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셉진에디터스쿨 과제 - 작품 소개하기
Theme : Work
Column : Music
Piece : Diablo Swing Orchestra <Pacifisticuffs>
Diablo Swing Orchestra의 4집 앨범 <Pacifisticuffs> 회사에서 일하는 게 너무 싫어졌다. 취직이 그렇게 힘들다는 요즘에 ‘졸업 전 바로 취직을 했다’는 대단한 업적을 이뤘음에도 어느 순간 아침에 일어나기가 싫었다. 매일 ‘퇴사할까!’ 하고 생각했다. 주말에도 종일 누워서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내 삶의 원동력이 되었던 열망이 예전처럼 강렬하지 않음을 느꼈다. 문득 내가 매일 같이 끼고 살던 음악도 멀리하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어릴 때부터 나는 틈만 나면 내 주변의 공기를 진동으로 가득 채웠다. 스웨덴 출신 밴드 ‘디아블로 스윙 오케스트라’는 날 위로해주던 수많은 아티스트 중 하나다. 아무 것도 하기 싫었지만 그만 둘 수는 없었다. 가라 앉은 마음을 띄워줄 경쾌함이 필요했다. 흥이 필요할 땐 이들의 음악이야말로 제격이다. 16세기, 교회 법에 반하는 오케스트라 연주를 하고 다녔던 조상들의 정신을 물려받아, 재즈와 오페라 그리고 메탈을 합친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낸 이들은 스스로 ‘Riot Opera’를 한다고 정의한다.
<Pacifisticuffs>는 ‘사랑으로 자신을 무장하라!’는 노랫말로 앨범을 연다. 개성이 넘치는 보컬과 힘찬 금관악기부터 온갖 악기소리가 가득한 음악. 꼭 그들의 조상이 그랬던 것처럼 지하실에서 몰래 공연하는 듯한 느낌이다. 밴드의 이름에 걸맞게 신나는 스윙도 빵빵하게 들어있다. 잠시 현실에서 벗어나 다른 세상을 상상하다 보면 어느새 다시 일어설 힘이 생겨난다.
나는 이 앨범에 있는 곡 중에서 ‘Superhero Jagganath’라는 곡을 자주 따라 불렀다. ‘나는 부서지지 않는다. 나는 자가나드다!’ 라는 가사를 따라 부르다 보면 왠지 나도 힘이 세지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힌두 신화에서 나오는 비슈누 신의 화신, 우주의 주인 자가나드. 우리는 누구나 각자의 삶의 주인이다. 자가나드는 문제를 해결해주진 않는다. 하지만 지친 마음에 힘을 불어 넣어준다. 그 힘으로 당신은 오늘도 살아갈 수 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