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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정 Dec 30. 2024

사람에대하여

5. 죽음

문득 문을 열고보니

죽음들이 돌아다닌다


사랑하는 조카가 내 품에 안겨

젊은 아버지와의 이별에

서툰 눈물을 흘린다


그 문을 열고 나가니

또다른 죽음의 뭉탱이가 굴러다닌다


그리하여

죽음은


우리에게

이별의 슬픔과 의식의 분리와

가눌 수 없는 숨막힘을 툭 던지며

서늘한 미소를 짓는다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인간의 삶에 당당히 쳐들어온다


슬픔과 공포의 무게

후회와 그리움의 통곡

처참함과 피끓는 고통이

넘어 들어온다


우리가 그토록 애써 쌓아놓은

 방어막을 단숨에 예고도 없이

넘어 들어온다


죽음

니가 순리라 해도 아프거늘

이런 도둑질에 우린 얼마나 고통해야

하는거냐?


너의 자격을 말해 다오

신에게 받은 허가장을 보이란 말이다


대답없는 외침사이로

섞여드는 상실한 이들의

죽음보다 큰 눈물이 강이되어


죽음조차도 잠겨버릴라

삶조차도 떠내려갈라


그리하여 삶인지 죽음인지 모를

 그런 공간에  빨려들게 될까


그러지는 말라고

그러지는 말자고

갸냘픈 내 손을 뻗어

떨리는 그 손을 잡아 줄  용기내어 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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