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달함이 팡팡 터지는 여름 날의 노란 알갱이
어린 시절 시골에 있는 외할머니댁에 가면 꼭 할머니께서 간식으로 옥수수를 삶아주셨다. 엄마는 집에서 건강에 안 좋다며 소금만 넣고 옥수수를 삶아주셨지만, 외할머니는 옥수수는 달달해야 맛있다며 신화당을 넣어서 달달하게 옥수수를 삶아주셨다. 할머니의 정과 더불어 내 입맛에 더 잘 맞다는 생각에 달달한 옥수수는 나의 최애 음식 중 하나가 되었고 그렇게 등장한 초당옥수수는 나에게 참으로 반가운 식재료였다.
초당옥수수는 일반 옥수수를 개량해서 2-3배 정도 더 달달한 단맛을 가지고 있는 옥수수다. 단맛은 훨씬 더 강하지만 칼로리는 낮아서 부담 없이 옥수수의 맛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거기다 6-8월 사이에 짧은 시간 동안만 만나볼 수 있기 때문에 지금 이 계절에 절대 놓치지 않는 맛있는 별미이다. 그래서 나는 때가 되면 꼭 20개씩 주문을 해두고 이 여름의 달달함을 즐긴다.
| 달달한 옥수수가 일등 간식이 되는 마법 초당옥수수쪽파토스트
생으로 먹어도 톡톡 터지는 달달함이 기분 좋은 초당옥수수는 열을 가하면 그 단맛이 더욱 폭발한다. 그래서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한 번 찌거나 굽는 과정을 거친 초당옥수수는 훨씬 더 짙은 달달함을 느낄 수 있다. 항상 간식으로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초당옥수수를 더 맛있게 한 번 먹어보고자 한다.
알갱이만 분리해 둔 초당옥수수에 송송 썬 쪽파를 넣고 버터와 연유를 넣었다. 사실 초당옥수수 없이 쪽파와 버터, 연유만 넣고 오픈 토스트를 만들어도 맛있지만 여기에 초당옥수수까지 들어가면 이 계절에만 맛볼 수 있는 매력적인 간식이 된다. 이렇게 만든 것을 바게트나 치아바타 위에 얹은 후 노릇노릇해질 때까지 구워내면 맛있는 초당옥수수쪽파토스트가 완성된다.
빵의 든든함에 초당옥수수의 달달함이 기분 좋게 어우러진다. 버터가 만들어내는 고소함과 연유가 만들어내는 달달함은 초당옥수수와 이렇게 잘 어울려도 되나 싶을 만큼의 찰떡궁합을 자랑한다. 단맛이나 느끼함으로 살짝 지겨움이 느껴질 때쯤 쪽파의 맛이 깔끔하게 마무리를 할 수 있게 한다. 여기에 시원한 흰 우유 한 잔이면 든든하게, 그리고 고급스럽게 브런치를 즐길 수 있다.
| 달달함의 매력이 시원하게 느껴지는 디저트 초당옥수수라떼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달달한 맛은 식사라는 느낌보다는 디저트랑 조금 더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식사를 한 뒤에 먹는 달달함은 식사를 마무리해주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뭔가 식사가 조금 더 고급스러워진다는 생각도 들게 한다. 달달한 맛의 초당옥수수를 디저트로 즐겨볼까 한다.
초당옥수수는 랩을 씌워서 전자레인지에 3-4분 정도 돌린 후에 한 김 식혀 알갱이만 분리했다. 분리한 초당옥수수에 우유와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한 스쿱 넣고 갈아줬다. 여기에 겉면을 살짝 익혀 준 초당옥수수를 가니쉬로 올려내면 맛있는 초당옥수수라떼를 완성할 수 있다. 바닐라 아이스크림의 단맛과 초당옥수수의 단맛이 충분하기 때문에 설탕이나 연유 등 단맛이 나는 다른 재료들을 넣지 않아도 된다.
우유의 고소함과 담백함에 달달한 초당옥수수의 맛이 어우러지면서 든든함과 달달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콘수프를 차갑게 먹는 것 같은 느낌이 들면서도 간단한 조리법으로 고급스러운 디저트를 먹는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수분이 팡팡 터지는 달달함이 자꾸만 손이 가게 만드는 어느 날의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