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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kt monday Feb 01. 2021

[월말세일] 022호 중고거래 플랫폼 (상)

당근마켓, 번개장터, 중고나라, 헬로마켓, 두리안

들어가는 말


국내 중고거래 시장은 2010년 약 5조 원에서 현재 약 20조 원 규모로 4배 가까이 성장했다. 모바일 중고거래 이용자도 지난해 5월 천만 명을 돌파했다. 코로나19는 성장하던 중고거래 시장에 날개를 달아 준 결정적인 계기다. 소비심리가 위축되는 동시에 재택 활동이 많아져 안 쓰는 물건을 정리하려는 이들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이에 꾸준히 라이프스타일의 화두였던 미니멀리즘, 지속 가능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자원의 낭비를 막으려는 움직임까지 더해져 오늘날 중고거래 시장은 전성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전문가들은 중고거래 시장의 규모는 앞으로 더욱 성장할 것이라 전망한다. 기존 중고거래 전문 기업뿐 아니라 편의점, 백화점, 온라인 스토어까지 중고 거래에 관심을 가지는 등 다양한 분야에 중고 거래 트렌드가 번지고 있다. 이에 이번 주 월말세일에서는 중고거래 플랫폼의 3강 구도인 당근마켓, 번개장터, 중고나라를 비롯하여 신흥강자로 떠오르는 두리안, 최초로 비대면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는 헬로마켓을 선정하여 강점과 차별점, 그리고 마케팅 전략까지 분석해 보았다.


당근마켓

서울 상경 7년 차인 글쓴이는 당근 마켓의 동네 기반 서비스가 매우 반갑다. 자취생 신분으로 낯선 동네에 살면서 늘 겉도는 느낌이 들었지만 당근마켓을 통해 구성원으로 인정받는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누구든지 구성원이 될 수 있고, 누구든지 참여할 수 있는 지역 커뮤니티 형성이 당근 마켓의 성공 비결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번개장터

1500만 명 가입자를 확보하고 2년 연속 거래액 1조 원을 달성하며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번개장터'. 취향 기반의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는 전체 가입자 중 84%가 MZ세대일 정도로, MZ세대들의 이용률이 압도적이다.  번개장터가 MZ세대 특화 플랫폼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일까.


중고나라

카페를 포함한 회원수 2500만 명, 하루 게시글 39만 건, 1초에 4.5건, 연간 거래액 약 4조 원이라는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는 중고거래 플랫폼,‘중고나라’. 여러 서비스, 파트너센터 시스템을 시행하고 있지만 인식 개선이 시급하다. 리셀 시장 부흥 속에 새로운 유입을 통해 해결할 수 있을까?


헬로마켓

코로나를 기회로 역이용한 헬로마켓, 그들은 전면 비대면 중고 거래의 전략을 택했다. 그들은 '헬로페이'와 '헬로택배', 2가지의 핵심 서비스로 안전한 비대면 중고거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들의 과감한 전략 변경은 중고거래 앱 시장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인가?


두리안

두리안은 한국인증서비스에서 만든 코로나 시대 100% 비대면 중고거래 플랫폼으로, 에스크로와 블록체인, 암호화폐 등 여러 기술을 접목해 회원 간 거래 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사기거래로부터 안전하게 자산을 거래할 수 있다. 두리안의 타 중고거래 플랫폼과 차별화 전략과 앞으로 나아갈 방향성을 알아보았다.




당근마켓의 성공 비결, 바로 이웃과의 연결고리



2015년 설립된 당근마켓은 5년 만에 월 사용자 수 1200만 명을 돌파했다. 비결이 무엇일까? 편리하고 깔끔한 UI/UX, 귀여운 캐릭터와 아이디어 가방, 활발한 SNS 소통 등에서 오는 디테일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실로 당근마켓의 성공에 큰 힘을 실었다. 그러나 그보다 근본적인 요인을 파고 들어가 보면 바로 ‘동네 기반 중고거래 서비스’라는 당근마켓 성공의 가장 기본적이고도 핵심적인 뿌리가 있다.


