리 체험해 볼 수 있다. 네이버부동산은 앞으로 이 같은 행보에 더욱 집중할 필요가 있다. 다양한 매물정보로 사용자들을 유인하는 단계에서 탈피하고 플랫폼의 강점을 개발하여 가시화해야 한다. 매물 건수가 사용자들을 끌어들이는 제1요인이라면 타 플랫폼들의 성공과 발전은 없었을 것이라는 점을 명확히 인지해야 할 것이다.


작성자 곽지현 ( ehskfem0821@naver.com )


직방, 집만 보여준다고 다가 아니야 


    좋은 집을 구하기 위해 ‘발품을 판다’는 말에서 이제 ‘손품을 판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온라인에서 거주 공간을 찾는 사람들이 증가함에 따라 부동산 어플을 통해 편리하게 집을 구하는 젊은 층들도 증가했다. 현재 부동산 플랫폼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많은 업체들 가운데서도 직방은 2012년 1월 국내 최초로 모바일 부동산 서비스를 시작하였다.


    2019년 12월 기준으로 직방은 2800만건의 앱 다운로드에 더해 이용자 수가 약 172만 명에 이르며 부동산 어플 시장에서 타 플랫폼들을 제치고 1위를 달성했다. 직방이 일찍이 인수한 ‘호갱노노’까지 고려하면, 시장 점유율이 61.7%에 달하면서 업계에서 당연 놀라운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직방이 이렇듯 놀라운 성적을 가질 수 있었던 이유는 업계를 넘나들며 끝없이 사업 범위를 확장했기 때문이다. 안성우 직방 대표가 밝힌 바 대로 분양, 인테리어, 금융 등 다양한 업종과의 협억업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에 따라 직방은 지난 해 부동산 스타트업 ‘호갱노노’와 소셜 하우징(셰어하우스) 전문기업 ‘우주’ 그리고 상업용 부동산 플랫폼 ‘네모’를 서비스하는 ‘슈가힐’을 인수하며 덩치를 키워왔다. 최근에는 국내 물류SW 업체인 ‘하우저’에 10억을 투자하면서 인테리어 물류서비스 시장까지 다변화를 꾀하려는 시도도 보이고 있다.

    또한, 직방은 모바일 모델하우스와 모바일 입주하우스와 같은 분양/입주 솔루션을 개발하였고, 아파트 매물정보에 ‘현장투어’ 기능을 추가하여 VR을 통해 사용자들이 스마트 기기를 통해 실내를 체험할 수 있어 비대면 소비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에게도 긍정적인 이미지를 주었다. 하지만 단순히 테크놀로지를 활용하여 서비스의 품질을 높인 것에서 더 나아가 서비스 자체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해왔다. 대표적으로는 지역에 따라 허위매물 정도를 나타내는 ‘허위매물기상도’ 서비스가 있다. 허위 매물과의 전쟁을 선포한 뒤, 허위매물연구소를 출범하여 수개월 간 악성 지역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하여 문제가 있는 중개사에게 경고 및 탈퇴 조치를 취했고, 이 과정에서 허위 매물로 인해 헛걸음을 한 이용자에게 현금 3만원 등을 제공하는 ‘헛걸음보상제’를 운영하여 소비자들의 분노를 달래주기도 했다. 그 결과, 직방의 전국 매물 신뢰도는 2019년 10월 기준으로 93.8%이라는 놀라운 결과를 보이며, 중개사들에게도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하고 소비자들에게도 허위 매물로 인한 문제도 해결할 수 있었다.

    업계를 가리지 않고 등장하고 있는 콘텐츠 마케팅의 홍수 속에서 직방은 힘들게 쌓아온 신뢰를 바탕으로 MZ세대에 포커스를 맞추어 직방만의 콘텐츠로 소통을 하는 모습도 보여주고 있다. 유튜브 ‘직방 TV’ 채널에서는 부동산 초보 상식부터 투자 방법까지 관련 지식이나 경험이 부족한 젊은 청년들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생활 및 주거와 관련된 고민을 재미있게 구성한 브랜드 웹툰인 ‘직방툰’ 선보이며 소비자들의 공감을 이끌어 내었다. 직방에서 발간하고 있는 브랜드 매거진 ‘디렉토리(Dorectory)’에서는 ‘어디에 살든 나답게 살자’는 슬로건을 내걸며, 현시대 1`인 가구의 라이프스타일을 전하면서 개개인이 자신에게 맞는 집을 찾는 과정을 직방과 함께하자는 취지의 캠페인을 진행하여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도 힘 쓰고 있다.

