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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kt monday Mar 08. 2021

[월말세일] 027호 소셜 매칭 앱 (하)

틴더, 아자르, 범블, 위피, 스카이피플

(상) 편과 이어지는 글입니다.



틴더 창업자가 만든 여성 중심 데이팅 앱, 범블

경찰과 여성가족부는 2018년 1월부터 8월까지 데이팅 앱을 통한 청소년 성범죄를 단속해 총 23건, 43명을 적발한 바 있다. '데이팅 앱=성범죄가 만연한 곳'이 되어버렸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갖고 시작한 데이팅 앱이 바로 ‘범블’이다. ‘범블’의 탄생 배경과 현황, 또 어떻게 현재 전 세계 데이팅 앱 순위에서 틴더 뒤를 잇는 2위가 될 수 있었을지 알아보았다. 


범블은 마음에 드는 상대에게 먼저 말 걸 수 있는 권한을 여성에게 준 데이팅 애플리케이션으로, 기업공개(IPO) 후, 상장 첫날 주가가 IPO 공모가보다 80% 넘게 폭등하며 울프 허드 CEO의 재산이 1조 원을 넘겼다. 울프 허드는 자수성가한 억만장자 가운데 최연소, IPO 한 미국 여성 CEO 중에서도 최연소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범블이 이러한 인기를 끌게 된 배경은 의외로 간단했다. 바로 먼저 말을 걸 수 있는 권한을 ‘여성’에게 부여한 것이다. (이 때문에 범블은 페미니즘 앱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기존 데이팅 앱은 남성이 짝을 찾는 형식이었다면, 범블은 그 틀에서 벗어나 여성이 주도적으로 남성 짝을 찾는 형식을 택했다. 여담이지만, 90년대를 풍미했던 스타 ‘샤론스톤’이 이 앱을 사용했다가 사칭으로 오해받아 계정이 차단된 일화도 있다. 샤론스톤이 직접 트위터에 “이봐 범블, 나만 빼놓겠다는 거야?”라며 재치 있는 글을 남겨 화제가 되었다. 이후 범블은 가짜 프로필이 떠돈다는 신고가 다수 접수되어 일어난 일이라며 해명했고, 샤론스톤의 계정을 풀어주었다. 그 후에도 샤론스톤은 범블 앱에서 좋은 인연들을 많이 만났다는 인터뷰를 하여 범블 앱이 더 유명해지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그렇다면 울프 허드는 왜 여성이 먼저 말을 거는 데이팅 앱을 기획하게 된 것일까? CEO인 울프 허드는 미국 데이팅 앱 1위인 틴더의 공동 창업자였다. 하지만 사내 성희롱과 차별 문제로 회사에 소송을 제기하며 퇴사하였고, 그렇게 만들게 된 것이 범블 앱이었다. 재미있게도 이 범블 앱은 틴더 뒤를 바짝 추격하여 전 세계 데이팅 앱 2위가 되었다. 범블의 홈페이지에는 ‘평등을 장려하기 위해 여성이 먼저 메시지를 보낸다.’고 적혀있다. 타 데이팅 앱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성희롱을 사전 차단할 수 있는 앱으로 건전한 데이팅 앱을 원하던 여성들의 인기를 끌었다. 여성이 많은 곳엔 남성들도 몰릴 것이라는 일종의 법칙은 이번에도 맞아떨어졌다. 2020년 1월 기준, 전 세계 데이팅 앱 순위 2위를 차지했다. 전 세계 1위 데이팅 앱 틴더를 박차고 나온 여성이 만든 앱이 틴더를 바짝 추격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틴더의 모회사인 매치 그룹은 범블을 인수하려고 했을 정도로 범블의 상승세에 긴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범블은 틴더와 마찬가지로 스와이핑을 통한 호감 표시로 중독성을 지닌 인터페이스를 가졌다. 하지만, 틴더보다 다양한 필터(거리, 종교, 별자리, 흡연, 학력, 정치관, 반려동물 등)로 자신에게 맞는 상대의 리스트를 제공받을 수 있다. 아쉬운 점이라면 필터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과금을 해야 한다는 것인데, 타 데이팅 앱은 ‘좋아요’를 보내는 것, 대화를 거는 것까지 과금 유도가 있는 것에 비하면 과금 유도가 적은 편이다. 또한, 데이트뿐만 아니라 여성이 동성친구를 찾는 범블 BFF, 여성 중심 구직 앱 범블 Bizz, 여성 창업자 지원을 위한 범블 펀드로 사업을 다각화하여, 구체적인 목적에 따른 사용자를 새롭게 구성하여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다.


