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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kt monday Dec 31. 2020

[월말세일] 017호 모바일 게임 산업(상)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 컴투스, 이너슬로스


들어가는 말 


    코로나19로 인해 게임업계는 유례없는 특수를 누렸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0년 게임백서’에 따르면, 국내 게임 시장은 지난 10년 동안 연평균 9% 성장했다. 올해 게임 시장 매출은 약 17조 원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주요 게임사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 3곳이 연 매출 7조 원을 합작하는 시대가 됐다. 이 가운데 가장 크게 성장한 부분이라면, 단연 모바일 게임 시장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국내 게임 시장에서 모바일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3년 29.1%에서, 2019년 57.5%로 급증했다고 밝혔다. 주요 게임사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과 모바일 게임 전문 개발사 컴투스, 그리고 ‘어몽어스’로 새롭게 떠오르는 이너슬로스까지 함께 알아보자



국내 최초 모바일 게임회사 컴투스, IP에 중점을 둔 전략 


    1999년, 국내에서 최초로 모바일 게임 서비스를 시작한 기업이 있다. ‘미니게임천국’, ‘슈퍼액션히어로’ ‘서머너즈 워’ 등으로 유명한 모바일 게임 전문 업체 컴투스다. 컴투스는 당시 016,017,019 등 피처폰 통신사들과 휴대전화 게임 서비스 계약을 맺으며 모바일 게임 시장의 문을 열었다. 컴투스는 그 시절 피처폰의 특성에 맞게 간단한 조작만으로도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을 개발하여 많은 사랑을 받았다. 2005년 출시한 ‘미니게임천국’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대한민국에 열풍을 일으킬 정도로 화제였으며, 2006년 2007년에 출시한 ‘슈퍼액션히어로’ ‘액션퍼즐패밀리’ 역시 흥행에 성공하며 컴투스를 상승세로 이끌었다.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선두를 차지한 컴투스는 결국 2007년 모바일 게임 기업 최초로 코스닥 상장에 성공한다. 스마트폰이 본격적으로 보급되면서 새로운 트렌드를 맞이한 컴투스는 잇달아 출시한 캐쥬얼 게임 ‘슬라이스 잇’과 ‘타이니팜’, ‘낚시의 신’에서도 좋은 성적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지속해 나갔다.


    그리고 2014년 컴투스의 역작,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이하 서머너즈워)가 출시되었다. 서머너즈 워는 컴투스가 총력을 기울여 자체 개발한 모바일 RPG 게임으로, 출시 4개월 만에 천만 다운로드를 기록했으며 첫해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최고의 게임으로 선정되었다. 서머너즈 워의 성과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 더욱 빛이 나는데, 출시 1년 6개월 만에 100여 개 나라에서 매출 10위 안을 기록했으며 현재까지 132개국에서 RPG 매출 1위를 달성했다. 특히 북미, 유럽 등 기존 국내 게임들이 공략하기 어려웠던 웨스턴 지역에서도 좋은 성과를 이루며, 서머너즈 워는 글로벌 게임으로 인정받았다.


    실제로 2014년부터 2019년까지 지난 5년간 컴투스 전체 매출의 80%가 해외에서 거둔 성과인데, 이는 컴투스가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 잡은 것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말하면 국내에서의 매출이 지지부진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PC를 기반으로 하는 대형 게임회사가 모바일 게임 시장에 진출하면서 대형 자본을 토대로 한 화려한 그래픽과 신규 유저를 위한 대형 이벤트 및 광고, 기존 충성 유저들의 대량 유입 등 대형 게임회사의 영향이 모바일 게임 시장을 압도했고 공격적인 시장 공략을 통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대형 게임회사의 입지는 커져만 갔다. 2020년 상반기 기준 컴투스의 국내 모바일 게임 매출 점유율은 1.3%에 불과하며 시장에서 매우 미미한 입지를 보인다. 게다가 컴투스는 서머너즈 워 이후로 그렇다 할 히트 대작을 개발하지 못하고 있다.


