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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태껏 실패하면서 살았나.

과거를 돌아보는 시간은 최소 '한 번쯤' 있어야 한다.

by 센치한 작가

개인에게 반드시 필요한 과거를 돌아보는 시간

이 글을 쓰고 싶은 생각은 별로 없었다. 하지만 이틀 전, 금요일에 그 발단이 터지고 말았다. 그제 또는 어제 이 글을 작성하려고 하다가 몸 그리고 마음이 지쳐 조금 회복되어 있을 때 이 기록을 남기려 한다.

정말 개인에게 각자의 과거를 돌아보는 시간은 필히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다행스럽게 지금은 브런치라는 SNS라는 곳에 간간이 기록을 하고 있고 예전에 매년 한 번씩, 약 10년 가까이 제대로 하지 못했지만, 그 해와 직장을 회고하는 습관이 있었고 때때로는 일기를 어딘가에는 기록하는 습관이 있어 이어오고 있다. 과거의 기록을 보면 참 오글거리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지만 그때 나는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구나라는 것을 보니 새록새록 기억이 나고 즐거운 때가 있다.

과거를 돌이켜보며 어떠한 일이 있었고 이 일에 대해 반성하거나 아니면 뭔가 느끼는 게 있어서 기록을 한다면 스스로에게 거름을 주는 것이다. 기록은 정말 스스로에게 도움이 많이 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어땠는가.

20대부터 내 인생을 한 줄로 써본다면 나는 20대 초반에 군생활을 시작하여 이제는 40대 중반이 되었고 29년부터는 다른 직장을 가져야 하는 사람이다.

지금은 이제 직장생활을 20년 가까이하다 보니 어떻게 해야 할지 터득한 것이 있어 예전처럼 스트레스를 받고 있지 않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하루하루 직장에 치여 진짜 미래를 볼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그래도 다행스러웠던 것은 미래를 보고 싶어 고개를 제대로 들어보지 못했지만 고개를 들어 실눈을 떠서라도 나의 미래에 대해 그려보려는 노력을 했다는 점이 있었고 나는 현재 이런 모습이지만 나중에는 괜찮아질 수 있을 거야라는 마음가짐은 버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20대 초반 나의 부모님은 나의 부동산 명의를 이용하여 내 미래의 집이 될 땅을 사놓겠다고 얘기를 했다. 나는 어차피 그 땅의 가치는 있을 것이니 흔쾌히 허락했다. 그때가 20대 초반이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시절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악수가 되어 내 인생에 걸림돌로 옥죄여 왔다. 왜냐면 그 땅은 성북동 무허가건물이 있는 땅이었다. 그러나 그곳은 땅이 아니라 건물이었고 아버지는 땅을 산 것이 아니라 건물을 샀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사기를 당한 것이었다.

그곳이 재계발된다는 소식은 2000년대 초반에 이야기가 나왔던 것으로 예전에 계획으로는 지금 시점에 벌써 건물이 올라갔고 그 과정에 우리는 모아놓았던 돈을 그곳에 투자하여 그 집에 사는 것이 부모님이 생각하던 미래였다.

그 미래의 과정이 제대로 되는 것이 별로 없었다. 원래 재계발은 그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것을 나는 그 시점에는 당연히 몰랐고 부모님 역시 몰랐던 것이다. 그저 청사진만 그렸던 부모님의 생각에 나는 따라갔던 것이었고 그게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은 몇 해전 느끼긴 했지만 부모님은 언젠가는 제대로 되겠지라는 생각에 여전히 놓지 못하고 있었으나 최근에 그 심정의 변화가 있어 나에게 얘기를 하셨다.

올해 6월까지 그 건물이 있는 땅을 사려면 약 3억의 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제 그것은 불가에 가까운 시점까지 왔다. 그래서 얘기를 한 것이다.

어떻게 보면 아버지의 계획 속에 내가 들어가 있어 피해를 본 것이다. 솔직히 그것만 없었다면 다른 아파트를 사서 그 집에 살고 있었을 텐데 말이다.


이 서운함을 장모님이 금요일에 제대로 터트린 것이다. 본인 딸이 이것 때문에 고생하고 있으니까 말이다. 모아둔 돈도 현재 없다. 이래저래 살다 보니 돈 모을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아내는 착하지만 경제에 대해 많은 관심이 없다. 지금도 그런 편이다.

나는 하루하루가 어려워 우리 집의 경제적 상황에 대해 무관심했었다. 나는 이런 최악의 일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가정을 하고 매일매일 살았을 뿐이었는데 그게 잘못된 것이다.

한 집을 책임져야 하는 가장이 이런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가정을 하여 돈을 어떻게든 조금씩 모아놨어야 하는데 그것을 하지 못했다. 그게 가장 큰 잘못이다. 나는 아내 탓을 하고 싶지 않다.


현재 40대 중반 사람들 많은 사람이 가지고 있는 집 한 채가 없냐는 것으로 비판을 하니 참 서운했다. 그래서 이제부터 뭔가를 하고 있다고 얘기를 하고 대화를 끝내고 나왔다. 그저 내가 이 난관을 헤쳐나가야만 한다.

우리의 빚이 약 1억에 가까운 액수가 있으나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만약 나의 부동산 명의가 있어 그 집을 사서 그 빚을 갚으며 살았다면 괜찮은 시나리오지만 그 생각을 해봤자 이제는 소용이 없다. 여태껏 무관심하게 썼던 돈을 갚기 위해 더 많은 돈을 벌어야만 한다. 지출도 줄여야만 하고 돈도 더 벌어서 모아야만 한다.


결론

깨달은 것이 있다. 부모는 자식의 앞길에 가로막는 일을 하면 안 된다는 것을 제대로 몸소 깨달았다.

지금 나는 너무나도 많이 복잡히 엮여 있다. 어떻게든 벗어나려고 했지만 부동산 명의 건 등 이런 일 때문에 여전히 엮여 있고 아내 역시 너무나도 많이 복잡히 엮여 있어 빠져나오기가 힘들다.

장모님은 같이 살던 분이 돌아가셔 어려움을 겪고 있어 매주 그 이상 찾아오며 의지하고 있으며 장인은 장사를 하면서 어려움에 부닥쳐있고 그 어려움을 같이 공유하고 있다. 40대 중반이 되어가고 있는데 적지 않은 시간을 각자 부모님에게 써야만 하는 것이 매우 잘못된 것이다.

나는 아이를 이렇게 키우지 않기로 다짐했고 그 공부를 조금씩 하고 있다.


하루하루 미래에 대한 계획 없이 제대로 된 성찰 없이 살고 있다면 결국 나처럼 실패에 가깝게 될 것이다. 그래서 천천히 해도 되지만 인생에 정말 중요한 것이 '자기 계발'이라고 무수히 강조하는 것이다.

부모에게 의지하고 싶은 생각은 1도 없다. 현재까지 그들로 인해 꼬여진 끈을 풀어주길 바랄 뿐이지만 그것 역시 쉽지 않다. 그들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사랑스러운 아내가 있고 튼튼한 두 아이가 있기에 실패라고 생각하고 싶지 않다. 실패했다고 하면 그들까지 부정하는 것이 되는 것 같기 때문이다.

나는 그저 많은 사람들이 이것을 보고 뭔가를 느끼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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