    

    직방이 최초로 모바일 부동산 시장을 개척한 것만으로도 놀라운 일이지만, 현재 업계 1위의 위상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은 다시 한번 우리를 놀라게 한다. 비대면 시장이 커짐에 따라, 부동산 플랫폼 업체들이 각자의 방식대로 사업 확장을 통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가운데 현재 직방의 전략이 다소 두서 없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다양한 취향과 개성을 중요시하는 MZ세대를 공략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시도를 통해 소비자들을 진정으로 사로잡을 수 있는 강력한 한 방을 찾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면, 타 업체들도 직방의 시도를 진지하게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작성자 김소현 (sohyun_41@naver.com)


중개수수료 0원, 실거주리뷰, 허위매물 없는 혁신 : 집토스부동산


    학교 근처 자취생이라면, 한 번쯤 갑질하는 부동산과 집주인에 혀를 내두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집에 부모님이 보내준 과일을 나눠주려고 잠시 남자 사람인 친구를 데려왔더니 “집에 남자가 들락날락한다”며 부모님께 말도 안되는 말을 하거나, 만기가 다가오면 샤워 중이여도 문을 따고 들어와서 예비 세입자에게 보여주거나, 전등이 나가서 말해도 고쳐주지 않다가 보증금에서 깎아버리는 등의 일방적인 갑질을 겪은 친구들이 정말 많다. 부동산 갑질도 마찬가지다. 희망 보증금과 월세를 제시했더니 ‘부모가 돈이 없어서 자식이 고생한다’면서 대놓고 모멸적인 말을 하거나, 학생이 혼자 집을 보러오면 거의 윽박지르면서 강요하거나, 부동산에서 거래하지는 않고, 추후에 부동산에서 보여준 집을 거래하니 “복비를 내라”면서 끊임없이 전화하는 모습은 흔하게 볼 수 있다. 담합에서 월세를 올리는 건 어느 순간부터 당연해졌다.


    이런 갑질에 대항하여 만들어진 부동산 플랫폼이 바로 ‘집토스부동산’이다. 서울대생 이재윤 대표는 ‘부동산은 많지만 믿을 곳이 하나도 없다’는 점에서 착안해, 기존 부동산 플랫폼의 단점을 보완한 플랫폼을 만들었다. O2O 서비스로, 온라인으로 매물을 확인하고 오프라인으로 중개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식이다. 서울 각 지역에 13개의 중개사무소를 직영으로 운영, 매물 수집, 중개까지 전부 집토스에서 이루어진다.

    ‘집토스부동산’의 가장 큰 장점은 세입자에게 중개수수료를 받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 푼이라도 아끼고 싶은 사회초년생들에게는 단비같은 존재다. 오직 임대인에게 일반 부동산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수수료를 받는 형식이다. 또한, 부동산에서 겪었던 계약 강요도 없다. 대부분의 공인중개사나 보조원이 강요하는 이유는, 이들은 기본급이 없고 계약당 인센티브를 받는 형식이기 때문이다. 반면, 집토스는 정규직으로 고용해 기본급에 인센티브를 더하는 방식이다. 이 덕에 안정적으로, 고객을 생각하며 안정적으로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이 제공되는 것이다.

    공인중개사나 집주인은 계약 진행을 위해 장점 위주로 얘기하고, 단점은 최대한 계약 전 알려주지 않는다. 이런 단점을 보완하여, ‘집토스부동산’은 매물마다 리뷰글을 읽어볼 수 있다. 각 건물을 클릭하면, 건물 세입자들의 주거 리뷰가 나타난다. 이를 통해 바퀴벌레, 곰팡이 서식 여부, 소음 등의 정보를 임차인은 계약 전 확인할 수 있다. 짧은 시간 방만 둘러봐서는 알 수 없는 정보를 생생하게 알 수 있다.

‘그 방은 나갔대요, 다른 방 보여드릴까요?’ 다른 O2O 서비스 플랫폼을 이용했을 때 한 번쯤은 들어봤을 말이다. 예비 세입자는 허위매물에 화가 나지만 어쩔 수가 없다. 이러한 허위매물이 있는 이유는, 한 매물을 한 부동산에만 내놓지 않기 때문이다. 다른 부동산 플랫폼은 정보 플랫폼으로, 여러 중개사무소가 광고비를 내고 매물을 등록하면 고객은 매물을 올린 부동산에 연락해 방문하는 식이다. 플랫폼은 오로지 수요자와 공급자를 연결하는 역할만 수행하며, 모객에 집중한다. 따라서 매물 수집, 광고, 중개가 파편화 돼 과당 경쟁을 부추기며, 허위매물의 위험성이 존재하는 것이다. 하지만 집토스에서는 직원이 발로 뛰어 집주인에게 받은 정보를 게시하기 때문에, 구조상 광고 경쟁을 할 일이 없다.

    

    중개수수료 0원, 강요없는 친절한 중개, 실거주 리뷰 확인, 허위매물 없음이라는 파격적인 장점들이 있지만, 매물이 적고 아직 지역이 서울에만 있다는 점은 단점이다. 매물이 적은 이유는 공동중개를 통해 공유되는 매물을 제공하지 않는다는 이유도 있지만, 기존 부동산업계의 견제 때문이기도 하다. 한국공인중개사 협회는 집토스를 꾸준히 검찰에 고발하고 있다. 2018년에는 부동산거래 교란을 핑계로 고발했는데, 증거불충분으로 집토스는 무혐의를 받고 협회 임원은 위장 단속을 벌인 혐의로 오히려 200만 원을 선고받았다. 이러한 부동산업계의 후폭풍이 두려워 기존 부동산보다 수수료가 저렴해도 집토스에 집을 내놓지 않는 집주인도 분명히 있으리라 장담할 수 있다. 이러한 견제 속에서도 매해 2.5배, 3배가량 집토스는 성장하고 있지만, 적은 매물이라는 장벽을 넘기 위한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작성자 위은아 (daedara@naver.com)


(하)편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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