    과거 국내에서 컴투스의 명성과 비교하면 현재의 컴투스는 위기를 맞이했다고 할 수 있다.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가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대단한 강세를 띠고 있고, 게임 산업에서 국가 간 경계가 허물면서 중국, 미국, 유럽 등 해외 각국의 모바일 게임이 활발히 유입되고 있다. 하지만 컴투스가 이에 지지 않고 다양한 방면으로 모바일 콘텐츠를 개발하고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 컴투스는 2017년부터 서머너즈 워를 기반으로 하는 글로벌 e스포츠 대회 ‘SWC(서머너즈 워 월드 아레나 챔피언십)’를 개최하고 있으며, 서머너즈 워의 IP를 활용한 ‘서머너즈 워 유니버스’ 구축 작업도 진행 중이다. 2021년에는 신규게임 ‘서머너즈 워: 백년전쟁’과 ‘서머너즈 워:크로니클’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컴투스는 이렇게 IP를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콘텐츠 개발에 힘쓰고 있는데, 2018년부터는 자체적으로 게임문학상을 진행하여 게임스토리를 발굴하고 있다. 소설과 시나리오 형태의 게임스토리 발굴을 통해 신규 유저들을 유인할 수 있는 ‘제2의 서머너즈 워’를 개발할 뿐만 아니라 OSMU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새로운 수익구조를 창출할 수도 있다. 스토리에 중점을 둔 모바일 게임을 공급하는 컴투스의 계열사 ‘데이세븐’은 SBS콘텐츠허브와 게임, 드라마 IP 크로스오버 제작 MOU를 체결하기도 하였다. 게임 속 스토리를 강화하는 전략으로 다양한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컴투스가 글로벌 기업으로 어떠한 역량을 보일지, 또 국내에서는 어떠한 약진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작성자 곽지현 ( ehskfem0821@naver.com )


넥슨의 모바일 게임, 승부는 이제부터 시작 


    넥슨은 세계 최초의 온라인 게임 전문 배급사로,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PC 게임 업계를 이끌어 왔다. 2005년에 모바일 게임 회사 ‘엔텔리젼트’를 인수한 뒤 ‘넥슨 모바일’로 사명을 변경하면서 모바일 게임 시장에 진출했다. 2000년대 피처폰 시대에서 스마트폰 시대로 변하면서, 넥슨 모바일은 넥슨 코리아로 통합되면서 본격적인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활동을 펼쳤다. 하지만 넥슨이 PC게임 업계에서 대단한 위력을 보여왔던 것과 달리 모바일 게임 분야에서는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한 모습을 보였다.


    2019년과 2020년에는 5개의 게임 대다수가 유통 기간을 지키지 못하고 유통을 중단하였으며, 10개가 넘는 게임과 프로젝트를 중단하는 등 위태로운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작년 말부터 출시한 넥슨의 모바일 게임인 V4, 피파모바일, 카트라이더 러쉬 플러스 등이 연이어 성공하면서, 2020년 3분기 매출이 약 8800억에 달성하면서 작년에 비해 2배 상승한 매출액을 달성했다. 지난 8월 넥슨이 공개한 실적 데이터에 따르면 전체 매출의 약 30%가 모바일 게임에서 발생할 정도로 넥슨의 모바일 게임은 연일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넥슨 모바일 게임의 흥행은 올해 젊은 인재를 중심으로 한 조직 개편에 이어 기존에 넥슨이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골고루 선보이는 것에서 벗어나 선택과 집중의 전략을 택한 것이 가장 큰 요인으로 보인다. 넥슨은 기존 PC게임에서 흥행을 한 게임을 바탕으로 모바일 버전으로 출시하는데 주력했다. 대표적인 예로,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와 바람의 나라 등이 있는데, 해당 게임들은 오래 전에 PC에서 출시되어 두터운 팬층을 지닌 게임이다. 이러한 게임들을 모바일 환경에서 재현해내면서 과거에 해당 게임을 즐겼던 이용자들의 향수를 자극하면서도 뛰어난 그래픽을 통해 요즘 세대들도 거부감 없이 접할 수 있게 되었다. 메조미디어에서 발표한 ‘2020 모바일게임 업종 분석 리포트’에 따르면 설문조사 대상 중 45%의 응답자가 기존 PC게임에 대한 추억이 있어서 모바일 게임을 플레이한다고 답했다. 이렇듯 넥슨의 전략은 과거 세대와 현재 세대 모두에게 성공적으로 작용했다.

    특히,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와 같은 넥슨의 모바일 게임은 타사의 게임들과 다르게 저과금이라는 매력 포인트를 가지고 있다. 게임 내 경쟁에서 이기거나 높은 순위에 오르기 위해서 흔히 말하는 ‘현질’을 통해 아이템을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페이투윈(Pay to Win)’이 아니라, 아이템보다도 사용자의 실력이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불필요한 과금이 필요하지 않은 것이다. 실제로 해당 게임을 플레이하는 영상을 보면 기본적으로 주어지는 연습 카트 만으로도 우승을 하는 사례들이 빈번하다.


