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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kt monday Mar 08. 2021

[월말세일]027호 소셜 매칭 앱 (상)

틴더, 아자르, 범블, 위피,스카이피플

들어가는 말


'자만추 대신 인만추'라는 말이 있다. 코로나 19로 자연스러운 만남이 어려워진 이들이 소셜 매칭 앱으로 연인과 친구를 사귀는 현상을 일컫는 말이다. 실제로 코로나19의 특수한 상황은 소셜 매칭 앱의 인식을 향상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주변에 만날 사람이 없으면 소개팅 및 데이팅 앱을 이용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생각하는 미혼남녀의 비율이 2019년 43.7%에서 2021년 60%의 큰 폭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이용자 수도 늘었다. 2020년 소셜 매칭 · 데이팅 앱에 대한 전 세계 소비자 지출은 전년 대비 15% 성장하고, 5.6억 회의 다운로드 수를 기록했다.


시대가 변하면서 새로운 인연을 만나는 방식도 자연스레 변하고 있다. 비록 소셜 매칭 앱의 인식이 향상되고 긍정적인 평가를 얻고 있긴 하지만, 해결해야 할 사기나 차별 등의 온상들은 여전히 남아 있다. 따라서 이번 주 월말세일에서는 대표적 소셜 매칭 앱 '틴더, 아자르, 범블, 위피, 스카이 피플'의 성공 이유와 개선 과제까지 폭넓은 측면을 다뤄보려 한다.


틴더

초기 한국에서의 고전을 뒤로하고 2020년 한국 소셜 매칭 앱 MAU 1위를 거머쥔 틴더. 그의 험난한 한국 시장 적응기는 아수라 백작도 혀를 내두를 이중생활로 화제가 되었다는데……K-유교 한국에서 틴더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아자르

관심사를 기반으로 처음 보는 사람과 1대 1 영상 통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자르, 그리고 회사 하이퍼커넥트,  글로벌 최대 소셜 매칭 앱 틴더에 인수될 예정이다. 이러한 사실은 한국보다는 외국에서 더 유명했던 아자르를 국내에서도 주목하게 만들었다. 그렇다면 아자르는 어떤 이유에서 틴더에 인수된 것일까?


범블

우리 주변에서는 데이팅 앱을 통해 결혼까지 이어진 사례를 심심찮게 마주할 수 있지만, 이 사례의 당사자들 중 대부분은 공공연하게 데이팅 앱으로 상대를 만났다고 말하진 못한다. 아직도 대중들은 데이팅 앱을 성매매, 조건 만남이 일어나는 ‘점잖지 못한 서비스’로 여기기 때문이다. 실제로 데이팅 앱의 가장 큰 부작용이기도 하다.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그렇다면 데이팅 앱 '범블'을 주목해보자.


위피

'위치 기반 소셜 디스커버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위피.  2017년 꽤 늦은 시기에 소셜 매칭 앱 시장에 뛰어들었으나 매칭 앱 가운데 2020년 국내 소비자 지출 1위를 기록하는 등 유의미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동네 친구를 만들 수 있다는 위피만의 차별점을 알아보고, 앞으로 매칭 앱이 해결해야 하는 과제에 대해 생각해보자.


스카이피플

서울대생이 만든 소셜 매칭 앱으로, 남성은 주요 10개 대학, 의치한 재학생, 전문적, 대기업, 공기업 등에 다니는 경우만 인증을 통해 들어올 수 있다고? 인증을 통해 믿을 수 있는 소셜 매칭 앱으로 독보적인 매력을 가진 스카이피플의 매력을 알아보자.




미국에선 매운 맛, 한국에선 순한 맛? 틴더의 이유 있는 이중생활!

