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집사가 되었다옹
유기묘 꼬야를 입양한 지 만으로 3개월이 넘었습니다. 3개월... 서로 알만큼 알고 친해질 만큼 친해진 시간입니다. 꼬야를 보면서 꼬야의 진짜 엄마가 궁금하고 왜 이 녀석은 그루밍을 잘 못하는 지 걱정되는 건 그만큼 마음을 많이 줬기 때문이겠지요. 이젠 1살하고 1개월이 된 꼬야는 처음보다 많이 덜 먹고 처음보다 많이 안 뜁니다.
진짜 성묘가 되어 이젠 낚시대를 따라 미친듯이 뛰진 않습니다. 처음엔 진짜 조금만 흔들어줘도 미친듯이 뛰어다니던 녀석이 그새 적응이란 적응은 다 되어서 낚시대 따위의 유혹은 물리치고 있습니다. 사냥놀이를 할 때에도 머리를 쓰고 고민을 해야하다니... '정말 너 빨리 적응하는구나!'
3.2kg에서 3개월 후 4.2kg. 1kg일 뿐인데 작은 동물에겐 어마어마한 숫자같습니다. 훨씬 커지고 튼튼해진 느낌이 나더라고요. 무게도 무게지만, 먹는 것은 어찌나 고급지셔졌는 지. 처음엔 참치캔이라면 환장하던 녀석이 이젠 비싼 캔 아니면 거들떠 보지도 않습니다. 사료도 점점 고급으로 바뀌게 되네요.
얼마 전에도 사상충 예방접종을 했는데요. 이번에 정말 덜 들어가서 16,000원이 나왔습니다. 턱드름때문에 약먹을 땐 일주일에 7만원 넘게 나왔으니까요. 하루에 약 2번인데 1포당 5,000원 꼴이더군요. 동물을 키우면 돈이 많이 든다는 사람들의 말을 절감하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아직까진 들어가는 돈보단 귀여운 생명체와 함께 한다는 기쁨이 훨씬 더 큽니다. 따뜻한 집에서 맛있는 밥을 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감사할 따름입니다.
꼬야가 제일 무서워하는 6살짜리 저희 아들내미에게도 말합니다. '꼬야는 니 동생이란다. 엄마가 입양한 거야. 잘해줘야해. 엄마없이 얼마나 무섭겠니?' 이렇게 말이죠. 그래도 저희 아들내미는 도망다니는 꼬야 뒤를 쫓아다니는 것이 즐겁나 봅니다. 시간이 지나면, 아들도 커서 어떤 것이 꼬야를 이뻐하는 것인지 알게 되겠지요.
하지만, 꼬야에게 3개월이면 인간에게 적응되고도 남는 넉넉한 시간인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