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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 Lee Mar 30. 2020

#15. 싱가포르3: 건국의 아버지 토마스 래플스경

가든즈 베이의 야경

토머스 스탬퍼드 래플스( 1781~1826)

붉은 지붕의 나지막한 보트키 거리를 등지고 래플스 상륙 기념지인 싱가포르 강변 노스보트 부두에 흰색의 폴리 마블 동상이 서있다. ‘근대 싱가포르 건국의 아버지’라 불리는 래플즈 경의 동상이다. 빅토리아 메모리얼 홀의 시계탑에는 검은색 동상이 있다.

Empress Place 에서 바라본 강 건너 붉은 지붕 거리 Boat Quay

관심받지 못한 습지에 교역소 설치를 시작으로 '래플스 타운 플랜'을 시행하고, 국제 교역의 중심지가 되게 함으로써 오늘날 작은 도시국가  싱가포르가 번영한 국가로 손꼽히게 된 기초를 닦아놓은 지대한 공로로, 

래플스는 이 거리에기념되고 있다.

그는 식민정책상의 자국의 눈치를 보기보담

당시로서는 앞선 자유무역항 건설에 신념을 가지고 열성적으로 싱가포르 건설에 매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한다.

래플스 동상

그는 1781년 자메이카에서 태어난 영국인이다. 영국의 동인도회사가 활발하게 해외로 진출하던 시기인 1805년 24살이 되자 말레이 반도 뻬낭(Penang)의 주지사 보조 비서관으로 동남아시아에 부임한다. 1799년 나폴레온에게 네덜란드가 점령되면서 네덜란드의 식민지였던 자바는 잠시 동안 영국 동인도 회사의 통치하에 들어가게 된다. 이 시기인 1811년에 래플즈는 영국군 고위 지휘관들의 도움을 받아 불과 45일 만에 자바 전역을 접수하였다. 이에 자바의 총독 대행에 임명되었다. 그는 짧은 점령기간 동안 동인도의 왕국들을 영국 통제권에 복속시켰으며, 1812년에 자바에서 가장 강력한 두 개의 왕국중 하나인 족자를 공격하였다.

이후 래플스는 동인도에서의 영국 식민지 확장에 앞장섰고 한편으로 보로부두르 및 여러 고대 사원들을 발견하기도 하였다. 그가 자바의 높은 문명과 문화에 대하여 기술한 ‘자바의 역사’(The History of Java)라는 책을 쓰게 된 배경이 되는 시기이다. 영국군의 무도한 약탈이 장기간 지속되었고 그 당시 왕실의 역사적 가치를 지닌 많은 서류들이 아직도 인도네시아로 돌아오지 못한 것들을 압수하는 일에 래플스도 참여했다. 그러나 나폴레온의 몰락으로 자바는 또다시 1815년 네덜란드 지배로 되돌아가게 되었고, 래플스는 여러 가지 일로 영국으로 돌아가 1817년 ‘자바의 역사’(The History of Java)를 출간하였다.

다시 1818년 오늘날의 벵쿨루(Bengkulu)에 부임한 래플스는 영국령 자바의 총독 대행(1817–1822), 벤쿨렌의 주지사를 역임하던 중, 1819년 1월 29일, 그가 오늘날 싱가포르에 동상으로 길이 남게 될 역사적인 방문을 하게 된다.

아무도 눈여겨 보지 않던 말레이 반도 끝, 습지로 된 이 섬을 래플스는 동남아 무역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거점이 될 것임을 재빨리 간파한 것이다.

그리고 곧 교역소 설치에 착수한다. 쓸모없던 포구 싱가포르는 중계 무역 중심지로 빠르게 성장하여 중국, 인도, 말레이 제도 등 이민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1822년 시행한 래플즈 타운 플랜(Raffles Town Plan)은 싱가포르가 오늘닐과 같은 국제무역항이 되는 기초를 닦아주었다. 그 공로로 래플스는 '싱가포르의 건국자'란 칭호를 얻는다.

그가 이곳에 머문기간은 불과 8개월이었다고 한다.

래플스의 첫 상륙지 싱가포르강 입구. 습지 포구였던 곳의 현재 모습

강가의 아이들

덥긴 하지만 청량한 햇살 아래로 싱가포르 강 양 연안에 여러 테마의 조형물들이 설치되어 있다. 특히 ‘First generation’이라는 테마의, 아이들이 강으로 뛰어드는 조형물이 재미있다. 이곳의 초기 주민의 아이들이 신나게 물놀이를 즐기는 모습이다. 당시 사람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옷차림이나 생활도구 등이 재현되어 있다.