190여 개 국 나라에서 사용하는 가장 인기 있는 소셜 매칭 애플리케이션 ‘틴더’는 손쉽고 직관적인 ‘스와이프’ 기능 하나로 1위에 자리에 올랐다. ‘스와이프’란, 무작위로 노출되는 사람들 중 마음에 드는 상대를 오른쪽으로 넘겨 호감을 표현하고, 그렇지 않으면 왼쪽으로 넘겨 패스하는 틴더의 핵심 기능이다. 이와 같은 혁신적인 사용자 경험과 트렌디한 컨셉을 바탕으로 틴더는 2015년 5월, 본격적인 한국 진출을 선언했다. 틴더의 한국 진출과 정착 과정은 굉장히 흥미롭다. 하나의 기업이 전혀 다른 문화와 정서를 가진 사회에서 기존의 전략과 컨셉을 어떻게 변화시켜 문화적 이질성을 극복하는지 명확히 보여주기 때문이다.


글로벌 데이팅 앱 틴더의 한국 진출이 초기 과정은 그리 녹록지 않았다. 2015년 한국 진출을 본격화 한 이래 약 3년이 경과한 2018년까지는 한국 소비자들에게서 유의미한 반응을 얻기가 힘들었다. 자신의 사진과 이름을 밝히고 상대를 찾는 틴더의 시스템이 밀집도가 높고 체면을 중시하는 한국인들의 정서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 이유였다. 더불어 국내 채팅 앱과 데이팅 앱의 부정적인 영향으로 틴더가 원나잇과 같은 가벼운 만남이나 불건전한 만남에 특화된 어플이라는 인식도 틴더가 한국 시장에 맥을 못 추는 데 한몫했다. 2018년 초부터 틴더는 다양한 방법으로 마케팅에 공을 들이기 시작했으나, 앞서 언급한 근본적인 걸림돌을 제거하지 못한 탓에 여전히 성과는 제자리걸음이었다.


틴더가 차츰 국내에서 인지도를 얻기 시작한 것은 2019년 상반기 무렵이었다. 몇 년 간 고전하던 틴더에게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해 준 전략은 바로 한국의 문화와 정서에 맞게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180도 바꾸는 것이었다. 2018년 하반기, 틴더는 처음으로 한국에서 ‘소셜 디스커버리 앱’이라는 용어를 쓰기 시작했다. 얼굴과 이름을 밝히고 상대를 찾는 시스템을 ‘가벼운 만남, 사교를 위한 만남’에 한정 짓지 않고 동네 친구, 취미 공유, 멘토 등 모든 종류의 관계 네트워크를 ‘디스커버리’ 하겠다는 목표를 보여주는 용어다. 다른 국가의 틴더는 ‘소셜 디스커버리 앱’이라는 용어를 쓰지 않는다. 오직 한국 시장을 돌파하기 위해 틴더가 새롭게 제창한 맞춤형 브랜드 정체성인 것이다. 한국 시장의 특징은 틴더 유저들이 단순 데이팅뿐 아니라 새로운 친구를 사귀기 위한 도구로 틴더를 바라본다는 것이었다. 따라서 2018년 하반기부터 틴더는 한국 시장의 모든 광고 캠페인에 이 같은 특징을 반영했다. 이 캠페인은 한국 시장의 주 사용자가 Z세대임을 감안해 트렌디한 컨셉을 잃지 않으면서도 틴더의 목적을 러닝메이트 찾기, 동네 친구 찾기, 취향에 맞는 대화 나누기 등 다각도에서 조명했다.