    앞서 살펴본 넥슨의 모바일 게임의 흐름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다양한 게임을 출시하면서 여러 사용자를 공략했던 초기와 달리 이제는 몇 개의 게임에 집중하려는 전략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선택과 집중에 전략에 기존에 넥슨이 가지고 있는 PC게임의 지적재산을 적극 활용하여 모바일 게임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어냈으니 넥슨의 과감한 도전이 충분히 가치가 있었다고 판단된다. 현재 넥슨은 국내 게임회사 최초로 시가총액 30조원을 넘기며,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선두 자리를 거머쥐게 되었다. 앞으로의 넥슨의 모바일 게임 내에서의 행보가 매우 기대된다.  


작성자 김소현 (sohyun_41@naver.com)


엔씨소프트의 성장은 어디까지일까?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기업 아이지에이웍스가 18일 발표한 ‘게임 앱 시장 분석 리포트’에 따르면 엔씨소프트의 지난달 국내 모바일게임 매출 점유율은 19.3%로, 업계 1위다. 2020년 엔씨소프트의 신작은 없었지만, 상반기 매출은 약 1조 2700억 원, 영업이익 4400억 원에 1분기 매출은 7311억 원으로 창사 이래 최고 분기 실적이다. 이러한 성과를 낼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엔씨소프트의 첫 번째 전략은 자사 히트 IP의 후속작을 모바일 버전으로 출시한다는 점이다. 엔씨소프트의 2020년 매출은 ‘리니지M’과 ‘리니지2M’의 장기 흥행 결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리니지2M’의 경우에는 구글플레이 앱 매출 순위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이외에도 엔씨소프트는 ‘블레이드&소울’, ‘아이온’, ‘트리스터’ 기반 모바일 신작 출시 공세를 지속했다. ‘트리스터M’의 경우 국내 사전예약 300만을 돌파했고, 지난 16일 진행한 사전 캐릭터 생성에서 준비한 60개 서버가 조기 마감되는 등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두 분째 전략은 자체 플랫폼 ‘퍼플’이다. 엔씨소프트의 자체 플랫폼 ‘퍼플’은 자사 게임을 모바일, PC, 콘솔기기를 넘나들며 즐길 수 있는 멀티플랫폼이다. 단순한 플랫폼 전환이 아닌 융합으로, 크로스플레이를 높은 품질로 지원한다. 공식 포럼과 유저 간 커뮤니티 및 채팅도 모두 통합되었다. 보이스 기능, 스트리밍 서비스 등 신규 기술 역시 퍼플을 통해 모든 게임에 제공되었다. 이러한 자체 플랫폼은 현재 ‘리니지2M’, ‘트리스터M’에서 제공되며 이후 나올 게임들 역시 빠짐없이 같은 환경이 제공될 예정이다.

또한, 무엇보다도 엔씨소프트가 롱런할 수 있는 이유는 고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서버, 버그 관련 이슈가 엔씨소프트는 타 게임회사와 비교했을 때 눈에 띄게 적다. 다중접속 환경이 재미도 중요하지만, 게임 안팎으로 피로를 주지 않아야 하는 점을 가장 잘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엔씨소프트는 게임에서의 입지를 다지는데 그치지 않고, 금융권 진출까지 진행중이다. KB증권과 합작법인 형태로 AI 프라이빗 뱅킹과 AI 기반 개인자산관리 시스템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러한 금융권 진출은 게임 내 등장인물(NPC)의 자연스러움, 몬스터의 움직임이 AI 고도화의 결과기 때문이다. 엔씨소프트는 2011년이라는 이른 시기부터 AI 연구를 시작해 게임 AI 이외에도 언어, 지식, 비전 분야 AI 연구 중이다. 이런 연구 기반을 바탕으로 자연어처리 등 AI 원천기술, 로보어드바이저 역량을 금융 서비스에 제공할 것으로 밝혔다.

    성공적인 IP 후속작, 플랫폼의 융합, 고품질 서비스에 그치지 않고 금융업까지 손을 뻗는 엔씨소프트지만, 아직 사드사태 이후 중국 시장 진출에는 애를 먹고 있다. 2017년 모바일 RPG ‘리니지 레드나이츠’ 판호를 신청했으나 아직 중국으로부터 허가증을 받지 못했고, 해당 게임은 지난해 국내에서 서비스가 종료됐다. 판호 발급이 시작된다 해도, 중국에서 서비스가 될지는 미지수라는 것이 업계의 지배적인 견해이기 때문이다.


작성자 위은아 (daedara@naver.com)


(하)편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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