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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멜오 Feb 01. 2024

제목을 입력할게요.

아이가 자라고 있는 모습을 바라보다 보면 삶의 순간들이 스쳐가는 것을 영화의 한 장면처럼 바라볼 수 있는 기회가 있다. 아이를 통해 나의 어린 시절을 되돌아가기도 하고 아이가 안을 수 없을 만큼 커졌을 때는 나의 인생에서 가장 반짝이는 순간들이 지나가고 있음을 순간순간 깨닫기도 한다. 

마치 알루미늄 용기에 치약처럼 들어가 있는 토마토 페이스트처럼 모든 맛이 응축되어 있을 것 같다.

달고 짜고 시기도 하지만 가장 귀한 것이 모여 맛의 중심이 되듯 나의 삶의 밸런스를 맞춰주는 아이.

어쩌면 나의 아이가 없었더라면 이 소중한 시간을 하나하나 바라보지 못했을 것이다. 

어쩌면 나의 아이가 없었더라면 나의 소중한 인생을 오래도록 살아가지 못했을 것이다.

나에게 아이가 없었더라면 이 삶이 계속되지 못했을 것이다.



요즘은 아이가 자고 있는 모습을 바라보며 내가 나이를 먹는 것을 상상할 때마다 슬퍼지곤 한다.

우리의 반짝이는 시간이 지나가고 나는 씨를 모두 날려 보낸 민들레처럼 땅에 뿌리를 박아둔 채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보내고 있을 쓸쓸한 시간이 가까워지는 것이 두려운데 내가 어찌할 수 없는 것들이니 더 서글픈 마음이랄까. 하지만 얼마 남지 않은 것은 나의 존재일 뿐 내가 뿌린 씨앗은 또 어느 곳에 자리 잡아 푸르고 아름답게 피어날 테니 슬픈 일만은 아닌 것도 같다.

삶에서 가장 완벽한 사랑을 갖게 해 준 것이 나의 아이다.

몹시도 힘겨운 시간을 지나 소중한 생명을 내 손에 얹었고 그 손에서 한 생명을 키워내고 나니

결국 내 손에 남겨진 것은 나의 인생이었다.

어쩌면 상처받았을 나의 시간들과 내가 깨닫지 못했던 행복했던 시절까지

내가 미처 기억하지 못한 나의 삶의 모든 순간을 다시 기록할 수 있게 만들어 준 것이

바로 아이 덕분이다.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존재. 사랑할 수밖에 없는 존재.

나의 아이 예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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