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퍼내는 두레박

봄소식

by 은정
생명의 색깔
들판에도

오늘 온 소식은 따뜻했다


시름시름 아프고서야

마음이 힘들었던 걸 아는

어느 무딘 사람은

오늘에야 햇살의 따사로움을

느꼈다


그 겨울은 그랬다

막연한 욕심과

더 막연한 두려움과

분주한 마음에 얽혀

이도 저도 못하는

그런 시간.


이제는 모든 게

좀 노련해질 법도 한데

서툰 이 사람은

아픔이 아픔인지도 모른 채

허둥허둥

분주한 정신이 시키는 일에

최선을 다해 보지만

결과물이 없다

그렇게 겨울을 보냈다


오늘 봄소식을 들었다

햇살은 예전의 그 햇살이

어느덧 돌아와 있고

살을 에던 바람은

햇살의 미소에 반해

부드럽게 춤을 춘다


그랬던 거였다

봄은 그대로 옆에 있었는데

그 사람은 봄의 경계를 넘어

헤매다 겨울에 발이 묶인 거였다

갑자기 봄소식이 오면서

그 겨울은 인사도 없이 사라진다


오늘이 그날이다

봄을 기쁜 소식으로 알아챈 순간

그냥 다시 노곤한 평화를 누리게 된

마법 같은 오늘은

창밖이 얼어붙은 풍경이어도

누가 뭐래도 상관없는

너무나 확실한 봄인 것이다

산뜻한 향기가 그렇다

부드러운 온기가 그렇다

그렇게 찾아와 준 소식지에

감사의 답장을 적어본다


그 어리숙한 사람

그 사람의 봄은 오늘이다


크리스탈호프
새 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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