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함께 하는 저녁식사 시간.
아이에게 곧 한국에 갈 예정인데, 꽤 오래 있다가 올 거라고 설명해 주던 중이었다.
한국은 여기에서 아주 먼 곳에 있어서 가는 길이 굉장히 오래 걸리니까
한번 가면 여행보다 더 오래 있다가 오는 거라고 설명해주고 있었다.
아이가 고개를 끄덕끄덕 하더니
좋은 건 다 오래 걸리네,
우리 마요르카 갈 때도 오래가야 했고
어제 (지난 과거는 모두 어제다.) 식당에서 맛있는 스파게티를 기다리는 데 오래 걸렸잖아.
그렇네. 좋은 건 기다리는 시간이 필요했네.
아이의 말에 내가 그토록 싫어하는 [기다림]이 긍정어가 되었다.
나는 여태껏 기다리고 오래 걸리는 건 딱 질색인 성격 급한 한국인 표본이었는데
이 녀석의 이 말 한마디에
아, 다음번 기다림에는 짜증 내지 말고 결국 도달할 즐거움 혹은 좋은 것들을 상상해봐야지 하고 마음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