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그림자책

어떻게든

그림자책 #30

by 우주 oozoo
우주 OOZOO


머릿속에 분명한 답이 떠오르지 않는 날 '어떡하지'를 174번쯤 말하는 습관이 있다. 오늘도 결정해야 할 것들과 선택해야 할 것들 그리고 내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것들 사이에서 한참을 헤맸다. 코트를 입어도 쓸쓸했고 도무지 기운이 나지 않아 다리가 자꾸 휘청거렸다.


오늘 제일 많이 본 풍경은 내 신발 코가 바닥에 닿았다 떨어지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고개를 살짝 들었을 때 필로티 사이로 떨어지는 햇살을 발견했다.

어두운 구석이 있어야 빛이 더욱 밝게 보이듯이 지금 이 시간의 근심 걱정도 '쓸모 있는 어둠'이라고 봐야겠지. 오늘이 가고 내일이 가고 모레 저녁이 가면 조금 나아질 테니까. 미안하고 민망한 마음은 며칠 더 가겠지만 속상하고 슬픈 마음을 '어떻게'로 어떻게든 돌려내 잘 해내고 싶다.


* '쓸모 있는 어둠'이라는 적확한 표현을 준 코알라에게 감사. 마음이 무너지려고 할 때마다 붙잡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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