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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창근 Apr 12. 2019

유튜브 영상 내리려다 회사 간판 내릴 뻔 한 사연

저기요.. 지금 2019년이에요.

기술인간 채널에 올라온 고소 건과 관련된 영상


최근 한  테크 유튜버(기술인간)의 공기청정기 리뷰 영상이 이슈다.

우연히 유튜브 추천 영상에 떠서 보게 되었는데..

나 또한 관련 산업에 종사하면서 느끼는 것들이 많아 글로써 공유해본다.


기술인간 크리에이터가 본인의 작업실에서 사용할 우ㅇㅇ생활과학의 공기청정기를 구입한다. (10만 원 상당) 본인의 사비로 제품을 구입하고 개봉기, 사용기, 테스트까지 정성 들여 콘텐츠를 만들어 영상을 올렸는데..


영상을 보면 알겠지만, 해당 영상에서 제품에 대한 만족도가 얼마나 떨어지는지는 직접적으로도 말하지만, 그의 표정에서도 읽을 수 있을 정도다.


물론 영상을 보는 나도 양쪽의 입장에서 영상을 보다 보면..


'사기'라는 표현이 기업 입장에선 기껏 힘들게 제품 만들고 억울할 수 있겠지만, 그것은 대본이 아닌 정말 그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뱉은 표현이었다.


그럼 이 건은 고소 맞아도 되는 건가요?

스브스 뉴스에서 과거 1인 크리에이터들을 위해 리뷰 콘텐츠 제작 시 관련 업체의 무분별한 고소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안내한 콘텐츠가 있어 소개하고, 이를 근거로 팩트 체크해보자.

*출처: 스브스뉴스

우선 해당 제품 업체의 고소로 이어진 영상은 아래 리뷰 영상이다.

***영상을 보고 글을 이어 읽는 걸 추천한다.


6:35 부터 해당 제품 리뷰를 볼 수 있습니다.

자 그럼 하나하나 따져보자.. 영상을 보셨다면 더 이해가 잘 되실 듯싶다.


1. 직접 경험한 사실에 근거하여

 이 크리에이터는 본인이 사비를 들여 구입한 제품을 개봉하는 단계부터 자연스럽게 촬영을 이어갔다.

그리고 어쩌다 사 본 공기청정기가 아니라, 기존에 공기청정기를 두 대를 사용하고 있는 상태였고.. 평소 마스크를 애용하는 걸로 보아 적어도 나처럼 미세먼지에 둔한 사람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난 보통 차량 이동이 많기 때문에 마스크를 잘 안 하게 됨. 미세먼지 정보 거의 안 봄)


거기다 나름 타사 제품과 테스트까지 돌린다. 리뷰 콘텐츠를 만들어 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보통 정성으로 저렇게 하기 힘들다.


2. 비방 목적으로 악의적으로 쓰지 말 것

 이 채널의 리뷰 콘셉트가 그렇다고 그동안 해왔던 다른 리뷰와 달리 특정 기업을 깎아내릴 의도로 제작된 영상도 아니다. 이 크리에이터의 영상을 쭉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이 크리에이터는 원래부터 미세먼지에 예민한 사람이고 객관적 리뷰를 지양하는 분이다. (필자가 전반적인 톤을 파악해봤음.)

그렇다고 타사 제품과 관련이 있는 관계자도 아니고... 즉, 비방을 위한 비방이 아닌 '비판'이라 할 수 있겠다.


3. 욕설 등 인격에 대한 모독을 하지 말 것

 해당 영상을 보면 디퓨저 관련 내용에 '사기'라는 멘트가 자극적으로 들릴 수는 있다. 하지만 이는 극히 자연스러운 리액션에 불과하다는 게 필자의 생각. 제품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서였을까? 제품 안에 천연 오일 디퓨져를 놓을 공간이 마련되어 있는 제품인데 일체형 제품처럼 인지했었던 거 같다. 하지만 '사기'라는 멘트는 기대치에 못 미쳐서 개인적으로 느끼는 감정을 표현했을 뿐이지 제품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저해할 정도로 보기는 힘들어 보인다.


내 생각은 이렇지만, 여러분도 한 번 따져봤으면 좋겠다.



왜 이런 일이 발생했을까?

1. 기업의 개인을 대하는 법의 관습적 악용

 일반적으로 소송에서 기업(거대 조직) VS 개인의 구도에서 불리해 보이는 건 개인이다.

우리는 이런 구도를 수없이 언론을 통해 많이 봐왔다.

유튜버들을 일반적으론 개인으로 인지하기 때문에 기업 법무팀에서 겁을 주는 단계로 내용증명이나 고소를 하는 경우가 많다. (나도 회사에서 미수금 때문에 보낸 적 있다.)이는 어떤 회사든 내부 매뉴얼처럼 과거에도부터 쭉 이어져왔을 가능성이 많다.  


