괌에서 마주한 태풍 망쿳의 위력

우리가 환경을 보호해야 하는 이유

지난 주 일요일에 아이들을 데리고 10여년 만에 해외여행을 떠났습니다. 휴양지로 유명한 괌 PIC였지요. 간 날부터 날은 흐렸고 가이드에게 좋지 않은 소식을 들었습니다. 바로 태풍이 온다는 것이었습니다.

'태풍! 뭐 태풍이야 워낙 한국에서도 만나봤는데 뭐가 그리 큰 문제겠어'하는 담담한 마음, 약간의 안일한 생각으로 바다에서 물놀이를 못 한다는 것만 아쉬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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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태풍을 마주하는 호텔 직원들이 심상치 않았습니다. 철문을 치고 모래주머니를 그 위에 올리고 정말 전쟁이라도 있는 것 처럼 앞뒤 문을 꼭꼭 잡그고 유리창 앞으로 구멍없는 셔터를 내렸습니다. 괌 근처 해양이 태풍의 근원지로 뉴스에서 많이 듣긴 했지만, 매번 생각하던 휴양지 모습에서 생각하기 힘든 낯선 모습들이었습니다. 근데, 조금 지나서 알았죠! 절대 이들의 기우가 아니었음을요.

611216110012690768_1.jpg 출처: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12690768&code=61121611&cp=du

태풍 망쿳이 가장 가까이 왔던 그 월요일은 재난 영화의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전원이 끊겨 비 사이로 보이는 대부분의 괌지역은 어둠에 휩싸였고 호텔 유리창은 당장이라도 부서질 듯이 소리를 질렀습니다. 우우~하는 바람소리에 쿵쾅쿵광거리는 유리창... 당연히 모든 호텔의 유리창은 잠겨졌고 베란다론 나갈 수 없었습니다.


그나마 PIC는 자체 발전기가 있어 전기가 들어왔습니다. 티비라도 볼 수 있었지요. 엘레베이터는 한대만 운영되었고요. 그래도 그나마 다행이었습니다. 27층서 식당까지 걸어올라가도 내려가지 않아도 되었으니까요. 밥먹고 티비보고 호텔 수영장엔 쓰러진 나무들로 난리이고. 왜 이렇게 괌에 사는 사람들이 만만의 준비를 하고 있었는 지 알 수 있었습니다.

가장 압권인 것은 바로 호텔벽에서 쏟아지는 빗물이었습니다. 너무 많은 비가 몰아치니 벽 사이에서 콸콸하고 빗물이 방안으로 들어왔습니다. 수건이란 수건은 죄다 가져다 막고 짜고 다시 놓기를 여러번 했습니다. 저녁 먹으러 나가는 길에 들은 것은 다른 층 사람들의 한숨들이었습니다. 그 집은 바닥에 다 들어차서 방 입구까지 물이 찼다고 하더군요. 호텔이 아니라 물텔이라고... 이 말에 우린 그나마 낫다며 안심했었습니다.


바람소리와 빗물때문에 무섭긴 했으나 겨우겨우 잠들고 아침이 되었습니다. 아침엔 어제의 그 바람은 사라졌고 새로운 세상이 되어 있었습니다. 흐리지만 확실히 태풍의 무서움은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거리 곳곳에 떨어진 나뭇가지들과 반이 부러진 나무들, 뿌리째 뽑힌 나무들이 태풍의 위력을 증명해주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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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괌에서 겪은 것 같은 태풍이 몰아친다면... 솔직히 너무 상상하기 무서운 일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괌이야 건물도 좀 낮고 아무래도 인구밀집도도 낮으니까 큰 피해가 없었을 지 모르지만, 우리나라엔 고층 건물도 많은데. 이번에 필리핀에 들이닥친 망쿳이 끼친 피해를 감안해보면, 정말 아찔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요즘 온난화로 더욱 강력해진 태풍의 위력! 그 중심 가까이에서 태풍을 느끼고 온 저로선 진짜 무섭다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 이대로 계속 온난화가 가속된다면 어찌 될런지... 너무 걱정되는 하루였습니다. 이제부터라도 더욱 열심히 환경을 보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해야겠지요. 일회용품 쓰지 말고 물도 전기도 아끼고요. 더 큰 태풍이 오는 건 생각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직접 몸으로 느낀 태풍의 위력에 다시 한번 인간의 하찮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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