싱가포르 초기 상인들의 모습, 영국 식민지이던 시절, 싱가포르가 면화, 향신료, 고무 등이 활발하게 거래되던 교역 당시의 모습, 유럽 상인과 땋은 머리를 한 중국인들, 터번을 두른 남인도인까지 무역의 역사적 현장에 등장하는 인물과 상황 등이 조형물마다 특색을 띤다.

세계 2차 대전 당시 말레이시아 군인들이 영국군을 도와 일본의 침략에 맞서 싸우는 조형물도 있다.

1928년에 세워진 옛 우체국 건물에 자리한 싱가포르 강 전망의 더 플러턴 호텔
아트 사이언스 박물관(Art Science Museum). 분수 쇼 감상의 최적 장소. 쇼의 전체적인 광경은 머라이언 동상 앞이나 야경 크루즈에서 잘 보인다고.

Empress Place 주변에 있는 몇 개의 박물관을 거쳐 나와 플러턴 호텔에 들어선다. 1928년에 지어진 건물이라기엔 규모와 화려함이 대단하다. 호텔 내 갤러리를 돌아보고 나니 지친 발이 쉬자고 한다.

근처 대형 상가 푸드 코트를 찾아들었다. 빼곡히 들어찬 음식점과 카페에 인근 직장 젊은이들로 그득하다. 더러 나 같은 관광객들도 섞여있다.

주문을 하려는데 주인이랑 소통불능이다. 할 수 없이 옆자리 젊은 여성이 먹는 탕 종류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같은 걸로 달라고 할 수밖에... 다행히 그 오리탕은 먹을 만했다.

사람들이 줄 지어 선 빵집에서 나도 몇 개를 집어 들었다.

폰 배터리가 수명을 다하고 있다. 밝기도 줄이고 와이파이도 꺼놨는데 사진 좀 찍었다고 그새 죽어는 중이다.

조마조마하다. 낯선 도시의 유일한 가이드가 조기 퇴근 중이다.  '제발 이러면 안 되지' 거의 부탁하는 심정이 돼간다. 싱가포르 3구짜리 콘센트에 맞는 어댑터를 빠트리고 안 가져와서 충전지가 없다. 숙소 유료 어댑터를 문의해봐야겠다.


아트 사이언스  뮤지엄(ArtScience Museum)

최첨단 과학과 예술의 만남을 표방하는 이 박물관은 연꽃을 형상화한 건물 외관으로 멀리서도 찾아가기가 쉽다. 야외에서 펼쳐지는 조명/분수 쇼를 가까이서 지켜보기 좋은 장소는 이 건물과 이어지는 더 샾스 엔 마리나 베이 쇼핑몰 앞이다.

뮤지엄의 전시물을 보기 위해 입장권을 사서 대기한다. 조를 짜서 들여보내고 있다. 나이 든 사람들이 의자에 앉아 발 주무르기 바쁘다. 눈이 호사할수록, 발 고생 가중된다.

뮤지엄 하층 부에 물을 채우고 보라색 연꽃을 심어놓았다.

전시물 사전 정보 없지만 일단 보잔 생각이다. 상연실에 들어가니 물렁한 소파처럼 생긴 곳에 누워서 보거나 앉아서 보는 영상물인데 딱히 무엇을 의도하는지 잘 모르겠다.

가든즈 베이 야경을 볼 계획이라서 남은 시간을 위층 카페에 올라가 커피를 마신다. 사방을 볼수 있는 유리 벽이 강을 친화적 환경으로 끌여들인 건축디자인의 격조를 한껏 높여준다.

물을 채워놓은 건물 외관 하층부에 보라색 수련이 푸른 유리 건물과 잘 어울린다. 수코타이의 유적지에서 흐드러지게 피었던 붉은색 수련, 양평 세미원의 여러 색깔 연꽃 등이 금새 쫓아와 이 건물의 연꽃과 대비된다. 강변을 주욱 걸어가며 도시경관을 감상한다. 건너편 애스플러네이드 멋진 외관이 풍경에 일조한다.

뮤지엄의 하층부
내부에서 바라 본 수면의 연꽃
뮤지엄 카페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아서  더 샾스엔 마리나 베이 샌즈 쇼핑몰에 들어가 구경을 하기로 한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레이저 쇼가 진행되니 그 위를 뛰어다니는 애들도 즐겁고 구경하는 보호자나 우리도 같이 즐겁다. 건물 앞 강가에서 들어온 물줄기로 다리와 분수를 만들어 놓았다. 인공의 힘이 어디까지 인지를 싱가포르에 와서 많이 확장해가고 있다.


커피를 주문하니 초코 음료를 섞는 농아인 직원이 내 주문을 착각했다고 생각했는데 그건 비법이었다. 기 막히게 부드러운 커피 맛을 낸다.