이렇게 범블은 여성의 주도성을 강조하며 데이팅 앱의 고질적인 문제인 ‘성범죄'를 없애고자 앞장서고 있다. 또, 범블은 범블 bizz를 통해 마땅히 대변되지 못하는 일하는 여성들이 “(이전에 없었던) 여성만의 커뮤니티”를 만들 수 있도록 조력하겠다며 "여성들이 자신의 회사에서 얻을 수 없는 기회를 서로의 발전을 도우며 얻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코로나19로 오프라인에서 사람을 만나기 어려워지며 데이팅 앱 수요가 늘었다는 점에서 범블의 시장 전망은 대체로 긍정적이지만, 틴더 모회사 매치 그룹이 틴더 외에도 힌지, OK큐피드, 플렌티오브피시 등 데이팅 앱 시장 매출 순위 상위 10개 서비스 중 6개를 운영하며 시장 경쟁이 치열하다는 점도 예의 주시해야 하는 사안이다. 여성의,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데이팅 앱 범블, 과연 지금의 상승세를 계속 이어나갈 수 있을지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다.


작성자_김정민(kimjm2957@naver.com)


관심사 기반, 위치 기반 매칭 서비스를 선보이는 위피



엔라이즈에서 선보인 소셜 매칭 앱 ‘위피’는 위치를 기반으로 한 소셜 디스커버리 서비스를 표방하고 있다. 소셜 디스커버리 서비스란 인터넷을 통해 자신과 맞는 사람을 발견하고 인간관계를 맺는 것을 의미한다. 이성을 소개받고 데이트를 목적으로 하는 기존의 데이팅 앱과는 달리, 조금 더 넓은 의미에서 취향과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을 찾고 편하게 연결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위피 역시 데이팅을 목적으로 하는 앱보다는 같은 지역에 있는 일명 ‘동네 친구’를 만들 수 있는 소셜 디스커버리 앱으로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2017년 10월에 출시한 위피는 타 서비스들이 2014년, 2015년에 출시한 것에 비하면 꽤 늦게 시장에 발을 디뎠다. 그러나 최근 앱애니의 조사 결과에 의하면, 위피는 2020년 국내 소비자 지출 기준 매칭 앱 1위를 달성하며 아만다, 심쿵, 글램 등을 제치고 좋은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매칭 앱 이용자들은 실제 만남이 성사되면 앱을 삭제하는 경우가 많아서 소비자 지출 규모는 MAU 이상으로 앱 활성화 정도를 판단하는 데 중요한 지표이다. 실제로 매칭 앱 이용자들은 앱에서 제공하는 추가 만남이나 자신에게 관심을 가지는 상대방을 확인하기 위해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흥 강자로 떠오르는 위피의 매력은 무엇일까. 우선 타 매칭 앱과 위피의 가장 큰 차이는 이성과의 데이트가 아니라 동네 친구를 만든다는 위피만의 부담 없는 컨셉이다. 사람들은 누군가 중간에서 주선하는 인위적으로 느껴지는 만남보다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알아가는 만남에서 더 편함을 느낀다. 연애 스타일이 잘 맞는 이성과의 데이트보다는 관심사가 잘 맞는 친구와의 만남을 더 편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위피는 이런 점에서 이용자들의 취향을 저격했다. 위피는 외모와 스펙, 연애 스타일 등을 세세하게 적어 프로필을 평가받고 하트를 통해 매칭되는 기존의 매칭 앱 방식과는 거리가 멀다. 위피는 위치 기반, 관심사 기반으로 주변 5km의 친구를 추천받고 대화를 요청하여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출처: 위피 홈페이지

