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말세일] 020호 드라마제작사 (상)
스튜디오드래곤, 스튜디오앤뉴, 에이스토리, 초록뱀미디어, 와이낫미디어
들어가는 말
2021년, 현재는 ‘OTT 춘추전국시대’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닌 시대다. 넷플릭스, 왓챠, 티빙 등 다양한 OTT 플랫폼이 출현했고, 1인 가구의 증가 추세와 함께 자연스럽게 TV 대신 OTT를 통해 작품을 감상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이런 시대의 흐름에 함께 변화하는 산업군이 있다면 바로 드라마 제작사일 것이다. 과거 드라마 외주 제작사들의 경우, 작품이 흥행에 성공해도 큰돈을 벌지 못해 적자에 허덕이는 일이 다수였다. 편성권을 쥔 지상파 방송사는 절대 ‘갑’이었고, 저작권도 가져가는 경우가 많아 외주 제작사는 ‘을’로 시청률이 높아도 제작비 회수가 어려웠다. 하지만 오늘날 시장의 변화로, 드라마 콘텐츠를 볼 수 있는 플랫폼이 다양화되었다. 중국 시장에 판권을 판매할 수도 있으며, 해외 유통망 확보도 쉽다. 이런 격동의 방송 콘텐츠 제작 상황 속에서, 제작사들은 어떤 행보를 보일까? 7대 드라마 제작사 중 ‘스튜디오드래곤’, ‘NEW’, ‘에이스토리’와 이에 해당하지는 않지만 ‘펜트하우스’ 제작과 더불어 주목받는 ‘초록뱀미디어’, Z세대 맞춤형 웹드라마 제작사 ‘와이낫미디어’의 전략과 방향성을 통해 살펴보자.
국내 1위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 그들의 성장과 도전
넷플릭스의 등장 이후 OTT 플랫폼 시장은 치열한 전쟁터가 되었다. 국외를 비롯한 국내의 다양한 기업들이 OTT 시장에 뛰어들었으며, 저마다 소비자를 끌어들일 파워 콘텐츠를 보유하기 위해 수많은 콘텐츠 제작사들에게 유혹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사진 출처: 넷플릭스그중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제작사는 단연 ‘스튜디오드래곤’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스튜디오드래곤이 제작한 ‘스위트홈’이 넷플릭스 전 세계 순위 3위라는 이례적인 결과를 기록하며 화두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특히나 넷플릭스 미국에서는 한국 드라마 최초 톱 10 차트에 드는 기염을 토했다. 또한 스위트홈의 선전으로 스튜디오드래곤의 콘텐츠가 주목받으면서 ‘경이로운 소문’ 역시 넷플릭스 세계 순위 10위권 안에 안착하며 겹경사를 기록하고 있다.
사실 CJ ENM의 산하 제작사로서 기업의 경쟁력은 이전부터 막강했다. 그러나 내로라할 히트작이라고 꼽을 만한 것이 드물었고, CJ ENM 캡티브 편성 작품이 줄어들고 있어 이렇다 할 행보를 보이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사랑의 불시착’이나 ‘한 번 다녀왔습니다’’ 작품의 해외 선전을 시작으로 거래처 다변화에 성공하면서 CJ계열 방송사뿐만 아닌 다양한 플랫폼에서 작품을 성공시킬 수 있었다.
스튜디오드래곤은 CJ가 기존에 많은 파워 플랫폼과 채널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CJ의 의존도를 낮출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스튜디오드래곤은 오히려 넷플릭스와 콘텐츠 공동 제작 및 연 7편 이상의 콘텐츠 공급 계약 등의 업무 협약을 체결하면서 CJ와의 의존도를 낮추는 것을 선택했다. 사실 해당 계약건도 넷플릭스에 매우 불리한 조건이었으나 그만큼 막강한 콘텐츠 경쟁력을 가진 스튜디오드래곤을 타 OTT 플랫폼으로 뺏기지 않고 제일 먼저 그들의 콘텐츠를 공급받기 위해 이러한 계약을 체결하게 된 것이다.
