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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효원 Apr 03. 2024

응원

[안기자 골프 6] 골프의 길(도)을 찾아서

우리 남자 셋에게 자연스러운 풍경이 있다. 드라이버 티샷을 하면, 공이 비슷한 방향으로 갔을 때, 김차장을 앞세워 걷는다. 지금껏 그가 가장 멀리 쳤기 때문에, 김사장과 안기자는 그 뒤의 두 개의 볼에서 자신의 것을 찾는다. 이번에도 의심치 않고 내가 두 번째 공에서 세컨드 샷을 쳤다. 그런데 지나오면서 보는데 남은 공, 그러니까 가장 멀리 온 것이 안기자 공이었다.


“김차장, 이거 어쩌지? 내가 네 볼을 쳐버렸어! 미안.” 김차장이 답했다. “뭘 미안해. 다시 치면 되지. 근데 잠깐만 네가 나보다 더 멀리 쳤다고? 아악, 내가 안기자한테 지다니!” 머리를 감싸며 소리치는 그의 얼굴은 웃고 있었다. 나의 부주의에 미안한 마음이 컸지만, 드라이버 비거리로 김차장을 이겼다는 생각에 가슴이 웅장해졌다. 망한 세컨드샷을 되살린 것은 보너스!


과도한 음주 덕분에 몸이 풀려 그런지, 오히려 드라이버가 잘 맞았다. 거리가 비슷할 때마다, 김차장은 소리를 쳤지만, 무언가 친구의 성장이 뿌듯한 눈치다. 처음 다낭에서 같이 칠 때 티박스에서 제대로 친 것도 없지만, 살아도 150미터 남짓. 그런데 이제, 잘 맞으면, 230미터 이상 날릴 정도로 발전했다. 어쩌면 10번째 라운드에서 깨백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졌다.


“자, 어제 못 낸 승부를 이제 내야지?” 김차장이 시동을 걸었다. “좋아!” 전반을 비슷하게 마친 김사장과 안기자는 동시에 대답했다. 후반전 첫 티샷, 나의 드라이버 샷이 가장 멀리 날아갔다. 투온에 아깝게 파를 놓쳤지만 안기자 승! 오너가 되어 11번 홀에서 드라이버를 치는데, 투지가 불타올랐다. 시합은 김사장과 하지만, 김차장과도 드라이버 티샷 시합을 펼쳐보자!


홀마다 1타 차이로 아슬아슬한 승부가 펼쳐지고 있다. 어제보다도, 그리고 전반전보다도 스코어가 좋아, 우리의 웃음소리는 더 커졌다. “야, 김사장. 그거 알지? 내가 네 드라이버 샷을 응원하는 거. 티샷만 잘 치란 말이야.(웃음)” 김차장이 말했다. “안기자 그렇게 안 봤는데, 구찌 작렬이네!(웃음)” 아, 내가 구찌라는 걸 해버렸다. 그런데 오해하지 마, 난 진심으로, 응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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