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불 밖은 춥지만, 얼어죽지는 않을 것 같다
최근 몇 개월은 성과라고 말할 수 있는 게 없었다. 물론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어느 정도 안정된 패턴을 가져가고는 있다. 하지만 육아를 전담했다 한순간에 외벌이가 되었다가, 뭔가를 시작했다가 갑자기 끝나버렸다가, 어쨌든 그냥 버텼던 것 같다. 좋은 일도 있었고 좋지 않은 일도 있었다. 그래도 알게 모르게 입었던 데미지들은 서서히 회복하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다.
특히 새로운 프로젝트를 한꺼번에 시작하면서, 미래를 향해 달려가는 분들과 새로 만나 교류하는 건 나에게도 분명히 긍정적인 영향이 되고 있다. 또한 이런 분들에게 어려움을 버텨내는, 그리고 새롭게 시작하는 것들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내는 용기를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음을 느낀다. 한편으로는 내가 처음에 프리랜서를, N잡을 시작할 때를 돌아보게 된다. 지금도 나는 이러한 용기를 가지고 나아가고 있는 중일까.
얘전에 협업 건으로 한 대표님을 만났을 때, 힘들었던 순간을 담담하게 어제 점심 메뉴가 무엇이었는지였던 것처럼 이야기했던 걸 들었다. 그리고 내가 그 당시 겪었던 어려움에 대해서도, 지금은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분명히 힘들지 않을 수는 없겠지만,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최선을 다하는 시간들이 모이다 보면 어려움이 서서히 지나갔던 것이다.
돌이켜 보면, 나 역시도 그래 왔던 것 같다. 안정적인 회사에서 스타트업으로 이직하면서 겪었던 적응의 어려움, 프리랜서를 처음 시작했을 때 일이 없어 한 달에 40만 원만 벌었을 때. 하루하루 그 날의 할 일을 하고, 그저 무너지지 않고 이전으로 되돌아가지 않기 위해 버티다가 어려운 순간들을 빠져나왔던 것 같다.
이렇게 버티고 이겨내는 과정들을 반복하다 보면, 내가 봤던 사람들처럼 단단해지지 않나 싶다. 어려움은 맞지만 그 어려움을 해결하고 버티다 보면 어느 순간 해결이 되고, 그런 경험들이 쌓여 단단해지는 것이다.
그리고 요즘에는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아이를 보면서 또다른 걸 느낀다. 아이는 호기심이 많지만, 대부분의 것들이 새롭다 보니 두려움도 많아 보인다. 미끄럼틀이 재미있어 보였는지 그 앞에 섰지만, 막상 앞에 서니 생각보다 높아 보였는지 타기를 주저했다.
"아빠가 먼저 타볼까?"
내가 신나게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오자, 아이도 용기를 내서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왔다. 그 순간 하나의 생각이 들었다. 이 아이도 이렇게 두려움을 극복하는 걸 반복한다면, 조금 더 단단한 사람으로 크겠구나 하는 생각이었다.
그러고 이제 집에 가려 했는데, 아이의 말이 들려왔다.
"또 탈거야. 안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