출처: brunch.co.kr/@mkt-monday

미국 틴더의 인스타그램 프로필과 한국 틴더의 프로필을 비교해보면 그 차이를 훨씬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 미국은 Hey u up?이라는 말 한마디와 (18+)라는 연령 표시로 틴더의 컨셉을 자유분방하며 섹슈얼하게 표현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소셜 디스커버리 앱’과 ‘친구 찾기’를 강조하며 단순 데이팅보다는 네트워크 형성에 훨씬 중점을 두는 모습이다. 2018년 하반기 캠페인의 주 슬로건인 ‘친구를 발견하는 새로운 방법, 틴더’는 현재까지 틴더 코리아의 아이덴티티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 수 있다. 틴더의 이러한 ‘한국 맞춤형’ 브랜드 전략은 2020년까지 이어졌다. 2020년, 틴더 코리아는 ‘틴더 유저 스토리’ 캠페인을 선보여 고양이 집사, 동창 친구, 커리어 멘토라는 테마로 틴더 안에서의 만남을 다양한 키워드로 보여주고 있다. 사실상 2018년 캠페인의 연장선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틴더 코리아는 이러한 광고 캠페인 이외에 ‘틴더 플레이 메이커(이하 틴플메이커)’라는 앰버서더 활동을 기획하여 Z세대와의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틴플메이커’는 예술팀, 여행팀, 패션팀, 푸드팀 등 각기 다른 관심사로 모인 청년들이 새로운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활동을 직접 기획하고 실행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밖에 틴더는 매년 Z세대 보고서를 발행하는 등 Z세대의 라이프스타일에 직접 관여하려는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지금까지 살펴본 한국 시장 진출 전략을 통해 틴더는 2020년 소셜 데이팅 앱 부문 지출 5위, MAU(월 실사용자) 1위를 차지하는 등의 놀라운 성과를 보여주었다. 미국에서는 ‘매운 맛’ 데이팅 앱으로, 한국에서는 ‘순한 맛’ 소셜 디스커버리 앱으로 각 사회에 맞는 다채로운 전략과 컨셉을 보여주는 틴더는 단연코 글로벌 기업으로서 탁월한 시장적응력을 지녔다. 앞으로 틴더가 한국을 비롯한 다양한 글로벌 시장에서 ‘어떤 맛’으로 승부할지, 그의 카멜레온 같은 전략들을 기대한다.


작성자_이수현(provemyworth@naver.com)


1대 1 영상 통화 서비스 아자르, 국내 스타트업의 저력을 느끼게 하다

아자르는 2014년 3월 설립된 한국 스타트업 하이퍼커넥트가 출시한 비디오 커뮤니케이션(WebRTC), 인공지능(AI) 기반 채팅 앱이다. 아자르는 스페인어로 ‘우연’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관심사를 기반으로 처음 보는 사람과 1대 1 영상 통화로 소통할 수 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아자르는 230여 개의 국가에서 19개 언어를 서비스하고 있으며, 1억 5,000만 명 이상이 사용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국내보다는 해외 이용자가 99%를 차지하고 있어 해외에서 인기가 더 높다. 아자르는 지금까지 총 5억 4,000 만회라는 누적 앱 다운로드 수를 보유하고 있으며, 2019년과 2020년에는 유럽 비게임 분야에서 매출 4위를 달성하기도 하였다. 이 밖에 아자르는 인터넷 통신 속도가 느리고 단말기 사양이 낮은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구동된다는 장점으로 중동에서 인기를 끌고 있으며, ‘중동의 카카오톡’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사실 소셜 매칭 앱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이 생겨나면서 관련 앱 역시 국내외에서 많이 생겨나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아자르는 어떤 차별적 매력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아자르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매력은 매칭된 상대로 바로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이다. 사실 타 매칭 앱들을 보면 외모를 비롯한 여러 조건들을 고려하느라 상대와 매칭되더라도 대화까지 연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아자르의 경우, 앱에 접속해 로그인을 한 후 만나고 싶은 친구의 성별과 지역을 선택, 화면을 왼쪽으로 밀면 상대와 매칭되어 영상 통화가 바로 시작된다. 라이브로 진행되는 것이어서 진짜 친구와 대화하는 것 같은 느낌을 주며, 앱 자체에 채팅 번역 기능도 제공한다. 물론 얼굴을 바로 노출해야 한다는 것에 이용자가 부담을 느낄 수도 있다. 아자르는 이를 우려해 매칭된 후 영상통화 도중에 언제든 일방적으로 끊을 수 있는 기능 역시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끊김 없는 동영상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었던 데에는 아자르의 우수한 기술력이 존재한다. 하이퍼커넥트는 세계 최초로 웹 RTC 기술을 모바일에 적용한 하이퍼 RTC기술을 개발하고, 자체 개발 AI를 통해 모바일 기기의 소용량 메모리, 느린 처리 속도를 극복했다. 아자르의 해당 기술력은 앞서 이야기했듯 인터넷 통신 속도가 비교적 느린 국가에서도 아자르를 원활히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었으며, 아자르가 글로벌한 인기를 얻는데 크게 일조했다.


