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맛있는 새우가 더 맛있어지는 순간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많이 좋아하는 해산물 중 하나가 새우일 것이다. 요즘에 새우는 워낙 냉동으로 많이 유통이 되어서 일 년 내내 먹을 수 있는 식재료 중 하나이긴 하지만, 지금 제철을 맞이한 새우는 살이 부드럽고 달달해서 그 매력적인 맛을 절대 거부할 수가 없다. 그래서 이 계절에 만큼은 냉동하지 않은 생물 새우를 최대한 많이 맛보려고 한다.
새우에는 생각보다 칼슘이 많이 들어있는데, 알다시피 칼슘은 뼈를 구성하는 영양소이기 때문에 골격 발달에 아주 좋은 식재료다. 또 키토산을 비롯한 미네랄 성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성장기 아이들의 발육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 특히, 새우의 꼬리 쪽에 더 많은 키토산이 함유되어 있어서 맛있게 조리를 해서 꼬리까지 섭취하는 것이 좋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사실 새우는 어떻게 먹어도 맛있다. 대파와 생강을 편으로 썰어서 쪄서 먹어도 맛있고, 천일염 같은 굵은소금을 깔고 구워 먹어도 맛있다. 다진 마늘과 꿀을 살짝 넣고 버터와 함께 발라 오븐에 구워 먹어도 맛있고, 간장에 채소와 과일을 넣고 달여서 새우장을 만들어 먹어도 맛있다. 이쯤이면 새우는 웬만하면 식탁 위의 치트키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 새우의 맛을 그대로 담은 한 끼 새우버터솥밥
요리하는 사람에게 솥밥은 참 매력적인 아이템이다. 한국 사람은 밥심이라는 말이 있을 만큼 절대 식사에서 밥을 빼놓을 수가 없는데, 메인 재료들을 더해서 솥밥을 지으면 맑은 국 하나에 김치만 있어도 든든하게 한 끼 식사를 완성할 수 있다. 또한, 어떤 재료를 더해서 밥을 짓는지에 따라 근사한 요리가 되기도 하니까 필자처럼 자취를 하면서 끼니를 채워나가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아주 근사한 메뉴다.
새우는 껍질과 머리를 제거하고 이쑤시개를 이용해서 내장을 제거했다. 껍질과 머리는 버리지 말고 남겨두었다가 비스큐를 끓이면 양식 메뉴로도 활용하 수 있다. 솥밥에 사용할 쌀은 깨끗하게 씻은 후 20분 정도 불린 후에 물기를 빼두었다.(솥밥을 지을 때는 꼭 쌀을 불린 후에 사용해야 좋다.) 마늘은 굵게 다지고, 생강은 채 썰어서 준비했다. 그리고 마무리에 사용할 쪽파는 송송 썰어서 준비해두었다.
뚜껑이 있는 냄비를 달군 후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굵게 다진 마늘과 쌀, 새우를 함께 볶다가 동량의 물을 부었다. 밥이 끓어오르기 시작하면 바닥까지 한 번 저어준 후 뚜껑을 닫고 중불에서 8분, 약불에서 3분을 끓여준다. 채 썬 생강을 넣고 다시 뚜껑을 닫아 5분간 뜸을 들이고 송송 썬 쪽파를 뿌려주면, 새우 솥밥이 완성된다.
먹기 직전에 버터 한 조각을 넣어 비벼내면 달큰하게 맛이 오른 가을 새우의 오동통한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아주 기분 좋은 한 그릇으로 배를 채우게 된다. 반찬이랄 것도 필요 없다. 잘 익은 김치 한쪽과 맑은 국(콩나물국이나 계란국이 잘 어울릴 듯하다.) 한 그릇이면 완벽한 한 끼가 된다.
| 마늘소스에 빠진 새우의 매력 마늘새우찜
이번 글의 주제를 새우로 정하고 나서 새로운 요리를 즐겨보고 싶어서 검색을 엄청 많이 했다. 그중에 단 번에 나의 마음을 사로잡은 요리가 바로 이 마늘새우찜인데 평소에 손맛 좋기로 검증되어 있는 정지선 쉐프님이 공개했던 레시피이기도 하다. 결론만 먼저 말하자면, 이 메뉴 앞으로 아주 사랑하게 될 것 같다.
마늘은 굵게 다진 후, 흐르는 물에 한 번 헹궈서 물기를 제거한다. 이렇게 해주면 마늘의 알싸한 맛이 어느 정도 빠져서 마늘의 맛을 더욱 잘 즐길 수 있다. 새우는 껍질과 머리를 제거한 후, 내장을 제거하고 꼬리의 물총도 제거한다. 달궈진 팬에 기름을 두르고 다진 마늘이 노릇노릇해질 때까지 볶다가 물, 치킨스톡, 설탕을 넣고 끓여낸다. 접시에 미역국수를 담고 소스를 끼얹은 후 새우와 채 썬 생강을 올려 쪄내면 된다.
쉐프님의 레시피에서는 실당면을 이용했는데 미역국수를 이용했더니 약간 건강한 느낌도 든다. 감칠맛이 제대로 오른 마늘소스가 국수에도 잘 배어있고, 찌면서 부드럽게 익은 새우 또한 마늘 소스와 정말 잘 어울린다. 한 끼 식사로도 아주 좋고 맛있는 사케나 화이트와인과도 정말 잘 어울리는 근사한 요리다.
오동통한 새우의 달큰함이 제대로 오른 어느 가을 날의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