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 사례로 본 소비자 인정 마케팅 법칙
작년부터 착한 기업이 크게 회자되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소비자 사이에서 착한 기업으로 인정되면, 그 충성도는 가히 다이아몬드급이 됩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오뚜기입니다. 갓뚜기라고 칭해지면서 청와대에 입성까지 한 오뚜기사의 경우엔 소비자들이 착한 기업하면 떠오르는 첫 번째 회사가 되었습니다.
다른 기업들이 라면값을 올릴 때도 꿋꿋하게 가격을 안 올리고, 직원의 99%가 정규직인 회사! 보기드물게 소비자를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모습에서, 비정규직이 만연한 처참한 취업시장에서 (God)+오뚜기 = 갓뚜기로 불리만큼 착한 기업입니다. 물론, 100% 오뚜기가 잘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내부자거래로 인하여 눈쌀을 찌푸리게 할 때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오뚜기를 착한 기업으로 인정하는 소비자들은 제품을 구매할 때 이젠 이왕이면, 오뚜기를 외칩니다.
가장 저렴한 정가를 가진 오뚜기 라면의 선전으로 라면시장의 강자, 농심의 매출이 흔들리고 레트로 음식의 새 장을 열고 있는 대기업인 CJ, 청정원는 3분카레로 원조 오뚜기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소비자가 오뚜기가 사랑받게 된 원인은 무엇일까요? 저는 실천력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마케팅을 할 때, 뭔가를 꾸미거나 속이는 것이 아니라, 진실된 마음이 느껴지도록 진심을 다 한다면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오뚜기가 사랑받게 된 그 이유도 바로 그 뚝심과 실천력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솔직히 일반 기업 입장에서 99% 정규직화는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수 많은 비정규직에 대한 유혹이 있었을 것입니다. 다 알다시피 비정규직으로 고용한다는 것은 그 만큼 기업입장에선 비용절감, 수익개선으로 이어질테니까요. 하지만, 오뚜기는 그 유혹을 물리치고 다른 선택을 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 선택을 소비자들이 인정하게 된 것이지요.
오뚜기 이념을 보면, 신기하게 사시라는 것이 있습니다. 보통 기업 철학이라는 말을 쓰는데요. 오뚜기는 사시라는 명칭을 씁니다.회사의 시라고 표현한 것이지요. 내용은 '보다 좋은 품질, 보다 높은 영양, 보다 앞선 식품, 인류 식생활 향상에 이바지 한다.' 입니다. 옆의 상세 설명이 있어서 주제를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해놨습니다.
저는 솔직히, 오뚜기에 들어가면 메인 화면에 갓뚜기라는 말이 있거나, 정규직 99%라는 점을 홍보해놨을 거라 생각했었습니다. 일반적으로 내가 잘하는 부분, 잘난 부분을 광고하고 싶은 것이 기업의 마음일테니까요. 하지만, 어디를 봐도 그런 말도 없었습니다. 그저 고객들에게 좀 더 다양한 레시피를 알려준다거나, 오뚜기 카레가 50주년되었다는 홍보를 볼 수 있었습니다. 사이트를 보고 겸손한 오뚜기의 마케팅에 더욱 반하게 되었습니다. 진심이 있는 착한 사람이 언젠가는 인정받듯이, 소비자들도 이젠 착한 기업을 알아보고 응원합니다. 언제까지나 소비자를 생각하는 그 마음이 변하지 않기를 기대해봅니다. 오늘은 새로 나온 훠궈 마라탕 소스라도 사서 먹어봐야겠습니다. 50주년 된 오뚜기 카레를 사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