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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kt monday Apr 12. 2021

[월말세일]032호 ESG 경영 (하)

정유업계, KT, 유니레버, 풀무원, SK그룹

(상) 편과 이어지는 글입니다.



일상 속 ESG를 실천하는 생활용품 회사 유니레버의 저력

- Dove의 'Self-Esteem Project'



글로벌 ESG경영에 본보기가 되고 있는 유니레버는 환경, 사회문제, 젠더, 인종 등 다양한 영역에서 소비자와 노동자의 더 나은 삶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유니레버는 ESG 경영의 선두주자로 이미 너무나 많은 사람들에게 익히 알려져 있어 이 칼럼에서는 내가 경험한 일상 속 유니레버의 저력을 소개해보려 한다. 세계 1, 2위를 다투는 생활용품 기업인 유니레버 속 다양한 브랜드는 우리 일상에 밀접하게 관여하고 있다. 도브, 립톤, 바셀린, 스너글 등 매일 사용하는 바디케어 제품부터 음료나 아이스크림과 같은 식품까지, 유니레버는 우리가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도 망각할 만큼 생활 곳곳에 무의식처럼 자리하고 있다.


무의식이 갖는 힘은 상상 그 이상이다. 나에게 하는 말이 아니라 할지라도 부정적인 언행을 접한다면 어느 순간 무의식에 각인되어 분명 좋지 않은 영향을 받게 된다. 긍정적인 것도 마찬가지다. 매일 아침, 거울을 보며 스스로에게 칭찬을 하라는 조언은 처음에는 별 효과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작은 말 한마디가 쌓이고 쌓이면 분명 무의식적으로 스스로에 대한 좋은 평가로 이어져 자신감과 용기를 갖게 되는 것이다.


내가 사용하고 있는 도브의 샤워 무스 용기에는 이러한 문구가 조그맣게 적혀 있다. “Building Girls’ Self-Esteem.” 사실, 이 샤워 무스 용기를 몇 통이나 비우는 동안 이 문구가 어떤 프로모션의 일환인지, 어떤 활동을 하며 대상은 누구인지에 대해 전혀 찾아보지 않았고 찾아볼 생각도 없었다. 그러나 매일 아침 샤워를 할 때마다 이 문구에 계속 눈길이 멈추었으며, 자세한 건 모르지만 ‘도브’라는 브랜드가 청소년들의 자존감을 향상시키기 위해 힘쓰고 있다는 느낌은 언제나 전해졌다. 지구 어디에서든 여성의 자존감을 지지하고 중요시하는 누군가, 어떤 집단이 있다는 생각은 그 자체만으로 매일 무의식적인 응원을 받고 있다는 느낌이다.


유니레버의 ESG 파워는 바로 이런 저력을 가진다. 유니레버의 수많은 브랜드들은 애플이나 룰루레몬 같은 매니아층은 적지만, 자신이 어떤 브랜드의 무슨 샴푸를 쓰는지도 모르는 무의식으로 점철된 일상을 뚫어내는 한 가지 긍정적인 메시지로 결국 세상과 사람들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인도하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도브의 ‘Building Self-esteem Project’는 각국에서 다양한 프로모션으로 홍보하고 있는 도브의 대표적인 ESG 전략이다. 일본에서는 단 7%이 여학생만이 스스로의 모습에 대해 만족하고 50%에 달하는 여학생들이 자신의 몸에 대한 낮은 자존감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학생들이 스스로의 몸에 대한 자존감을 키우고 당당해질 수 있도록 도브는 학생들에게 몸에 대한 올바른 의식을 쌓을 수 있는 교육을 해오고 있다. 또한, 도브 홈페이지에는 ‘Dove Self-Esteem Project’라는 메뉴를 따로 만들어 어린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몸에 대한 지식과 존중감을 배울 수 있도록 부모를 위한 지침서와 애니메이션을 함께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유니레버는 어떤 회사도 따라올 수 없는 특유의 ‘침투력(!)’을 이용해 그 누구보다 효과적으로 자사의 메시지를 전한다. ESG가 기업 평판과 철학의 거대한 키워드가 된 지금, 경영뿐 아니라 마케팅 및 브랜딩, 홍보 전략까지 ESG를 필수로 고려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소비자들에게 가장 효과적인 ESG 마케팅을 꼽으라면 유니레버의 사례를 들 수 있지 않을까? 그 누구보다 소비자의 일상에서 깊고 잔잔하게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유니레버, 그의 발자국에 유니레버의 기업철학이 엿보인다.


