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를 고민하고 있는 직장인의 이야기

지쳐 있다는 걸 알게 된 순간

by Becoming

요즘 문득문득 생각이 든다.
나는 지금, 지쳐 있다. 심리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회사에선 연일 사건 사고가 터지고, 나는 그 수습을 위해 온 에너지를 쏟아붓는다.
최근에는 후배 한 명이 퇴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팀장은 그 업무 일부를 나에게 넘기겠다고 통보했다.




팀의 현재 구조


A 파트

과장 B: 출산휴가 및 육아휴직 예정

대리 B: 퇴사 예정

사원 B: 신입사원

사원 C: 신입사원


B 파트

과장 A: 내가 퇴사하면 이후 퇴사 예정

대리 A: 나

사원 A: 내가 업무 조언 및 코칭 중




무너지는 나를 보며


이전에도 비슷한 상황에서 모든 걸 떠안고 번아웃을 겪었던 나는,
다시 이 악순환에 갇힐까 두렵다.

요즘의 나는 예전과 달라졌다.
평소에는 그러지 않던 내가 사람들에게 감정적으로 반응하고, 짜증을 내고, 화를 낸다.
그런 나 자신을 지켜보며
"나는 왜 이렇게 변했을까"
라는 생각에 깊이 침잠한다.
무너지고 있다는 느낌.
그리고 그것을 바라보는 내 안의 또 다른 나는…
왠지 모르게 너무도 서글프다.




이성적으로 나에게 던진 질문들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감정을 잠시 접어두고 이성적으로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았다.

이 상황을 감내하며 계속 다닌다면, 1년 뒤 나에게 무엇이 남을까?

회사를 그만두면 잃는 것은 무엇이고, 계속 다니면 얻는 것은 무엇일까?

이 회사에 내가 존경하거나 닮고 싶은 롤모델이 있는가?




퇴사하지 않으면 생기는 문제들


퇴사하지 않으면 당장은 생활비 걱정을 덜 수 있다.
하지만 지금 이 상태로 버티다 보면, 사고 수습과 반복되는 과중한 업무로
결국 다시 번아웃에 빠질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심리적, 정신적으로 회복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를지도 모른다.

게다가 나는 지금 커리어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그런데 이 상태가 계속된다면, 준비할 시간조차 빼앗길 것이다.
지금 나는 30대.
더는 지체하고 싶지 않다.




떠오르지 않는 롤모델


한 사람 한 사람 떠올려 보았다.
하지만 이 회사에서
‘저 사람처럼 되고 싶다’고 느낄 만큼 존경할 수 있는 롤모델은 떠오르지 않았다.




새벽의 통화와 깊어진 의문


노동절 새벽에도 긴급 대응을 하고,

새벽 2시에 깨어 거래처와 통화를 하고,
아침 일찍 일어나 다시 일을 시작한 나.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왜 이렇게 살아야 하지?"
"정말 평생 이렇게 살아야 하는 걸까?"

이렇게까지 해도 팀장은 고마워하지 않고,
회사는 아무런 보상도 없다.
오히려 ‘당연히 해야 할 일’로 여겨진다.




이제는 나를 위한 선택


그래서 생각했다.
‘나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까?’

답은 이미 내 안에 있다.
명확하게. 분명하게.

이 회사는 나의 첫 직장이며,

퇴사를 하게 된다면 생애 첫 퇴사다.
처음이라 두렵다.
하지만 이제 나는 알 것 같다.

내 마음은 ‘퇴사’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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