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 없는 것은 오직 하나 '사상적 설계자'이다.
주식투자를 하는 분들 중에 특히 미국주식 중 '팔란티어'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피터 틸이 팔란티어일까요? 아닙니다. 피터 틸은 지금 미국을 설계하는 사람 중 하나이지만 그 그룹 중 리더 격입니다. 1기 트럼프와 2기 트럼프가 분명 뭔가 가다르다고 느끼는 분들이 정말 많을 겁니다. 왜 다를까요? 1기 트럼프에는 없었고 2기에는 피터 틸이 있기 때문입니다.
피터 틸(Peter Thiel)이라는 인물을 단순히 '성공한 사업가'로만 소개하기에는 그의 사상적 영향력이 매우 거대합니다. 그는 현대판 '기술 철학자'이자, 실리콘밸리의 주류 사상에 반기를 드는 '반역적 설계자'입니다. 우리도 그런 사람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실리콘밸리의 전설 피터 틸은 단순한 투자자가 아닙니다. 그는 교육 시스템의 모순을 지적하고, 인류의 미래 방향성을 제시하는 '사상적 리더'입니다. 많은 이들이 묻습니다. "우리나라는 교육 열풍도 뜨겁고 인재도 많은데, 왜 세상을 뒤흔들 사상을 던지는 '한국의 피터 틸'은 나오지 않는 걸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우리에겐 그보다 더 강력한 '홍익인간'이라는 원형 사상이 이미 존재합니다. 다만 그 위대한 엔진에 '혁신'이라는 점화 플러그를 꽂을 사상적 설계자가 부재했을 뿐입니다.
1. 피터 틸: 경영의 탈을 쓴 '철학적 반란자'
피터 틸을 이해하려면 그의 저서 《제로 투 원(Zero to One)》에 담긴 철학을 보아야 합니다. 그는 단순히 돈을 버는 법이 아니라, '아무도 보지 못하는 진실'을 찾는 법을 가르칩니다.
역발상(Contrarian) : 그는 늘 묻습니다. "당신은 동의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이 동의하지 않는 중요한 진실은 무엇인가?" 이 질문은 남들과 똑같은 정답을 찾는 한국식 교육에 정면으로 도전합니다.
모방 욕망의 거부: 그는 프랑스 철학자 르네 지라르의 제자로, 인간이 타인을 질투하고 모방하느라 진정한 혁신을 놓친다고 비판합니다. 남과 경쟁해서 이기는 것이 아니라,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독점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그의 핵심 사상입니다.
2. 끊어진 맥락: '성공'에 눈멀어 '철학'을 놓친 대한민국
대한민국은 지난 70년간 유례없는 성장을 이뤘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치명적인 누락이 발생했습니다. 바로 '고유의 철학을 현대적 발전과 연결하는 작업'입니다.
박제된 유산: 다산 정약용의 실학적 국가 경영론은 이미 서구의 공리주의보다 앞서 있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서구 시스템을 복제해 '추격'하는 데 급급했습니다.
성장의 역설: 매슬로의 욕구 단계설 중 '생존'에 올인하느라, 우리가 가졌던 위대한 '홍익(弘益)'의 가치를 현대 비즈니스와 교육에 녹여낼 여유가 없었습니다. 발전의 속도가 사유의 속도를 앞지르며 발생한 '사상적 진공 상태'가 지금의 현실입니다.
현재 지식의 창고라고 불리는 서점에 베스트셀러를 보면 상당 수가 성공에 관한 내용 그리고 돈을 잘 버는 내용을 담은 책이 많습니다. 물질은 그저 물질일 뿐입니다. 그것이 정신을 지배할 수 없습니다. 물질을 많이 가진 사람이 공허해하는 경우가 상당수 많습니다. 그런데 매우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물질을 쫓고 있습니다. 물질을 쫓는 게 나쁜 건 아닙니다. 부족한 것만큼 서러운 것은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거기에 너무 많은 사람과 그리고 시간이 그 분야 몰리고 있기 때문에 그게 안타까울 뿐입니다.
3. 피터 틸이 한국 교육을 본다면? "교육은 보험이 아니라 투자다"
피터 틸은 대학 교육의 거품을 비판하며 '틸 펠로우십(Thiel Fellowship)'을 만들어 천재 학생들에게 자퇴 후 창업을 권유합니다. 이는 학벌이 생존의 '보험'이 된 한국 사회에 커다란 시사점을 던집니다.
한나 아렌트가 경고한 '사유의 불능'이 시스템적으로 강화된 한국 교육에서, 학생들은 '0에서 1'을 만드는 법이 아니라 '1을 n으로 복제하는 법'만 배웁니다.
홍익인간의 본질은 각자의 고유함으로 세상을 이롭게 하는 것인데, 지금의 교육은 고유함을 죽이고 등수만 남겼습니다. 진짜 문제이지 않습니까? 저는 그런 측면에서 바라봤을 때 지금 이 시기가 참 안타까울 뿐입니다.
우리는 사상을 새로 발명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미 단군 할아버지 이래 내려온 '홍익인간'이라는 위대한 혼이 우리 안에 숨 쉬고 있기 때문입니다. 필요한 것은 그 혼을 피터 틸과 같은 차가운 지성, 그리고 파격적인 혁신력과 다시 연결(Reconnect)하는 작업입니다.
그런데 왜 그런 혁신가가 나타나지 않을까요. 다음 편에 그걸 한 번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대한민국이 유럽처럼 활력을 잃지 않고 다시 도약하는 길, 그것은 우리 손에 든 '홍익인간'이라는 오래된 보물을 현대적 언어로 다시 갈고닦는 데 있습니다. 정답을 맞히는 교육에서 질문을 만드는 사유로 전환될 때, 비로소 세계를 리드할 한국의 사상가가 등장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