작성자_이수현(provemyworth@naver.com)


그들의 뚝심 있는 고집이 통했다, 풀무원의 ESG경영

코로나로 인해 혼란스러워진 현 시국, 소비자들은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를 뒤로하고, 일시정지 라이프를 누리고 있다. 무심코 지나쳤던 주변을 돌아보면서 우리의 눈에 들어왔던 것은 환경과 인권, 지배 구조 등의 가치였다. (‘트렌드 코리아 2021’에서는 이를 ‘핵심 가치(Core value)’로 명명했다.) 이로써 코로나는 자동차를 타지 않고, 공장을 돌리지 않으면 지구에게 얼마나 이로운 지 몸소 경험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다.


소비자들의 ‘핵심 가치’에 대한 관심은 자연스럽게 기업의 ESG경영으로 이어졌다. 특히 식품산업의 경우, ‘ESG경영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가’에 대한 소비자의 주요 검증 대상이 되었다. 식품을 만들고 유통하는 과정까지 발생하는 다량의 일회용품과 쓰레기가 자주 여론에 노출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MRO(포장재) 논란의 시작은 마켓 컬리나 헬로네이처 같은 새벽 배송 기업에서 비롯되었다.) 이에 따라 수많은 식품기업이 ESG경영에 적극 투자하며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 속, 과거부터 ESG우등생 소리를 듣는 기업이 있으니, 바로 바른 기업 ‘풀무원’이다. 그렇다면 풀무원은 어떻게 ESG 경영을 실천하고 있기에 우등생 소리를 듣는 것일까?


물론 타 식품 기업처럼 풀무원도 ‘E(환경)’에 가장 신경 쓰고 있다. 풀무원은 ‘사람과 자연을 함께 사랑하는 LOHAS 기업’이라는 미션과 ‘식물성 지향’, ‘동물복지’의 방향성을 가지고 기후 변화 대응에 앞장서고 있다. 실제로 풀무원은 최근까지 ‘건강을 제면한 두부면’, 비건 인증 요거트 ‘식물성 액티비아’, 비건 라면 ‘자연은 맛있다 정면’ 등을 출시했다. 이 밖에도 ‘케이지 프리(Cage Free)’를 주장하며, 2028년까지 식용란 제품 모두 동물복지 달걀로 교체하겠다 밝혔다.


물론 풀무원은 ‘S(사회)’에도 힘쓰고 있다. 풀무원은 2000년대 초반 아름다운재단에 사회공익기금을 기부하는 것에서 시작해, 2005년부터는 임직원 가족이 참여하는 봉사 프로그램 등을 개설했다. 이 밖에도 2009년부터는 사회공헌봉사단 ‘로하스 디자이너(현 로하스 투게더 멤버스)’를 발족해 운영하고 있다.


한편, 풀무원은 일찍이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노력하며 ‘G(지배구조)’에 있어서도 신경을 기울여왔다. 실례로 이번 3월, 풀무원은 ‘2021 열린 주주총회’를 온오프라인으로 진행했다. 특히 이번 주주총회에서는 의안심사 과정을 온라인 생중계하였는데, ESG 경영 강화를 위해 정관 일부를 변경, 정관에 지속 가능 경영을 명시했다. 또한 풀무원의 총 8명의 경영진들이 ‘식물성 지향, ‘ESG’ 등 주주 관심사에 직접 답변하는 시간도 가졌다. 이밖에도 풀무원은 2018년부터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여 전문경영인 체제를 출범하였다. 글로벌 기준 지주회사 체제 확립으로 투명한 지배 구조 체제를 갖추며, 사외 이사의 비중을 일반 상장사 최고 수준인 63.6%까지 높였다. 여성 이사의 비율도 지난해 18.2%로 늘려 이사회 내 성별 다양성도 확보했다.