또한, 개인적인 전화번호 노출 없이 위피 내에서 제공하는 랜덤 보이스톡 기능을 이용해 다양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빠르게 친해질 수 있다. 보이스톡 기능은 위치와 관계없이 좋아하는 통화 주제를 기반으로 현재 보이스톡 참여 중인 상대방과 랜덤하게 매칭되는 시스템이다. 보이스톡 연결 중에는 서로의 프로필이 공개되지 않아 편하게 소통에만 집중할 수 있으며, 통화가 끝난 후에 상대방의 사진, 위치, 나이를 볼 수 있다. 이외에도 SNS처럼 일상 글이나 사진을 공유할 수 있는 ‘스토리’와 영화 보기, 카페 가서 수다, 치맥 등 다양한 취미로 세분화한 ‘채널’ 기능을 통해 친해지고 싶은 동네 친구들을 둘러볼 수 있다. 이렇듯 캐쥬얼한 랜덤 연결과 편하게 소통할 수 있는 방식을 통해 부담 없이 동네 친구를 만들 수 있는 위피는 젊은 세대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국내 소비자 지출 1위를 달성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위피의 과금 문제 또한 빼놓을 수 없다. 프로필을 열람하거나, 친구를 신청하거나, 친구가 맺어지더라도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젤리'(위피 내에서 사용되는 화폐)가 필요하다. 현재 젤리 15개를 7,500원에 판매하고 있으며, 앱 이용을 하기 위해서는 꼭 과금이 필요한 시스템이라 이용자들의 불편이 많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여느 앱과 같이, 위피 역시 소셜 매칭 앱이 가지는 부정적인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편하게 만날 수 있는 동네 친구를 만든다는 컨셉을 내세우고 있지만 오히려 위치가 가까워서 가볍게 상대할 수 있는 이성을 만나는 앱으로 악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위피에서는 이러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원하는 성별과 나이를 지정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 국내 소셜 매칭 앱 시장은 대략 2,000억 원이다. 시장의 성장에 따라 다양한 앱이 출시되고 있지만, 여전히 욕설 및 음란 채팅, 성매매, 사기 등 범죄로 이어지는 사례는 끊이지 않고 있다. 이를 개선하는 것이 현재 업계가 마주한 가장 큰 과제이다. 뉴노멀 시대를 맞이하고 디지털 네이티브인 Z세대가 소비주체로 성장함에 따라 인터넷으로 사람들을 만나는 소셜 매칭 앱은 더 커져갈 듯하다. 그러나 시장이 커져가는 속도에 비해 인식의 개선이나 범죄의 문제가 개선되지 못하면 시장은 성장에 큰 벽을 마주할지도 모른다.


작성자_곽지현(ehskfem0821@naver.com)


인증을 통해 믿을 수 있는 어플 : 스카이피플



코로나19로 인해 솔로라면 더 외로웠을 2020년, ‘자만추’를 추구하던 친구들도 줄기차게 소개팅에 나갔다. 그러면서도 여러 번 고통을 토로했다. 우선 소개팅을 잡아달라고 주변에 부탁하는 것도 일이고, 소개팅이 잘 안 되면 주선자와의 관계가 묘해져 친구마저 잃을 뻔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그런 친구들 가운데 소셜 매칭 앱을 깐 친구들도 꽤 있었다. 장난으로 깔았던 친구들도 있고, 진지하게 깔았던 친구도 있었는데 그 가운데 ‘스카이피플’ 앱을 깐 친구가 꽤 괜찮다고 칭찬했다.


스카이피플은 서울대생이 만든 소셜 매칭 앱으로, 특이하게 남자 회원 기준으로 학력과 직업에 제한을 두는 앱이다. 남자의 경우 주요 10개 대학을 비롯해 의치한 재학생이거나 전문직이거나 대기업, 공기업 등에 다니는 경우만 인증을 통해 들어올 수 있다. 이용자의 눈으로 봤을 때 가장 큰 장점이라고 친구는 말했다. 직장과 학교를 인증해야만 가입할 수 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장난으로 한 번 깔아보는’ 경우 자체가 드물며 진지한 만남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다수다.


