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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 Lee May 17. 2020

#33.말레카7: 말레카 마코타 병원출발, KLIA공항

베.싱.말 여정의 마지막 날

점심을 먹고 나와 존커 스트리트를 좀 더 걷는다. 1908년에 지어진 타밀 감리교회(Tamil Methodist Church Malacca)를 돌아서 캄풍 훌루 이슬람 사원에 당도, 안을 기웃대다가 지나친다.

골목길마다 여러 나라에서 온 관광객들 발걸음이 분주하다.

오랜 세월을 견딘 골목길 담벼락은 주로 흰색으로 칠해져 있는데 아마 더운 날씨를 고려한 듯하다.


다시 다리를 건너 첫날 터미널에서 오는 시내버스 창 너머 보았던 해양박물관 앞을 지난다.    

해양 박물관(Maritime Museum)에는, 1512년 말레카 해협에서 침몰한 포르투갈의 무역선으로 높이 34미터, 길이 36미터, 너비 8미터의 플로르 드 라 마르 호(Flor de la Mar) 복제품을 보여주고 있다.

박물관 건설은 1990년 초에 시작되어 1994년 6월 13일 마하티르 모하마드(Mahathir Mohamad) 총리에 의해 공식적으로 공개되었다.

전시장 안내에는 공예품 및 문서를 소장하고 말레카의 정치적 통제가 어떻게 이 지역의 해양 지배력 확립에 필수적이었는지, 또한 초기 시대부터 식민지 시대에서 독립할 때까지의 말레카 무역 연결 고리를 보여준다고 되어있다.


항행 버스 승차시간인 저녁 7시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았다.

쇼핑몰에 들어가 차도 마시고 남은 돈을 소비하기로 한다.

마코타 병원 옆 쇼핑몰은 규모가 크고 특히 식료품 코너가 신선하고 다양한 상품이 많아 몇 번 이용했었다.

공항 면세점에서 볼 수 있는 알만 한 메이커도 많이 입점해 있어서 웬만한 건 대충 살 수  있다.  

화장품과 몇 가지 작은 선물용 물건을 사고 나서, 확인해 보니 저녁 식사비와 공항에서 사용할 얼마를 남기고도 돈이 남는다. 다시 오려니 해도 언제 또 이 땅을 밟게 될지 모르니 한국 돈으로 재환전하기로 한다.


쇼핑몰 여러 곳에 있는 환전소마다 환율 차이가 상당하다. 이렇다면 인근에 여러 곳 있는 은행으로 가보자 싶다.

환전창구는 은행 창구 아닌, 쇼핑몰 따로 나가 자리하고 있다.

여기 환율이 확연히 유리하다.   

 

환전소 앞에서 만난 한국인

환전을 하고 있는데 한 남자가 다가왔다.

그도 한국 돈으로 환전 요구하며 내가 받아 쥔 한국 돈을 흘낏 쳐다본다.

그뿐이다. 가벼운 목례라도 할 요량이었는데 그는 그럴 생각이 전혀 없다.

굳이 말 붙일 이유 없으니 나도 자리를 뜬다.

그래도 생각은 해본다.    

가볍게 인사라도 나누좋지 않을까? 굳이 필요 여부를 따지기보다 걍  먼 땅에 온 '같은 나라 사람'이니까...

외국에 나가서야 비로소 나의 정체성이 선명해짐을 경험한다.

덕분에 해외 나가면 모두 애국자가 된다지 않던가!

그 '내 나라' '내 민족'먼저 존재다.     


서양인들은 물리적 거리감에 일시적이나마 심리적 거리를 맞추는듯하다. 적어도 투명인간 처리는 안 한다.

산책길이던, 건물 도어 앞이던, 엘리베이터 안이던 가까운 시야에 들어오는 사람과는 본능적으로 시선을 교환하며 하다못해 눈인사라도 나누는 걸 여행지에서 의례히 경험한 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 사람들은 지근거리에 있어도 눈길을 나누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럼에도

때, 장소 안 가리고 자기 하고 싶은데로 하거니, 한껏 목청 높여 얘기하는 것으로 'NO manner’  1위에 매김된 중국인 못지않은 한국여행자 모습을 목도하기도 한다.

'내로남불' 안되려면 이쯤에서 쫀쫀하게 되돌아 볼 일이다.    


이제 숙소로 돌아가 가방을 챙겨 나오기로 한다.

온종일 돌아다녀서인지 다리가 아프다. 어제는 잠깐씩 호텔에 들어와 쉬었다 나가서 중간에 피로를 풀 수 있었는데 오늘은 체크 아웃으로, 쉬지 못하내처 돌아다닌 셈이다.    

호텔 스태프들은 더 이상 ‘1% 여행자’를 볼 수 없는 시간이 되었다.

맡겨둔 가방 찾으러 가서 그들과 작별하고

터덜터덜 가방을 끌고 마코타 쪽으로 이동한다.

아침에 가방을 실어다 주겠다는 호텔측 제안 거절 깊이 후회한다. 인근 도로가 온통 공사 중이라 여기저기 쌓인 자재 때문에 가방 끌기가 쉽지 않고 6차선 도로를 건너기도 부담스럽다.    


