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글쓰기 소모임 모집 게시글을 보게 되었다.
책을 많이 읽는 편도 아니고, 글을 잘 쓰지도 못하지만 한 번 해보고 싶었다.
잠시 생각에 잠겼다.
특별한 건 아니지만 시도 쓰고 감상문도 쓰고 일기도 쓰고 편지도 쓰고…
학창 시절 글 쓰는 것을 좋아했던 것 같은데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함께 시 쓰기를 좋아하던 친구가 있었다.
시를 나누어 쓰던 그 친구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작사가가 되겠다고 했고
나는 특별한 재주가 없어 고민하다가 의상디자인 학원을 다니게 되었었다.
길고 거창하게 무엇을 쓰는 것은 그때도 어려웠을 테지만
작은 글쓰기에도 목숨 걸던 그 친구는 몇 번 가수들의 앨범 속에서 이름을 찾아볼 수 있었고,
성인이 되어 써본 글쓰기라고는 싸이월드에 일기처럼 좋아하는 사진 한 장과 함께
짧은 글을 쓰며 하루를 마무리하던 예전의 내 모습이 전부였다.
짧지만 꽤 오래 썼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옛 추억에 잠시 잠겼다.
짧은 시간이지만 꽤나 많은 고민을 하게 되었다.
‘과연 모임에서 나는 다른 사람들과 어우러져서 글을 쓸 수 있을까?
글쓰기를 잘 못하는데 과연 그곳에서 무엇을 보여주고 공유할 수 있을까?’
한동안 블로그에 일기를 써볼까 하는 마음으로 며칠을 쓰다가 또 지우고
다시 쓰다가 또 지우던 내 모습이 떠올라 더 신중히 고민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도전해 보기로 했다.
이 또한 나에게는 좋은 기회가 되리라 생각했다.
“내가 이 게시글을 보게 된 계기가 있을 거야, 도전해 보지 뭐!”
굳은 결심으로 목요일 글쓰기 소모임을 함께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떨리는 마음으로 연락을 했다.
그래 놓고도 걱정이 한가득이었다. 한숨을 내뱉었다. 늘 지구력이 약하다는 약점에서 생긴 걱정이랄까,
포기를 해약하나 순간의 고민이 있었지만 결국 나는 해보겠노라고 마음먹었다.
내 나이 40이 된 요즘 평생을 살면서 가장 열심히 살고 있는 나를 보고 있다.
이 선택 또한 나를 성장시키는 일이라 믿는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나의 일상을 저장하는 일도 우연히 보게 된 책 한 권으로 미니멀 라이프를
지금까지도 실천하는 것을 보면 정말 좋아하는 일은 또 꾸준히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자신감이 조금은 생겼다. 하나의 작은 위안이라고 할 수도 있고,
꾸준함으로 무언가를 한다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을 느끼는 요즘이라 아무래도 나에게는 걱정도 되고 기대도 되는 일이다.
생각해 보면 어릴 적 나는 그냥 느끼는 대로 생각하는 대로 쓱쓱 적었던 것 같다.
단순했다. ‘그 느낌이 참 좋았는데…’라고 생각은 하고 있지만
그때의 글을 본다면 창피함에 얼굴을 들지 못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사실 이 글을 쓰면서 누군가와 공유할 생각을 하니 창피하긴 마찬가지다.
한 줄씩 글을 적다 보니 생각이 너무 많다는 것을 느낀다.
이 또한 내가 글쓰기를 어려워하는 이유였다는 사실을 의심해 본다.
생각을 정리하고 그것을 글로 옮기는 그것이 이제는 꽤나 어려운 노동이 되었다.
다시 쓱쓱 내 마음을 잘 전달할 수 있는 이야기를 꺼내보고 싶다.
이를 시작으로 글쓰기 소모임 인원들 덕분에 나는 브런치를 시작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