출처: 스카이피플

스카이피플의 또 다른 장점은 상대적으로 과금이 불필요하다는 점이다. 매일 낮 12시 30분 매칭이 이루어진다. 매칭 방법은 간단하다. 하루에 오는 카드를 보고 마음에 드는 사람에게 OK를 보내면, 상대가 그걸 받아들이거나 넘기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돈을 추가로 지불하면 카드의 개수가 증가하거나 ‘스타일 카드’, ‘슈퍼 오케이’ 등을 구매할 수 있다. ‘스타일 카드’는 특정 연령대의 키, 스타일을 지정할 수 있는 카드다. 슈퍼 오케이의 경우 상대방이 금액 추가 없이 수락할 수 있는 카드다. 타 앱이 주선이 성공하면 35,000원을 지불하는 것과 비교했을 때, 스카이피플의 OK 1회권은 3,000~5,000원 정도라는 점은 합리적인 가격이다.


하지만 스카이피플이 비판받는 점들도 존재한다. 첫 번째는 여성 회원 수 확보를 위해 여성의 경우 학력이나 직업에 제한이 전혀 없다는 점이다. 과거 여성의 경우 서울, 경기권 4년제 대학 정도의 학력 제한이 있었는데, 이러한 제한을 없앤 것은 양날의 검과 같다고 생각한다. 남성 회원들이 느끼는 메리트가 없다면 굳이 이용을 지속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또한, 타 앱에서 많이 일어난 ‘가짜 프로필’이나 사기 등 역시 스카이피플에서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 두 번째는 커뮤니티의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스카이피플은 단순 소개팅 앱에서 더 나아가 직장인 익명 게시판을 개설했다. 하지만 이용자 다수가 단순 자랑글을 올리기만 할 뿐이며 리젠도 활발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스카이피플은 가입 문턱을 낮춰 많은 가입자를 유지하려는 타 앱들과는 다른 행보를 보인다. 진지한 만남을 원하지만, 결혼 정보업체까지 가고 싶지 않은 여성들을 공략해, 그 인기를 지속하고 있다. 2020년 소셜 데이팅 앱 분야 5위에 하반기 매출 30% 증가로 꽤 선방했다. ‘인증을 통해 믿을 수 있는 프리미엄 소셜 매칭 앱’이라는 점에서 타 앱과 비교했을 때 독보적인 매력이 있는 스카이피플! 2021년에는 두 가지 과제 해결을 통해 이용자가 칭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용하지 못하는 자들이 부러워하는 앱으로 도약해 더 많은 인연을 만들기를 바란다.


작성자_위은아(daedara@naver.com)




<참조>

임병선, 여배우 샤론 스톤, 데이팅 앱 ‘범블’ 차단에 “나만 빼놓는 건가요?”, 서울신문, 2019.12.31,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191231500001&wlog_tag3=naver

김미혜, 데이트 앱 '범블', IPO 뒤 주가 폭등 재연…추격 매수는 신중해야,글로벌 이코노믹, 2021.02.12, https://news.g-enews.com/ko-kr/news/article/news_all/202102120504169336be84d87674_1/article.html?md=20210212074038_R 

일분톡, 여성 주도의 데이팅앱 범블앱, 그리고 IPO, 2021.02.17,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30740503&memberNo=1271504 

김기진, 여성이 먼저 데이트 신청하는 소개팅 앱 범블 대박쳤다, 매경 ECONOMY, 21.03.01,  https://news.mk.co.kr/v2/economy/view.php?year=2021&no=196189


정진욱, [스타트업 스포트라이트] ② ‘발견’과 ‘연결’로 소셜 디스커버리 시장 넓히는 스타트업 ‘엔라이즈’, IT조선, 2019.08.13, http://it.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8/12/2019081201764.html

박지영,유동현, [헤븐] 부담없는 ‘동네친구’와 언택트로 통하다, 헤럴드경제, 2020.06.15, http://news.heraldcorp.com/view.php?ud=20200615000855

김민지, “내 짝만은 찾아야 한다” 한국인 만남 앱에 한해 830억원 썼다! [IT선빵!], 헤럴드경제, 2021.02.19, http://news.heraldcorp.com/view.php?ud=20210219000315


곽창렬, 모임·만남 사라졌는데 결혼정보업체는 호황 누린다?, 조선일보, 2021.02.06.

https://www.chosun.com/national/weekend/2021/02/06/DSJUTAQ6IVBJJE6CMMF3VVX3YY/

장혜진, [일상+] "SKY 출신끼리만?" 명문대 매칭… 찬 vs 반 '후끈', 부산일보, 2021.02.25.

http://www.busan.com/view/busan/view.php?code=2021022516401242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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