하텐 호텔 안 커피 숍에서 차와 케이크를 시키고 시간을 소모하다가 인근 식당으로 자리를 옮겨 이른 저녁 식사를 마친다.

이제 버스를 기다리면 된다.     


  < 말레카에서 KLIA 공항 간 버스 이동>  (2018년 2월 기준. 추후 변동 가능)    

북쪽의 쿠알라룸푸르와 남쪽의 말레카 그 사이에 공항이 있다.  말레카에서 KLIA 2 공항 가는 방법은 여러 가지이다.

    

1.  말레카 마코타 병원과 하텐 호텔 사이 택시 승강장 근처에서 ‘승차’ (매표소는 병원 건물 내 편의점 ‘세븐 일레븐’ 뒤쪽)

   - 3시간 소요, 요금은 약 24.MYR (예매 시점 따라 가격 차이)

   - 운행 횟수 적고 ‘사전 예약 필요’, (현재 검색 결과는 ‘2시간마다 운행’이니 확인 필요)

2.  말레카 센트럴 역 출발: Domestic 부스에서 공항 행 버스표 구입

  -  2.5~3시간 소요. 25 MYR (7달러 정도), 버스회사마다 요금과 버스구조 차이있음

3.  쿠알라룸푸르 Bandar Tasik Selatan 터미널로 버스 이동, 육교로 BTS 역으로 가서 공항행 철도 이용        


반대로 공항에서 말레카로 가는 경우에도 신시가지에 숙소를 정한 경우가 아니라면 위 이동의 역순서로 진행하면 된다.

예약 시 마코타 병원 행을 선택해야만 여기서 하차시켜준다. (존 커 거리에서 하차시켜주는 버스도 있다고 하는데 확실치 않음)

마코타 병원과 존 커 거리 간의 거리는 1,3km, 도보로 15분 정도이다.

마코타 병원과 말레카 시내 센트럴 터미널과는 약 5km 떨어져 있다.   


마코타에서는 그밖에도 겐팅 하이랜드(Genting Highland)와 조호르바르(Johor Bahru) 가는 버스들이 검색되고 있다. 직원 말로는 싱가포르행 버스도 마코타에서 승차할 수 있다고 하며 약 6시간 소요된다고 한다.

아마 국경 부근에서 버스를 갈아타야 할지도 모른다.      

아무튼 국제공항 Klia2로 직접 가는 버스표는 미리 마코타 출발행을 예매해야 하고 여기서 공항까지는 약 3시간이 소요된다.


마코타 병원 건물 안, 세븐 일레븐 편의점 뒤쪽 매표소에서 버스를 기다린다.

늦은 시간이라, 버스 기다리는 사람이 나밖에 없으니 혹시 못 보고 그냥 가 버릴까 봐 연신 밖을 내다보기 바쁘다. 시간이 지났는데 버스가 오지 않으니 더 안달이 난다.

직원이 버스 정차지라고 알려주는 자리는 아무래도 미심쩍었다.

큰 도로변에 버스가 정차하기엔 교통에 방해를 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노파심이 발동해서 병원의 다른 직원을 붙잡고 공항 행 버스 정차장소를 물어도 신통한 대답을 듣지 못한다.

여러 번 들락날락하고 매표 직원에게 거듭 물은 후에야, 버스가 나타났다.

출발 시간을 지키지 않은 것이다. 버스 안에는 이미 많은 승객들이 타고 있다.

점차 어두워지는 밤을 향해 버스는 공항을 향해 달려간다. 어둠이 내린 창은 실내 모습이 반사되어서 바깥 풍경을 보기 어다.

17일 여정 무사히 마친 내 얼굴만 되비친다.     


혹시나 klia2를 지나칠까 걱정을 했지만 다행히 정확한 위치에서 내릴 수 있었다.

이 버스는 먼저 klia2에 승객을 내려주고 KLIA로 가는 경로이다. 공항이 하도 커서 게이트 찾아가는 일도 만만치 않다. 싱가포르에서 올 때는 낮시간이라 긴장감이 없었는데 아무래도 밤 시간은 다르다.

출국장에 오니  많은 한국인들이 저마다 짐 무게를 체크하기에 바쁘다. klia2는 저가 항공사들이 많이 이용하는 곳이다 보니 밤에 출발하는 비행기가 많은가보다.

한국인들 속에서 한국말을 들으니 드디어 집으로 돌아가는 것을 실감한.

십 칠일 동안 그야말로 낯설고 물 설은 여러 나라를 다리가 아프도록 돌아보았다.

딱히 무엇을 보려는 것보다 다른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은 어떤지 궁금해서다.


문화, 역사, 가치관이 다른 민족일지라도 각자의 삶을 살아가는 자세에서는 달리 가치로운 무엇이 더는 없었다.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 다해서 살아가는 것이 도리이고 의무이고 그리고 맞춤한 각자의 에 도달하는 정도임을

 내 나름으로  결론지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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