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고양이처럼... 본능대로 살아볼까요?

고양이를 키우면서 느끼는 것 중에 하나가... 개보다 고양이가 더 행복할 것 같다는 것입니다. 

개는 주인이 이것저것 가르키고 시키고 하잖아요. 근데 고양이는 잘 따라하지 않습니다. 

저는 못하는 게 아니라 안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밥 줄 때는 귀신같이 주방 입구를 지키고 있습니다. 더 맛있는 걸로 더 많이 내놓으라는 무언의 압박을 하면서요. 

원하는 것은 귀신같이 요구하면서, 정작 교육받는 건 안합니다. 저희 집 꼬야는 유기묘였었거든요. 다행히 다른 유기묘보다는 좋은 환경에서 살았어요. 동물센터 사무실에서 개냥이로 컸거든요. 개와 함께요~ 

저희집 꼬야에요. 이제 산지 1년2개월에요.

그래서인지 엄청 잘 문답니다. 놀자고도 물고 기분나빠서도 물고 그냥 심심해서도 물고. 이건 원 고양이인지, 강아지인지 모를 지경입니다. (강아지는 안 키워봐서 잘 안 물수도 있을텐데.. 제 느낌엔 그렇다는 것입니다.) 

갑자기 지 기분에 따라 물어대니 정말 깜짝 깜짝 놀라기도 해요. 

신기한 것은 그러면서도 고양이가 사랑스럽다고 느끼는 거죠. 정말 신기한 것 같아요. 저는 깊이 물린 적도 있고 꼬야 발톱으로 심하게 할퀸적도 있는데... 그래도 고양이가 이뻐보여요. 그냥. 어떤 상황에서도 고양이는 이쁜 존재인 것 같습니다. 과학적으로도 고양이의 생긴 모습이 인간이 좋아하는 모습이라고 하네요. 작은 얼굴, 둥근 눈, 가벼운 몸, 보송보송한 털까지. 인간이 이뻐하는 존재인 것을 그들도 아나봅니다. 정말 자기 기분대로 살거든요. 

고양이처럼 자기 기분따라 사는 건 어떤 걸까? 간혹 부러울 때도 있습니다. 어디서 돈 벌어오지 하는 걱정도 없고, 오늘 저녁에 뭐 해먹어야 하나 작지만 곤란한 결정을 해야하는 경우도 없습니다. 그저 자고 싶을 때 자고 일어나고 싶을 때 일어나고 배고프면 울고 응가마려우면 싸면 되는거죠. 무소유의 삶이 그런 것이 아닐까요? 주인이 가르쳐도 가볍게 무시하죠. 고양이처럼... 인생을 산다면... 고민은 없을 것 같습니다. 

물론, 집고양이의 이야기겠죠. 길에 사는 아이들은 하루하루가 전쟁일 것입니다. 그래서인지 길고양이의 삶이 더 인간의 삶에 가깝다고 생각이 들더군요. 우리는 전투에 전투를 하며 삶을 살아갑니다. 누구나 자신만의 십자가가 있고 그것을 이겨내기 위해 노력합니다. 삶의 전투에서 비껴서 있는 집고양이들의 삶이 조금은 부럽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본능대로 다 표현할 수 있는 그 모습이. 나도 그렇게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도 듭니다. 

집고양이에게 부족한 걸 하나만 꼽으라면, 바로 밖에 자유롭게 나다니지 못하는 자유가 아닐까요? 하지만, 그 자유를 얻는 대신 너무나 많은 것들을 내려놔야할 것입니다. 먹을 것, 자는 곳, 이뻐해주고 응가도 치워주는 집사까지. 고양이처럼 사는 것이 마냥 좋은 것은 아니겠지만, 단 하루 정도는 아무 생각없이 본능에 충실한 생활을 해보고 싶습니다. 아무것도 꺼릴 것 없이 자유롭게요... 고양이처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