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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밍밍키친 Nov 06. 2022

왔다, 일상의 맛! _ 떡볶이

거부할 수 없는 빨간맛의 매력

요리를 하면서 먹을 것을 좋아하다 보니 '죽기 전까지 한 가지 음식만 먹어야 한다면 어떤 음식을 먹고 싶은가?'라는 질문을 친구들과 자주 주고받곤 한다. 정말 좋아하는 음식, 비싸고 맛있는 음식, 엄마의 손맛이 담긴 음식 등 친구들의 대답은 천차만별이지만 나는 예전부터 항상 이 질문에 같은 답을 한다. 단 한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떡.볶.이.!! 언제나 냉동실에 떡볶이 재료를 구비하고 있을 정도로 떡볶이를 좋아하고, 자주 만들어 먹는다. 간식으로도 좋고, 주말의 늦은 식사로도 좋고, 술안주로도 좋고, 야식으로도 좋다.


떡이 주재료이기 때문에 든든함이 되기도 하고, 어묵에서 우러나온 맛도 아주 맛이 좋다. 달착지근하면서 매콤한 맛이 함께 더해진 떡볶이 국물은 튀김이나 순대를 찍어 먹어도 좋고, 카레가루를 넣거나 짜장가루를 넣으면 또 그만의 매력적인 맛을 즐길 수 있다. 숟가락으로 국물을 떠먹을 수 있는 국물 떡볶이도, 꾸덕한 스타일의 학교 앞 떡볶이도.. 비슷한 재료들이 새로운 맛을 만들어 내니 떡볶이는 뻔하면서도 FUN한 메뉴이다.


쌀떡도 밀떡도 각각의 식감을 즐길 수 있으며, 굵은 가래떡으로 만든 부산식 떡볶이도 그만의 매력이 있다. 떡볶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워낙 많다 보니 떡볶이를 무한리필로 즐길 수 있는 식당들도 생겼고, 혀가 아릴 만큼 매콤한 떡볶이, 로제떡볶이, 크림떡볶이까지 아주 다양한 떡볶이들을 많이 만나볼 수 있다. 오죽했으면 [세종대왕이 떡볶이 먹었데]라는 노래가 있을 정도이니!! 지금과는 다르게 간장을 베이스로 한 요리이지만 어쩌면 떡볶이는 아주 옛날부터 우리의 생활 속에 함께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 고소한 하얀 떡볶이의 매력 달걀떡볶이

떡볶이는 항상 빨간색일 필요는 없다. 어느 날은 아주 매콤한 떡볶이가 끌리는 날이 있지만 가끔은 쫀득쫀득한 떡의 매력을 부담 없이 고소하게 즐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곤 하는데, 그럴 때마다 항상 내가 즐기는 메뉴가 바로 이 달걀떡볶이다. 사실 생각보다 맛있는 떡볶이를 만들기는 쉽지 않은 일인데, 달걀떡볶이는 재료도 간단하고 조리법도 간단해서 평소에 떡볶이 만드는 것이 어려운 사람에게 아주 간단한 떡볶이이기도 하다.


떡볶이 떡은 올리브 오일에 버무려 놓고, 베이컨은 한 입 크기로 자른다. 양파는 채 썰고, 대파는 송송 썰어줬다. 달걀은 흰자와 노른자를 잘 풀어서 소금과 설탕을 살짝 넣어 섞어두고, 버터 한 조각을 준비해두면 재료 준비는 끝난다. 냉장고 안에 있는 재료들로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아주 매력적인 메뉴인데, 아이들의 간식으로도 너무 좋고, 맥주 한 잔과 곁들이기에도 너무 좋다.


팬에 베이컨을 볶다가 베이컨이 노릇노릇 해지만 버터 한 조각을 넣고 양파와 대파를 넣어 투명해질 때까지 볶는다. 올리브 오일에 버무려 둔 떡볶이 떡을 넣고 볶다가 소금과 후추, 약간의 설탕을 넣어 간을 한다. 떡이 말랑말랑해지면 풀어둔 달걀을 넣고 스크램블을 해주면 완성이다.


평소에 먹어왔던 자극적인 떡볶이와 비교하면 너무 밋밋하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담백하면서 고소한 맛을 가진 이 달걀떡볶이는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별미이다. 많은 떡볶이 가게들이 있지만, 밖에서는 맛볼 수 없는 내가 만들어야만 맛볼 수 있는 하나밖에 없는 떡볶이가 된다.


| 무의 시원한 맛을 그대로 녹여낸 무떡볶이

부산이 본가인 나는 부산식 떡볶이를 참 좋아한다. 굵은 가래떡을 이용해서 쫀득쫀득한 식감을 가지고 있는 부산식 떡볶이는 가래떡의 특성상 간이 잘 안 배기 때문에 소스도 걸쭉해서 하얀 가래떡과 함께 잘 어우러지는 것이 특징이다. 그중에 특히 무를 사용해서 만든 무 떡볶이는 부산에서 맛볼 수 있는 별미이다.


무를 채 썬 다음, 물엿에 절였다. 물엿에 절이면 무의 수분이 빠져나오면서 달달한 맛과 시원한 맛의 물이 나오고 꼬들꼬들한 식감이 만들어진다. 이렇게 충분히 절인 무는 물을 꽉 짜내고 빼놓은 후, 그 물에 고추장과 고춧가루를 넣어 떡볶이를 만든다. 무에서 나온 시원한 맛과 달달한 맛이 소스의 베이스가 되면서 아주 맛있는 떡볶이를 만들 수 있다.


굵은 가래떡을 넣어 낮은 불에 충분히 끓이다가 물기를 쫙 빼두었던 무를 넣고 익혀주면 쫀득쫀득한 가래떡과 매콤 달콤한 소스, 꼬독꼬독한 소스가 더해지면서 아주 매력적인 떡볶이가 된다. 가래떡으로 떡볶이를 만들고 싶다면 이렇게 무 떡볶이를 만들어 보기를 추천한다. 




쫀득쫀득한 떡의 력에 식사가 즐거워지는 행복한 날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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