특정 MCN 소속사가 있는 경우에는 이런 상황을 회사에서 담당하는 실무자가 있겠지만, 일반적으론 1인 크리에이터는 당연히 1인 개인인 경우가 많다.


2. 해당 기업의 '유튜브 크리에이터'와 그 문화 대한 몰이해

 기업들이 자사 제품에 대한 홍보를 유튜버를 통해 콘텐츠로 유통할 때 채널 규모만을 보고 판단하는 경우가 많은데.. 더 중요한 건 그 구독자들이다. 유튜브 채널들은 기본적으로 크리에이터를 지지하고 응원하는 기반이 있다. 크리에이터는 기업들보다는 오히려 구독자들 눈치를 보는 게 맞다.


3. 해당 기업의 초기 대응과 'Owner risk'

 이번 일과 관련해서 일을 더 키우게 된 계기는 결국 해당 기업의 잘못된 초기 대응과 대표의 자세에 있어 보인다.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이라 그런지 적어도 이런 일에서 경험이 별로 없어 보이기도 하고.. 네이버 스토어팜, 와디즈 댓글 등을 보면 사실 안타까울 정도다.

겁주기용 공문보다, 제품에 대한 솔직한 리뷰로 개선할 부분을 알려주니 오히려 감사장을 받아도 시원찮을 판인디..

해당 기업 스토어 팜 Q&A 에는 수백 개의 글이 달렸다.


정리하자면 이번 사례는 해당 기업이 전혀 유튜브라는 플랫폼과 1인 크리에이터의 이해가 없는 상태에서 섣불리 감정적 대응을 하다 이런 사달이 났다고 판단이 된다.


(물론.. 누군가 꼰대 멘토가 알려줬겠지 이렇게 하면 영상 내릴거라고. ㅋ)


최근 유튜브가 대세다 대세다 하니 나도 관련 강의가 넘쳐나는 상황이다.. 올해는 대학 쪽 강의가 많고, 수강생들 연령대도 폭 넓어졌다.(키즈, 시니어 등)


항상 기조 챕터 내용을 소개하면,

 

-유튜브는 단순한 홍보 채널 아니라 엄연한 '커뮤니티' 속성을 지닌다는 것.

-유튜브 문화는 대게 아이돌 팬덤 문화, 크라우드 펀딩 문화와 닮아있다.


이런 불합리한 상황에서 구독자들은 크리에이터를 지켜준다.


누가 시켜서 하는게 아니라 자발적으로 외부에 알리고, 업체에 항의하는 건 구독자들이었다.

개인적으론 참 감동받았다.


기업들이 1인 크리에이터(유튜버) 문화를 제대로 모르고 접근하면 이런(?) 사례는 계속 발생할 것이다.


심지어 진짜 전문가한테도 이런 말도 안 되는 고소가 이어지니 참 답답할 노릇..

(아래 교수님 사례도 다루고 싶지만 시간이... 링크만 남깁니다.)

https://youtu.be/OdYCB6X0J4g

김도헌 대림대학교 교수는 음향전문가다. 최근 한 이어폰 리뷰를 하고 관련 유통업체의 협박성 댓글을 받았다.





채널 분석할 때 꼭 필요한 게 구독자 분석이 최우선이다.


보통의 테크 채널 유튜버들의 구독자들은 굉장히 제품에 대해 비판적인 관점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특히, 고가의 제품일수록 더 많은 영상을 찾아보게 되고 리뷰어를 통해 정보와 믿고 거르는(?) 경제적 이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성장하는 채널이라면 콘텐츠가 신뢰를 받고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해당 기업에 대한 여론과 분위기는 심상치 않아보인다.


말그대로..


 '유튜브 영상 내리려다, 회사 간판 내리게 생긴 것'



앞으로 유튜브 생태계에서 기업과 1인 크리에이터 모두가 상생하는 성숙한 리뷰 문화가 정착하길 바라며 이만 글을 줄인다_✍️ CK




[요약]

- 한 테크 유튜버가 공기청정기를 구입해 리뷰 영상을 올림.

- 써보니 성능이 시원찮다는 솔직한 리뷰를 올림

- 해당 제품 기업에서 영상 내리라는 목적으로(겁주기용) 고소한다는 공문 발송 및 메일 보냄

- 관련 내용으로 협박받은 내용을 영상으로 만들어 올림

- 해당 영상 조회수 댓글 폭주, 영상 본 구독자들 분노 개탄 어상(어이상실)

- 와디즈 펀딩 사이트 및 네이버 스토어팜 문의 댓글에 비난 폭주

- 해당 제품 기업 대표가 사실 고소할 생각 없었다며(그러니까 겁주기 용) 만나서 얘기하자고 함


여기까지 제가 파악한 상황(19.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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