위와 같은 성과를 인정받아 풀무원은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주관한 ‘2020년 ESG 우수기업 시상식’에서 식품기업 최초로 4년 연속 ESG 통합 A+등급을 획득하며, 최우수기업상을 수상했다. 실제로 풀무원은 국내 ESG기업 평가 기준보다 한참 엄격한 수준으로 제품 개발부터 전 과정을 신경 쓴다고 한다.


풀무원은 이러한 사회적 인정 외에도 매출에 있어 ESG경영의 수혜를 보고 있다. ‘바른 먹거리’의 가치체계를 창사 이래로 고집해온 풀무원은 코로나 시국에 가장 큰 수혜를 본 기업이다. 현직자 인터뷰에 따르면, 풀무원은 이미 소비자들에게 공고하게 브랜드 이미지가 구축되어, 조류 독감이나 코로나처럼 바이러스에 대한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매출이 급증한다고 한다. 또한 풀무원이 만든 B2B 기업 ‘푸드머스’도 영유아 급식 업계에서 점유율 1위이며, 어느 유치원이 풀무원 푸드머스를 이용하고 있는 가도 맘카페 사이에서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다. 이에 따라 풀무원은 2020년 매출 2조, 459억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50% 성장이라는 이례적인 기록을 보였다. (물론, 코로나로 내식 시장이 성장하면서 식품기업 모두 수혜를 입은 것은 사실이다)


글을 쓰는 내가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풀무원의 선견지명과 뚝심 있는 고집이다. 어떤 부문이든 그러하겠지만, ‘가격경쟁력’은 식품 산업에서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그러나 과거부터 풀무원은 올바른 먹거리의 고집으로 가격경쟁력에서 한참 밀려왔다. 그러나 현 시국은 다르다. 소비자들은 이제 자신과 지구에 좋은 제품이라면, 가격에 상관없이 기꺼이 비용을 지불한다. 즉, 올바른 음식에 대한 풀무원의 고집이 통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풀무원은 더 나아가 ‘식물성 지향’ 식품에 대해 더욱 도전적인 투자를 해 나갈 것이라 밝혔다. 풀무원의 빠른 성장이 예상되는 가운데, ‘바른 먹거리’에 대한 다음 고집은 무엇일까?


작성자_하수빈(sb03220@hanmail.net)


SK그룹, ESG 성과 측정과 표준화 선도

생존은 살아있는 유기체에게만 적용되는 말이 아니다. 기업도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가지 않고 머무른다면 한순간에 도태되어 사라질 수도 있다. 코로나 19 팬데믹은 일상의 많은 것을 바꿔놓았고, 우리가 당연하다고 여기던 것들에 대한 환경 감수성이 커졌다. 이로 인해 친환경(E),·사회적책임(S)·지배구조(G)를 합친 단어인 'ESG'가 2021년 국내 재계의 최대 화두가 됐다. ESG 경영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 이를 실행하지 않는 기업은 소비자와 투자자를 비롯한 이해관계자들에게 외면받는 시대가 도래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SK그룹은 남다른 ESG 철학과 경영전략을 가지고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SK그룹은 2년 전부터 계열사의 사회적 가치 측정 결과를 공개하고 있으며, 최근 SK 이사회 산하에 ESG위원회 신설하여 꾸준히 ESG경영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사회적 가치를 어떻게 화폐화 단위로 측정하고 객관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까? SK그룹은 사회적 가치 연구원을 발족하고, 외부인으로 구성된 자문단에 조언을 구해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현재 그 기준에 따라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고 있다. 계열사별 성과 차이는 ESG경영을 촉구하는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SK그룹 계열사들이 어떤 식으로 ESG 경영을 하고 있는지 살펴보자.


SK하이닉스는 14일 ESG 경영 가속화를 위해 친환경 사업에 투자하는 10억 달러 규모의 그린본드를 발행했다. 그린본드는 환경친화적 투자에 필요한 자금 조달을 위한 용도로만 쓸 수 있는 특수목적 채권으로, SK하이닉스는 그린본드로 마련한 재원을 수질 관리, 에너지 효율화, 오염 방지, 생태환경 복원 등 친환경 사업에 투자할 예정이다. 또한, 2050년까지 재생에너지 활용 비율을 100%로 늘리는 'RE100'과 '탄소순배출제로' 선언 등 ESG 경영을 강화해나갈 것임을 밝혔다. HDD(하드디스크)를 모두 저전력 SSD로 대체하여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93%로 줄이는 사업이 그 예이다.