사실 모르는 사람과 핸드폰으로 만난다는 개념이 아직 낯선 한국의 특성상, 아자르가 그렇게 주목받지 못했던 부분도 존재했다. 그러한 아자르가 한국에서 주목을 받게 된 것은 세계 최대 소셜 매칭 앱 ‘틴더’가 ‘아자르’를 인수하기로 했다는 사실 때문이다. 심지어 지분 100%는 물론, 약 2조 원이라는 인수 액수로 말이다. 2조 원이라는 인수 금액은 국내 스타트업 중에서 2019년 독일 딜리버리히어로가 우아한형제들을 4조 7,500억 원에 인수한 사례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소셜 매칭 그룹 간의 인수합병 중 최대 규모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왜 틴더 앱을 비롯한 글로벌 소셜 매칭 앱을 40개나 소유한 매치 그룹이 아자르를 인수했을까? 이러한 이유에는 아자르의 중동에서의 활약, 영상 기반 아자르 인수를 통해 사진 기반 틴더 앱 보완, 코로나로 인한 소셜 매칭 앱 성장에 따른 MS 확대를 이야기해 볼 수 있다. 또한 매치 그룹은 인수 후에도 하이퍼커넥트의 독립 경영을 인정하고, 기술에 대한 적극적 투자를 약속했으며, 하이퍼커넥트의 라이브 비디오 및 오디오 기술의 일부를 기존 매치그룹 브랜드로 이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인수에 힘입은 하이퍼커넥트는 아자르 앱 안에 돌아다니면서 대화할 수 있는 AI를 개발 중에 있다고 밝혔다. 나를 대신하는 캐릭터가 가상공간에 돌아다니며 타인과 소통하는 것이다.


사실 아자르의 인수 사례가 주목받는 다른 이유 중 하나로 창업자 안상일 씨의 실패 스토리를 꼽을 수도 있다. 아자르의 창업자 안상일 씨는 과거 금융위기로 회사가 무너지면서 8억 원의 빚을 졌다고 한다. 10번이나 창업에 도전했지만 모두 실패했고, 마침내 결실을 맺게 된 것이 지금의 앱, 아자르다. 불확실한 미래에도 굴하지 않는 국내 굴지의 스타트업들, 10번의 실패 이후에 보란 듯이 성공한 아자르, 아자르의 성공 사례는 그들의 도전정신에 대하여 다시금 생각해보게 한다.


작성자_하수빈(sb03220@hanmail.net)



(하) 편에서 계속됩니다.




<참조>

이문규, 세계 1위 소셜데이팅 앱 '틴더' 한국 상륙, IT동아, 2015.05.15. https://it.donga.com/21181/

김소연, 세계적 데이팅앱.. 한국에선 고전하는 까닭, 한국일보, 2015.12.12.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201512120534174686

이현수, 쓱 밀어서 고백...Z세대 '만남의 광장' 한국서 통했다, 전자신문, 2020.08.09. https://www.etnews.com/20200807000196 

구서윤, 코로나19에 데이팅 앱 인기…지난해 글로벌 이용자 지출액 3조 3000억원, 매트로신문, 2021.02.21.

https://www.metroseoul.co.kr/article/20210221500197


김성모, K앱 또 ‘잭팟’… 영상채팅 ‘아자르’ 1조9000억에 매각, 동아닷컴, 2021.02.11, https://www.donga.com/news/Economy/article/all/20210211/105380070/

장현지, 영상 메신저 앱 '아자르', 2조원에 팔린 이유, IT동아, 2021.02.17, https://it.donga.com/31629/

이진혁, 창업 10번 실패한 서울대 창업 동아리 회장, 세계 사로잡다, 조선비즈, 2021.03.04, https://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21/02/25/202102250327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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