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 돌아오다

선택과 포기

by Yniciel

불행하게도 나는 또다시 현실적인 이유로 원하는 무언가를 포기해야만 하는 순간을 맞닥 뜨렸다. 물론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나의 현실과 원하는 것 사이에서 저울질을 하며 타협을 한 것이.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생의 과정에서 끊임없이 선택과 포기를 반복해나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과정은 여전히 괴롭고 때로는 좌절스럽다.


프랑스에서의 삶이 단 한 번도 쉬웠던 적은 없다. 하지만 나조차도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해외에 사는 것에 대하여 강한 열망을 가지고 있던 나에게 그 의지를 꺾는 것은 무척이나 괴로운 일이었다.


타지에서 이방인으로 사는 어려움을 이겨 내면서도 계속 그곳에 남아 내 나름대로 자리를 잡아 보고 싶었다. 혼자서 유학을 하던 시간은 외로웠지만 한편으로 가장 자유롭고 행복했던 시간들이었다. 결국 한국에 돌아올 수밖에 없었지만 마음 속 한 구석에는 강한 미련이 남았다.


사람은 자신의 삶을 원하는 대로 통제하지 못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면 무기력 해진다. 나의 경우는 이런 경향이 보통보다 강한 편인 것 같다. 내 삶의 원동력은 열정이다. 언제나 무언가를 하고자 하는 강한 마음으로, 그 힘으로 열심히 하루하루를 살아낸다. 그래서 반대로 그 에너지가 사라지면 한없이 무기력 해지고 평범한 일상을 살아내고 감당해내기조차 힘겨워진다.


그런 내가 원하던 것을 포기하게 되니 답답하고 막연하기만 했다. 그리고 그 막연함은 어느 순간 불안함으로 모습을 바꾸어 나타났다. 나는 방황하는 하나의 불안한 영혼이었다. 갈 곳을 정하지 못하고 떠돌기만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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