한편, 스튜디오드래곤은 미국에서 방영될 드라마 ‘라이브’의 리메이크작을 제작하기 위한 기획을 진행 중에 있다. 특히나 해당 드라마는 단순 리메이크 판권 판매가 아닌 스튜디오드래곤의 제작진 참여가 예정되어 있다. 즉, 미국 현지에 국내 제작사가 직접 뛰어들어 드라마를 제작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해외 콘텐츠를 제작했다는 사실 이외에도 미국 드라마의 제작비가 우리나라 최대 규모를 상회하는 수준이기 때문에 스튜디오드래곤이 외주제작만 맡아도 엄청나게 높은 수익을 기대할 것으로 보인다.
스튜디오드래곤이 이렇게 무섭게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스튜디오형 제작 모델을 국내에 첫 도입했다는 점에 있다. 과거 방송사가 중심이 되어 드라마를 제작했던 것과 달리 전문 스튜디오가 자금 조달, 기획, 제작, 유통, IP사업까지 전 과정을 주도하게 된 것이다. 이는 스튜디오 자체에서 우수한 프로듀서와 작가, 감독을 직접 육성하거나 데려올 수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나 막강한 자본력을 가진 스튜디오드래곤은 우수한 인재 영입을 위해 막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이렇듯 스튜디오드래곤은 CJ의 막대한 자본력과 체계적인 제작 시스템으로 전 세계 시청자들을 사로잡는 막강한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있다. 단순히 CJ라는 모회사에 기대지 않고 다양한 수익창출의 플랫폼을 찾아 혁신적인 도전과 시도를 만들어내는 스튜디오드래곤의 미래가 더 기대되는 부분이다.
작성자_하수빈(sb03220@hanmail.net)
양질의 콘텐츠 제작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스튜디오앤뉴의 전략은?
2016년 2월 <태양의 후예>를 시작으로 드라마 제작사업에 뛰어든 콘텐츠 미디어 그룹 NEW는 ‘태후’ 신드롬을 일으키며 드라마 제작사업에서 놀라운 성과를 거두고 같은 해 9월 콘텐츠 제작사업 계열사 ‘스튜디오앤뉴’를 설립했다. 올해 9월 설립 5주년을 맞이하는 스튜디오앤뉴는 <태양의 후예>를 비롯하여 <미스함무라비>, <뷰티 인사이드>, <보좌관>, <우아한 친구들> 그리고 최근 <날아라 개천용>까지 다양한 드라마를 제작하고 있다.
사진 출처: 스튜디오앤뉴스튜디오앤뉴는 양질의 드라마를 제작하기 위해 협력사와 MOU를 체결하고,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새로운 사업을 시도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며 자사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2017년 3월, 스튜디오앤뉴는 JTBC와 MOU를 체결하고 제작사와 방송사간의 수평적인 협력관계를 맺어 지속적인 드라마 제작환경을 구축했다. MOU를 통해 드라마 4편의 제작 지원과 편성에 대해 협의한 스튜디오앤뉴는 2018년 방영한 <미스함무라비>와 <뷰티인사이드>를 제작하고 대중들의 좋은 반응을 얻었다. <태양의 후예>에 이어 <미스함무라비>, <뷰티인사이드>까지 연달아 드라마 제작사업에서 좋은 성과를 거둔 스튜디오앤뉴는 이듬해 4월 배우 매니지먼트본부를 신설하며 사업영역을 확장했다.
스튜디오앤뉴는 기존 스타 배우들을 영입하는 것이 아니라 신인 배우들과 전속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기획사를 설립했다. 신선한 얼굴을 원하는 업계와 대중의 수요를 반영한 것이다. 또한, 오디션을 통해 신인 배우들을 발굴하여 스튜디오앤뉴의 드라마 제작을 위한 인적 자원을 확대하고자 했다. 스튜디오앤뉴는 웹드라마 제작사 치즈필름과 협력하여 신인 발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오디션 최종 합격자에게는 치즈필름이 제작한 웹드라마에 출연할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다. 이렇듯 매니지먼트 사업으로 확장하여 신인 배우에게 연기의 기회를 제공하고 유망한 신인 배우를 채용한 스튜디오앤뉴는 자사의 드라마 제작사업 기반을 마련하고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자 힘썼다.