코로나 시대, 그리고 앞으로 더 나아갈 미래에서 가장 주목하는 오프라인 서비스는 바로 ‘로컬화’, ‘동네 경제’이다. 그 시작은 역시 당근마켓이 앞장서고 있다. 당근마켓에 처음 가입하게 되면 먼저 자신의 동네를 읍/면/동 단위로 설정할 수 있다. 주소에 있어 ‘읍/면/동’의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대개 ‘동’이라 하면 상세주소 바로 앞에 붙는 지역 단위이다. 즉, 프라이버시를 지켜줄 수 있는 최소한의 지역 단위라는 것이다. 당근마켓은 프라이버시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좁게 지역을 설정하여 동네 기반 서비스를 강화했다. 비슷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는 네이버 카페 ‘이웃 서비스’의 경우, 최소 단위가 구단위라 면밀하고 정확한 동네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


나의 경우, 대학에 입학하는 동시에 상경하여 내 대학생활 전체를 학교 근처의 동네에서 보냈다. 이주민도 아니고, ‘찐’ 주민도 아닌 애매한 경계에서 나는 언제나 동네를 겉도는 존재였다. 구립 도서관이 어디에 있는지, 경찰서가 어디에 있는지, 맛있는 반찬가게가 어디에 있는지 하는 기본적인 정보조차 알지 못했다. 주변엔 온통 나와 같은 처지의 자취생뿐이라 언제나 지역 커뮤니티와의 교류에 목이 말랐다.


당근 마켓은 찐주민이냐, 이주민이냐, 자취생이냐를 따지지 않는다. 그 동네에 살고 있다는 설정만 하면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정보를 제공한다. 당근마켓의 ‘동네 생활’ 탭은 근처에서 일어나고 있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동네 사건사고, 분실 물건, 동네 소식, 맛집 등 누구에게나 이 커뮤니티에 속해 있다는 느낌을 주는 것이다. 겨울철 당근마켓이 새롭게 낸 아이디어인 ‘겨울 간식 지도’는 이웃의 따뜻한 정마저 느끼게 한다. 그래서 나는 당근마켓의 동네 서비스가 매우 반갑다. 이는 비단 나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엄연히 이 곳에 거주하고 있지만 구성원으로서 대우받지 못하고 다양한 이유로 소외되었던 외국인 노동자, 다문화 가정, 외지인 등의 이웃들이 손쉽게 정보를 접하고 지역사회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학생들의 경우, 동네에 살고 있고, 중고거래를 할 만큼의 경제력은 충분히 갖추고 있으나 마을의 커뮤니티에 참여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그러나 당근마켓은 이들을 한 데로 불러 모아 이들이 가진 정보력과 경제력을 십분 활용하여 또 다른 기회로 만들었다. 외국인 학생들과 노년층도 마찬가지다.


낯선 이웃과 물건을 거래하고, 동네 곳곳에 일어나는 정보를 파악할 수 있고, 누구에게나 물어볼 수 있다는 것. 정보의 격차를 줄이는 건 어쩌면 단순히 알려준다는 것보다 연결해 준다는 것 아닐까? 너에게도 알려줄게, 우리의 일원으로 인정해 줄게, 라는 의미. 당근마켓의 성공 비결은 다른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동네의 다양한 이웃을 한 데로 모아 연결해 준 진정한 ‘연결고리'의 역할에 있다.


작성자_이수현(provemyworth@naver.com)


번개장터, MZ세대 특화 플랫폼으로 거듭나다.


경기 불황이 계속되는 한편 중고거래에 대한 인식 변화로 인해 중고거래가 소비 트렌드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필요한 물건이 생기면 새로운 제품을 구매하기보다 중고거래 플랫폼을 통해 좋은 물건을 찾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중고거래가 하나의 소비문화로 자리 잡은 것이다. 중고거래 시장의 성장에 따라 주목할 만한 중고거래 플랫폼이 있다면 바로 취향 기반의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이다. 번개장터에서 발표한 ‘2020 중고거래 취향 리포트’에 따르면, 2020년 번개장터의 거래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한 1,100만 건을 기록했으며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한 1조 1천억 원으로 집계되었다. 2019년 처음으로 거래액 1조 원을 돌파한 이후, 2년 연속 성과를 달성하며 견고한 성장세를 보이는 것이다.


