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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폴킴 May 29. 2019

#1 홍콩과기대 MBA 입성

#2017년 5월 어느날

정 모 차장님 : 학빈씨, 아무래도 학빈씨 이번에 중국에 나가야할 것 같아요. 발령 대상은 아니지만..

나 : 네??????????

정 모 차장님 : CDP 쓰시고요, 상황이 어쩔 수가 없는지라 미안하지만 이번에 아무래도 나가야할 것 같아요..


전화를 받고 3일 후, 나는 중국 광저우에 4년 주재원으로 발령이 났다(입사 2년도 안되었는데..).

마음의 준비도 안되어있는데 급작스럽게 해외생활을 하려니 정신없이 짐을 싸고, 집을 알아보고 인수인계를 했다. 그러고는 4년의 광저우 주재원을 시작하게 되었다. 비행기를 타고 도착하던 첫날, 한국으로 돌아갈 비행기표가 내 수중에 없다는 사실에 다시 한번 주재원의 삶이 시작되었구나 라고 느끼며 절망을 느끼던 것도 잠시.

쏟아지는 업무전화와 부족한 중국어 실력으로 밤낮없이 야근을 하며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 가고 있던 차였다.



#2017년 9월 어느날

아버지 : 학빈아, 너 기왕 주재원하는거 홍콩에서 MBA 하는거 알아봐

나 : 응? MBA? 그러고보니 홍콩이 가까워서 주말반이 혹시 있으면 다녀볼수는 있겠네. 근데 학비도 비쌀텐데..

아버지 : 홍콩에는 분명 주말반 MBA가 있을거야. 지금 아니면 MBA 하고싶어도 힘들어. 잘 알아봐.


대학교를 다니며 막연히 동경하던 MBA였다. 회사를 다니면서 MBA에 대한 동경은 더 강해지던 차였다. 끝도 없는 야근과 각종 잡무에 시달렸지만 머리는 더 멍청해지는 기분을 지울 수가 없었다.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를 하고, 내가 하고 있지 않은 업무나 내가 몸담고 있지 않는 분야를 그러한 교류를 통해 간접적으로 경험하고 알고싶다는 생각이 더 강해졌다. 커리어에 대한 욕심도 점차 강해져가고 있었다. 그러던 때에 주재원 발령이 급작스럽게 나면서 정신없이 일하느라 잊고 있던 와중 머리를 땡하고 울린 아버지의 한마디. "MBA 하는거 알아봐"


홍콩 MBA는 3가지가 제일 유명하다. 홍콩대 MBA, 홍콩중문대 MBA, 그리고 홍콩과기대 MBA. 그 중에서 홍콩과기대 MBA가 제일 유명하고 MBA순위에서도 제일 높은 순위에 위치해 있다. 아시아권에서도 홍콩과기대 MBA는 제일 유명한 MBA 중 하나이다. 두말할 것도 없이 홍콩과기대 MBA를 목표로 공부하기 시작했다.

홍콩과기대 주말반 MBA는 2가지로 나뉘는데, 하나는 Weekly, 나머지 하나는 Bi-Weekly이다. 광저우에서 매주마다 왕복하는 것은 힘들 것 같아 Bi-Weekly로 했지만, 기본적으로 외국인의 비중은 Weekly가 훨씬 높다. Bi-Weekly는 대부분(거의 다) 중국인이다. 홍콩과 인접한 중국 선전에서 근무하는 중국인 학생들이 제일 많고, 홍콩, 광저우가 그 다음이며, 적지 않은 학생이 북경, 상해, 청두와 같은 비행기 2시간 이상의 거리에서도 비행기를 타고 온다. 매주마다 왕복하는 것은 힘든 점, 그리고 어차피 나의 백그라운드는 중국이니 좀 더 중국에 포커싱하고자 중국인 학생들이 많은 Bi-Weekly로 결정하고 준비했다.



#2018년 11월

??? : Hello

나 : Ni hao, 어? Hello

??? : Congratulation! I am really glad you to become HKUST's 2019 intake. See you at Campus.


2018년 1월부터 GMAT과 토플을 준비하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공부하는 것은 힘들었다. 일단 회사 들어와서 2년 가까이 영어를 쓰지 않았고, 또 광저우와서도 영어를 쓸 일이 없었기 때문에 머리속에 영어 자체가 희미해져가고 있었다. 그런 나에게 매우 아카데믹하고, 고급스럽고 압축적인 GMAT 문장은 상당한 난이도로 다가왔다. 시험 1번에 우리돈으로 약 30만원이나 하기 때문에 단번에 붙어야만 했다. 그러나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그래도 600점대 중반의 점수가 필요했기에 혼자 독학하기는 힘들 것 같아 인강을 들었다. GMAT은 크게 Verbal 파트와 Math 파트로 나뉘는데, 나는 Verbal만 올리면 될 것 같아서 Verbal만 공부하다가 의외로 Math에서 생각보다 고전했다. 시험은 시간이 촉박하기 때문에 여유롭게 수학풀듯 계산하고 넘어갈 수 없다. 가장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사고흐름을 통해 답을 찾고 바로바로 넘어가야만 겨우 시간 내에 다 풀수 있어서 결국 Math도 인강의 도움을 받았다. 중국 광저우에서 한국인이 영어인강을 한국인 강사에게 듣고있다 생각하니 나같은 사람이 또 있을까 싶어 웃음이 났지만, 생각보다는 쉽지 않은 공부였다.


토플은 GMAT보단 수월했다. 과기대에서 요구하는 토플성적은 80점만 넘으면 되기 때문에(GMAT은 정해진 점수는 없으나 보통은 최소 600점 중반을 요구), 그리고 GMAT과는 달리 문장수준이 단어만 많이 알면 해석이 큰 무리가 있지는 않기 때문에 단어 위주로 공부를 했다.


성적제출하고 면접까지 보고 다행히 11월에 합격전화를 받아 지금은 2019년 intake로 MBA를 다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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