식당에 걸린 한국음식 메뉴가 틀린 철자로 적혀있어 종업원에게 알려주니 자기 담당이 아니라고 한다. 싱가포르는 여러 나라 음식 가짓수가 많고 거의 다 맛있다. 세계인이 오가는 아시아의 허브란 잇점이 음식으로 연결된 듯 하다.

더 샆스 엔 마리나 베이 내부
쇼핑센터 내부
강의 물을 쇼핑센터 내부로 끌어들여 만든 분수


가든즈 베이의 레이저 쇼

이윽고 어둠이 서서히 깔리고 있었다. 사람들을 따라 가든스 베이로 들어갔다. 가든스 바이더 베이는 정원의 도시라는 계획 하에 만들어진 거대한 열대 정원이다. 크게 플라워 돔과 클라우드 포레스트, 두 개의 돔으로 나뉘어 있다. 열대기후에서 자라기 힘든 식물들을 키우기 위해 인공 환경을 조성해서 꾸며 놓은 곳이며 해안가 매립지에 지었다고 한다.

더워도 너무 더운 낮의 식물원 관람은 포기하고 밤의 레이저 쇼 보려고 온 것이다. 사람들이 콘크리트 바닥에 누워 자리를 잡는 것을 보고 나도 그 옆에 앉았다. 아마도 여기 있는 사람들의 50%는 한국인인 성싶게 여기저기서 익숙한 언어가 들린다.

마리나 베이호텔 앞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서 가든스 베이쪽으로 연결된 고가도로를 걸어가면 볼수 있는 광경

레이저 쇼 시작 전 음악이 나온다. 19시 45분과 20시 45분에 진행된다고 한다. 나도 다른 사람들처럼 폰을 꺼내 들고 바닥에 누웠다. 낮에 달구어진 시멘트 바닥의 열은 이제 식어서 등에 적당한 온도를 제공한다.

누워야 레이저 쇼를 잘 볼 수 있다.

도심 속에 위치한 이 정원은 101헥타르의 매립지에 만들어졌고 테마로 구분하는 세 개의 정원에서 다양한 종류의 식물을 볼 수 있다고 한다. 9층에서 16층 높이의 인공 나무는 슈퍼트리 그로브에 12개가 있고 난초에서 영감을 받아 싱가포르의 국화인 반다 '미스 호아킴'을 디자인했다고 한다. 슈퍼트리를 연결해 놓은  보도 위를 걸으면서 정원을 볼 수도 있도록 해놓았다.

슈퍼 트리 사이를 연결한  다리를 걷는 사람들

오랜 안내 멘트와 음악 방송 후에 레이저 쇼가 시작되기를 기다리는 시간이 약간 긴장된다.  정보에 비해 홍콩의 심포니 오브 라이트가 너무 실망스러웠던지라, 나는 가급적 표현의 강도를 줄이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감정이란 게 주관이다 보니 균형 있는 표현은 어려운 과제다.

마침내 시작된 쇼는 가히 황홀하다. 희미한 일광 아래, 거친 강철 프레임 대형 트리는 삽시간에 사라지고 오로지 환상의 빛이 이 공원과 관람객 모두를 하나로 아우른다. 50여 개의 스피커에서 나오는 서라운드 입체 음향과 색을 바꾸는 조명이 어우러지는 레이저 쇼는 정말이지 내가 본 중에서 최상이다. 관람객들도 찬탄을 아끼지 않고 변화하는 쇼의 장면에 호응한다. 나도 가슴 벅참을 감출 수 없어 큰 소리로 같이 화응 한다.

마리나 베이 호텔                                                                 애스플러네이드

많은 사람들이 환호로 이 멋진 정경을 즐기는 가운데 아쉽게도 쇼는 끝났다.  

후드득 빗방울이 떨어지니, 마리나 호텔 쪽 레이저 쇼 관람을 내일로 미룬다.

인근 Mrt 지하철 역에는 각국에서 온 관광객들이 가득 들어차서 개찰구가 미어지고 있다. 설상가상 티켓 자동판매기가 고장 나서 한 곳으로 몰리니 혼란이 가중된다. 오랜 줄 서기가 점차 무릎의 피로를 높인다. 자동발매기 이용에 버벅거리는 사람들을 보노라니 짜증이 났다. 여행 오기 전에 미리미리 이용법을 익혀왔어야지...

그런데 웬걸, 나도 순서가 헷갈린다. 티켓발매기 이용 3번째인데 이러고 있자니 민망하다. 뒤에 선 사람들이 나서서 나를 돕는다. 간신히 표를 구입하고 개찰구로 향하면서 뒤통수가 뜨겁다.

사람들도 아까 나와 같은 생각을 하겠지!

블루라인 Mrt를 타고 베이 프런트 역에서 숙소가 있는 부기스 역까지는 2 정거장, 4분 거리였다.      

싱가포르는 Mrt로 이동하기가 쉽다.

가든즈 베이에서 본 플라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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