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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가을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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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밍밍키친 Nov 13. 2022

왔다, 가을의 맛! _ 단감

아삭한 식감과 달달한 맛이 매력적인 가을의 과일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시골이었던 외할머니의 집 마당에는 감나무가 몇 그루 있었다. 외할머니댁은 진주였는데, 그 옆 동네인 진영의 지역 특산물이 단감이었다. 그래서 가을에는 항상 모자람을 느끼지 못하고 맛있는 단감을 먹을 수 있었다. 아삭한 식감에 달달한 맛의 단감은 내가 정말 좋아하는 과일 중 하나이다. 많은 사람들이 가을의 제철과일이라고 하면 사과나 배를 떠올리겠지만, 나에게 제일 먼저 떠오르는 가을 과일은 무화과와 단감이다. 주황빛의 외관부터 너무 맛스럽게 생긴 이 계절의 과일이다.


감은 가을의 보약이라고도 불리는데 익은 정도에 따라 단감, 곶감, 홍시 등으로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는 것 또한 매력적이다. 감에는 비타민 C가 많이 들어있어서 피로 해소에도 좋고, 감기도 예방할 수 있으며, 피부 미용에도 좋다. 또한 비타민 A도 많이 들어있어 눈 건강이나 눈 피로에도 좋다. 비타민 A가 풍부하다고 알려진 당근과 비슷한 색을 띄고 있으니 그 효능도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더 기분 좋게 단감의 맛을 즐길 수 있다.


지금은 쉽게 찾아볼 수 없지만, 감은 잎도 버릴 것이 없는데 감잎을 말려 끓여 낸 감잎차는 구수하면서도 특유의 단맛도 함께 느낄 수 있다. 어릴 때 감잎차를 끓여서 델몬트 오렌지주스 병에 담아 냉장고에 넣어두시던 엄마의 모습이 생각난다. 덜렁거리던 어린 시절의 나는 그 델몬트 병을 냉장고에서 꺼내다가 몇 차례 깨 먹고 끝장나게 혼났던 기억도 난다. 




| 참나물의 향긋함을 더한 단감샐러드

과일을 식사에 곁들이는 방법은 크게 어렵지 않다. 달달한 과일의 특성 덕분에 샐러드로 즐기면 입맛도 살려주고, 과일을 식사에도 즐길 수 있는 근사한 방법이 된다. 제철을 맞아 단맛이 제대로 오른 단감은 향긋한 참나물과 함께 맛있는 샐러드로 즐길 수 있다.


단감은 껍질과 심지를 제거하고 먹기 좋은 사이즈로 잘랐다. 단감의 심지 부분은 식감도 좋지 않고 떫은맛이 느껴지기 때문에 잘라내는 것이 좋다. 홍시나 곶감으로 이 심지 부분을 많이 섭취하면 변비를 유발하기도 한다. 참나물은 식초 물에 담갔다가 씻은 후, 억센 줄기를 잘라냈다. 접시에 단감을 둘러 담고, 가운데 참나물을 소복하게 담은 후 모짜렐라 치즈와 오리엔탈 드레싱을 곁들이면 간단하게 단감샐러드가 완성된다. 시판 드레싱을 사용해도 되고 간장과 식초, 설탕, 다진 양파, 다진 마늘 올리브유를 섞어 간단하게 만들어도 된다. 


아삭아삭하면서 달달한 단감의 맛 뒤로 참나물의 향긋함이 느껴진다. 여기에 짭조름한 매력의 오리엔탈 드레싱이 곁들여지니 한식 상차림에서 가을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샐러드로 좋고, 단감에서 느껴지는 약간의 든든함 덕분에 아침 식사로 즐기기에도 참 좋다.


| 가을의 맛을 오래 즐기고 싶어 만든 단감쨈

채소를 오래 보관하고 먹으려면 소금이나 간장에 절여서 장아찌를 만들면 되고, 과일을 오래 보관하고 먹으려면 설탕과 함께 쨈으로 만들면 된다. 무화과가 빨리 물러져서 그 맛을 오래 간직하고 싶은 마음에 쨈을 만든 것처럼 단감으로 쨈을 만들었다. 단감도 조금만 지나면 홍시가 되어버릴 것만 같은 아쉬움 때문에..


단감은 껍질을 제거하고 심지를 제거했다. 그리고 믹서기에 갈기 편하도록 듬성듬성 잘랐다. 단감은 믹서기에 갈아주는데 조금 뻑뻑하더라고 물을 넣지 않고 갈아주는 것이 중요하다. 물이 들어가면 쨈이 안 만들어지기 때문에 인내심을 가지고 갈아줘야 한다. 여기에 단감의 60% 정도 되는 설탕을 넣어 뭉근히 끓여줬다. 어느 정도 농도가 났을 때 레몬즙을 넣어 완성한 후 소독한 유리병에 넣어 밀봉하면 된다.


달달하면서 단감의 향과 맛을 그대로 머금은 단감쨈은 평소에 생과로만 즐기던 과일을 새롭게 오랫동안 즐길 수는 매우 합리적인 방법이다. 단감쨈은 식빵이나 모닝빵에 발라서 먹어도 맛있지만 크래커에 찍어 먹으면 아주 맛있다. 여기에 감말랭이와 치즈를 곁들여 와인 안주로 즐겨도 좋다. 또한, 시나몬과 단감이 정말 잘 어울려서 시나몬 풍미의 베이글에 곁들이면 아주 근사한 아침 식사가 된다. 




감나무에 주렁주렁 감이 매달린 외할머니 댁이 그리운 가을날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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