SK이노베이션도 친환경 강화 전략인 '그린 밸런스 2030'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자회사 SK종합화학 일부 지분 매각을 추진 중이며, 해외 셰일오일 광구도 매각하기로 했다. 탈탄소 목표 달성을 위한 일환으로 포트폴리오 전환을 가속화하고, 기존 동남아 지역 광구 개발에 집중할 방침이다.


SK가스는 E(친환경) 뿐만 아니라, S(사회적 책임)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독거노인, 노숙인을 대상으로 도시락 지원 등 '한 끼 나눔 온택트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올해는 무엇보다 코로나로 도움의 손길이 줄고 있는 취약계층 대상 봉사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비대면 봉사활동으로 점자도서, 전자책 등을 제작 및 전달하며, 지역 취약계층 학생들의 학업지원 프로그램 '희망메이커'를 진행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SK렌터카는 지속 가능한 ESG 경영을 위해 이사회 산하 ‘ESG위원회’를 신설했을 뿐만 아니라, SK그룹의 ESG 경영 행보에 발맞추기 위해  선제적으로 여성 사외이사를 새롭게 선임했다. 송원자 이사로, 감사위원회 위원의 역할도 맡게 됐다.


이처럼 SK 계열사들이 적극적으로 ESG경영에 동참하며, SK그룹이 한국 지속가능경영의 선구자로서 확실히 자리매김하고 있다. 경제적 가치뿐만 아니라 고객과 사회가 필요로 하는 여러 가치를 창출해야만 꾸준한 신뢰와 지속가능한 성장의 기회를 가질 수 있는 시대이다. 이 가운데  SK그룹은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Deep Change를 통해 고객과 사회의 신뢰를 바탕으로 더 큰 성장을 실현해 나가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ESG 측정과 표준화를 선도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는 점에서 SK의 ESG경영에 대한 이해도가 얼마나 깊은지 알 수 있었다. 이미 해외에선 기업의 지속 가능한 경영과 이에 따른 성과를 측정해 공시하는 것이 하나의 트렌드가 됐다. SK그룹이 국내에선 ESG 경영의 선두주자로 달리고 있는 만큼, 글로벌 시장에서도 ESG 기준 표준화에 충분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지 주목해볼 만하다.


작성자_김정민(kimjm2957@naver.com)




<참조>

도브 홈페이지, https://www.dove.com/us/en/dove-self-esteem-project.html


이경호, [기업 경영의 뉴 패러다임, ESG] 신한지주∙KT∙풀무원, ESG 평가 최고등급 `우등생’, 아주경제, 2021.03.23, https://www.ajunews.com/view/20210315092121313

안지예, 풀무원, 온·오프라인 주총 개최…“ESG 경영에 최선”, 시사오늘, 2021.03.25, https://www.sisao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25535 

범찬희, ESG 경영 선도하는 풀무원, 팍스넷뉴스, 2021.04.01, https://paxnetnews.com/articles/72590


안재광,최태원 SK그룹 회장 "ESG는 기업 경영의 새로운 규칙", 한국경제, 2020.10.28, https://www.hankyung.com/economy/article/2020102800631

이수지,  SK가스, 독거노인·노숙인 대상 '한끼 나눔 온택트 프로젝트' 실시, 메트로신문, 2021.03.25, https://www.metroseoul.co.kr/article/20210325500288

권가림, [2021 파워기업] SK, ‘新 기업가 정신’ 무장… 투자 전문회사 도약,Moneys 2021.04.05, https://moneys.mt.co.kr/news/mwView.php?no=2021040217398069334

이광영, ESG에 꽂힌 기업, 친환경 사업구조 전환 본격화,it조선,2021.04.06, http://it.chosun.com/site/data/html_dir/2021/04/02/2021040201927.html

이상래, SK하이닉스, ‘새 기업가 정신’ 실현… DI&E·ESG 경영 본격화, 매일일보, 2021.04.06 http://www.m-i.kr/news/articleView.html?idxno=815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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