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음식

by 매미

유튜브에서 청년 고독사 다큐를 본 후로 배달음식을 못 먹겠다. 배달음식이 뭔가 죽음과 병듦의 징표로 느껴져서이다. 고독사한 20대가 살던 원룸에서는 공통으로 배달음식이 발견됐다. 딱딱한 양념치킨이나 굳어버린 엽떡 같은 걸 생각하면 구역질이 난다. 원래도 배달음식을 잘 안 먹긴 했지만, 이제는 인식마저 바뀌어버렸다. 알바 끝나고 집에 오는 길에 열심히 배달음식을 나르는 오토바이들을 보면서 저 비닐봉투에 죽은 영혼을 꽁꽁 싸매서 배달하는 것 같다는 생각까지 들었으니까... 배달의 민족 캐릭터도 오늘 자세히 보니 눈이 뻥 뚫린 귀신을 닮았다. 대기업 개새들.. 그러면서도 난 대기업에 가고 싶어 하지? 이상한 세상이다. 고시 취준 원룸 가난 외로움 .. 이런 단어들은 예전엔 어땠는지 몰라도 이젠 어떤 가능성을 내포하지 않는 것 같다. 어떤 과정으로 가는 도중에 있는 명칭이 아니라, 그냥 실패한 삶에 영원히 머무르는 낙인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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