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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효원 Jul 03. 2024

호외요, 호외!

[안기자 골프 10] 12번째 라운드 1

“내가 퍼팅 잘하는 방법 가르쳐 줄게요. 기가 막힌 방법이야!”

 

3개월 만에 다시 찾은 고성 파인리즈 CC에 도착했을 때, 김프로님(이하 ‘님’ 생략)이 말했다. 기가 막힌 방법이란 말에 솔깃했지만, 불안하기도 했다. 그 방법을 소화하지 못해 말문이 막히면 어쩌지? 김프로가 클럽하우스 안에서 설명했다. “공 옆에 서서 홀컵을 보고 세 번 빈 스윙을 하고, 그 느낌을 살려서 퍼팅하는 거야. 우리 눈만큼 정확한 게 없어. 자신을 믿으라고!”


‘후유!’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퍼팅을 하면 할수록 공식보다는 감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김프로의 방법이 ‘감’이라니! 아직도 갈 길이 아주아주 멀지만, 바른 길을 찾아 들어온 것 같아 뿌듯했다. 김프로는 김사장의 지인으로, 샷이 기가 막힌 싱글 플레이어다. 여차저차하여 김차장이 불참한 가운데, 그는 오늘 9홀에서 김사장, 안기자에게 필드 레슨을 해주기로 했다.


첫 티샷이 아주 잘 맞았다. ‘음, 그렇지. 수평, 수직 이동을 극대화한 이 스윙에 적응하는데 한 달이 걸렸는데.’ 보기로 산뜻한 출발을 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수평, 수직의 균형이 잘 맞지 않는 느낌을 받았다. 김프로가 말했다. “안기자, 코킹 하려고 하지 말고, 그냥 크게 뒤로 올렸다가, 천천히 내리쳐! 그래도 나갈 건 다 나가. 어차피 우리가 프로는 아니잖아.”


“네!”라고 크게 답했지만, 머리가 복잡해졌다. 4년의 스윙 연습, 11번의 라운드를 통해 얻은 스윙인데, 단번에 바꿀 수 있을까? 바꾸기도 아깝고…. 생각이 많아지니, 샷은 더욱 산으로 갔다. 희한하게, 내가 망샷을 하고 나면, 김프로와 김사장은 어찌 그리 아름다운 샷을 날리는지. 다시 한번 상승, 하강 그래프를 그리고 애써 정신줄을 잡는 가운데 김차장에게 카톡이 왔다.


“호외요, 호외~!! (…) 내일 새벽에 갈 수 있게 되었다! 티오프 시간을 늦출 수 있을까? 안 돼도 괜찮고!” 7번 홀 티샷을 앞두고, 김사장과 안기자는 마주 보고 웃었다. “미친놈이야. 골프에 미친놈! 하긴 우리랑 치는 건 못 참지!(웃음)” 사정이 생겨 우리가 오지 말라고 했고, 김차장도 받아들였는데, 상황이 좋아져 올 수 있다니. 남자 셋의 오늘 라운드에 베스트 샷이다!


친구의 합류 소식에 힘이 났다. 코킹을 잊고, 김프로가 말한 대로 뒤로 올렸다가 천천히 내려치려고 노력했다. 어느덧 마지막 레이크 코스 9홀, 두 번의 아이언 샷이 기가 막히게 맞았다. 고성의 석양을 배경으로 제법 오랫동안 날아가는 공을 감상하는 기분은 말로 형용할 수 없다. 그냥, 더운데 힘들게 논에서 일하고, 새벽에 산에서 풀을 깎고 온 피로가 싹 날아가는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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