‘번개같이 사는 거래’를 모토로 출시된 번개장터는 현재 ‘취향을 잇는 거래’를 내세우며 MZ세대를 중심으로 활발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MZ세대의 관심 품목이라고 할 수 있는 '스타굿즈' 게시판이 따로 있으며 그 외에도 생활•문구, 도서•티켓 등 이용자의 취향을 세분화한 카테고리를 구성하고 있다. 또한 앱 상단 배너를 통해 홈 오피스, 취미생활, 향수와 같이 개인의 취미와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걸쳐 취향에 따른 중고제품을 추천하는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서비스 덕에, 실제로 2020년 상반기 기준 번개장터 가입자 중 MZ세대(1980년대~2004년생을 기준)의 비중은 84%이며, ‘2020년 가장 많이 거래된 품목 TOP3’ 역시 스마트폰·스니커즈·스타굿즈로 MZ세대의 관심 품목이 차지했다. 번개장터는 ‘취향 소비’에 최적화된 플랫폼으로 성장하며 MZ세대에게 특화된 중고거래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취향 소비란 개인의 취향과 가치관이 반영된 소비를 뜻한다. MZ세대들은 자신이 가치를 두는 제품과 경험의 소비에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각자의 취향 영역에서 합리적인 소비 생활을 즐긴다. 번개장터는 개인의 취향을 만족시켜주는 실용적인 소비를 위해 중고거래를 이용하는 MZ세대의 소비 트렌드에 집중했다. 스니커즈는 대표적인 취향 소비 품목으로, 번개장터가 희귀 아이템이 올라오는 중고거래 플랫폼으로 유명해지면서 스니커즈의 거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2020년 번개장터의 스니커즈 거래 건수는 50만 건으로 집계되었고 거래액은 무려 720억 원에 달하며 전체 거래의 10%를 차지했다. 이러한 흐름을 따라 번개장터는 지난 19년 10월, 19만 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스니커즈 커뮤니티 ‘풋셀’을 인수하고 최근 한정판 스니커즈 리셀 전문매장인 ‘BGZT’(번개장터 영문의 앞글자)를 현대백화점에 입점시켰다.


또한, 번개장터는 MZ세대를 겨냥해 UX 기반의 편리한 모바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간편하게 제품을 문의할 수 있는 채팅 기능인 '번개톡'과 안심 결제 기능인 '번개페이', 안전 송금 기능 '번개송금' 등 중고거래의 모든 절차를 앱 내에서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도록 다양한 편의 기능을 지원한다. 자체 안심 결제 서비스 ‘번개페이’는 구매자가 3.5% 수수료를 지급하면 번개페이에서 금액을 보관하고 있다가 구매자의 구매확정 이후 판매자의 정산 계좌에 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불필요한 개인정보의 노출이 없고 사기 거래를 방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별다른 마케팅 없이도 월별 번개 페이 거래액은 매월 증가하는 추세이다. 2020년 11월 기준 번개페이의 거래액은 150억 원을 달성했으며, 결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증가하고 결제자 수는 3배로 급성장하는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MZ세대를 겨냥한 성공적인 포지셔닝과 모바일 기반의 차별화된 서비스로 주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는 번개장터의 목표는 ‘중고거래의 인스타그램’이다. 국내 중고거래 플랫폼 1위인 ‘당근마켓’이 맘카페를 벤치마킹하여 지역 기반의 중고거래 서비스로 성공을 거두었다면, 번개장터는 다양한 취향을 공유하고 소비하는 인스타그램처럼 취향 기반의 중고거래 서비스를 활성화시켜 매력적인 중고상품을 거래하는 플랫폼으로 성장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번개장터는 제품의 소유보다 경험을 중시하는 라이프 스타일 트렌드에 따라 개인의 취향을 만족시켜주는 리셀 시장으로 확장하는 추세이다. MZ세대 특화 플랫폼, 번개장터가 앞으로 ‘중고거래의 인스타그램’으로 성장하기 위해 어떤 전략을 보여줄지, 트렌드에 발 빠르게 대처하는 앞으로의 행보는 어떨지 기대되는 바이다.


작성자_곽지현(ehskfem0821@naver.com)



(하)편에서 계속됩니다. 




<참조> 

'당근마켓' 위키백과, https://ko.wikipedia.org/wiki/당근마켓

이효석, 네이버 카페, 지역 정보 모아서 보여준다…당근마켓과 경쟁, 연합뉴스, 2020.12.25., https://www.yna.co.kr/view/AKR20201225027600017?input=1195m

모종린, [모종린의 로컬리즘] “온라인에 질렸다” 우리 동네 가게가 ‘로컬화’로 진화한다, 조선일보, 2021.01.15., https://www.chosun.com/opinion/specialist_column/2021/01/15/DAWMFE25UJHC7FNMXJKHBJGACM/?utm_source=naver&utm_medium=referral&utm_campaign=naver-news


안옥희, “연 거래액 1조원 돌파…‘중고 거래의 인스타그램’이 목표죠”, 한경비즈니스, 2020.05.05,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1&oid=050&aid=0000053552

홍성용, “한정판 상품 열광하는 MZ세대…중고 거래로 1020 취향 잡았죠”, 매일경제, 2020.08.17, https://www.mk.co.kr/news/society/view/2020/08/845929/

최연진, “MZ세대들이 취향을 사고파는 번개장터”, 한국일보, 2020.11.30,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0113009180002766?did=NA

김문선, “번개장터로 살펴보는 비대면 시대 중고거래 트랜드”, Platum, 2020.12.09, https://platum.kr/archives/154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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