설립된 이래로 양질의 콘텐츠 제작을 위해 관계 업체와의 제휴, 신사업 진출 등 다양한 전략을 실행하고 있는 스튜디오앤뉴는 2021년을 맞아 자체 제작 IP 개발을 새로운 목표로 설정했다. “투자, 제작, 유통의 의미를 새롭게 정의할 것”이라는 모회사 NEW의 신년 포부에 맞춰 스튜디오앤뉴는 미디어 콘텐츠 가치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IP 개발에 더욱 힘쓸 예정이다. <마녀>, <신세계>, <낙원의 밤> 등을 연출한 박훈정 감독의 영화사 ‘금월’에 대한 지분투자 계약을 체결한 스튜디오앤뉴는 콘텐츠 제작 파트너십을 강화를 통해 원천 IP를 확대했다. IP 확장성이 높은 제작사와 협업을 통해 앞으로 금월이 기획하는 영화, 드라마를 공동으로 제작하고 양사의 IP를 결합한 콘텐츠를 육성할 계획이다.
또한, 2021년 목표로 각 계열사의 경계를 넘어 미디어 기업으로서 긴밀한 소통과 연결을 추구할 것이라고 밝힌 NEW의 포부에 따르면 추후에 스튜디오앤뉴와 NEW의 글로벌 플랫폼 ‘뉴아이디’의 협력을 기대할 만하다. 뉴아이디는 2019년 설립된 NEW의 디지털 콘텐츠/플랫폼 사업 계열사로 지난해 말 60억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나아가 최근 북미를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는 FAST(free Ad-supported Streaming TV) 시장에 아시아 최초로 플랫폼 사업자로 진출하며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여 디지털 콘텐츠를 공급하고 있다. 스튜디오앤뉴가 글로벌 콘텐츠 플랫폼 뉴아이디와의 협력하여 드라마를 공급한다면 NEW의 IP를 활용하여 부가수익을 거두고 드라마 제작사업에서 성장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 스튜디오드래곤, 제이콘텐트리, 에이스토리 등 쟁쟁한 드라마 제작사와 경쟁하고 있지만, 모회사 NEW가 가지고 있는 잠재력이 크고 외부제작사와 협력하는 등 IP 개발에 힘쓰고 있는 스튜디오앤뉴의 성장 가능성은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작성자_곽지현(ehskfem0821@naver.com)
(하)편에서 계속됩니다.
<참조>
배동미, [콘텐츠 전쟁 3] 인재 영입 경쟁이 콘텐츠 산업에 끼칠 영향은, 씨네21, 2020.3.25, http://www.cine21.com/news/view/?idx=2&mag_id=95051&utm_source=dable
한경닷컴, '스위트홈·경이로운 소문'에 스튜디오드래곤 꿈틀, 조세일보, 2020.12.23, http://www.joseilbo.com/news/htmls/2020/12/20201223413215.html
범찬희, 스튜디오드래곤, 'CJ ENM 바라기' 탈피 중, 팍스넷뉴스, 2020.12.30, https://paxnetnews.com/articles/69106
박정훈, 스튜디오드래곤, 2020년 ‘이후’가 더 기대되는 이유, 이코노미리뷰, 2020.12.24, https://www.econovill.com/news/articleView.html?idxno=380850
김현진, 한국 드라마 시장에 '할리우드 시스템' 바람, 서울경제, 2020.5.20, https://www.sedaily.com/NewsVIew/1Z2TPN58VS
스튜디오앤뉴 공식홈페이지, https://www.its-new.co.kr/studio/about.html
이원, 스튜디오앤뉴, 배우 매니지먼트까지 사업영역 확장, 국제신문, 2018.12.07, http://www.kookje.co.kr/news2011/asp/newsbody.asp?code=0500&key=20181207.99099002842
신진아, 미디어그룹 NEW "세계로 사업무대 확장", 파이낸셜뉴스, 2021.01.04, https://www.fnnews.com/news/202101040939420036
김진아, ‘뉴 아이디’ 60억 투자 유치 “K 콘텐츠 혁신 돕는 미디어 테크 회사로”, 벤쳐스퀘어, 2020.11.30, https://www.venturesquare.net/8190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