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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폴킴 May 29. 2019

#2 세상은 넓고 배울 것은 많다

#1 Accelerating Program


입학하자마자 처음 시작한 것은 5일짜리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은 크게 2가지 목적으로 구성된다. 첫번째는 70명의 동기들끼리 친해지기. 두번째는 MBA 수업의 맛보기로서 케이스 분석을 해보는 것.

4-5명이 한 그룹이 되어 홍콩 Ocean Park의 경영상 문제점과 나름의 Suggestion을 발표하는데, 첫날은 Ocean Park에 가서 조사(를 빙자한 놀이기구 타고 놀기)한다.

이후에는 조사한 내용을 두고 그룹끼리 모여서 조별 PPT를 준비한다. 나의 조는 Chow Tai Fook(주대복) 에서 Part Manager를 맡고 있는 Adrian, Tencent에서 회계업무를 맡고 있는 Vincent, Huawei에서 세일즈를 맡고 있는 Flossie로 구성되었다. 각자 맡은 분야, 회사가 다 달라서 조별과제시 여러 각도로 케이스를 분석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열심히 준비하고 토론한 결과로 너덜너덜해진 화이트보드

열심히 준비해서 발표하고 조별 Competition에서 1등은 아니지만 2등을 했다. 발표는 실제 Ocean Park의 GM앞에서 발표한다. 이후에 GM과 수업교수가 가장 우수한 조 2개를 뽑고, 2개조가 다시 전체 학생들 앞에서 Competition을 하는 형식으로 진행되는데, 우리 조는 Second Competition까지 가서 아깝게 져서 2등을 차지했다. 그래도 나름 뿌듯했다.

 

2등을 차지한 후 GM과 교수님과 인증샷

5일동안 뭉쳐다니면서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누고, 토론하고 하면서 많이 친해졌다. 나는 여기서 동관에서 일하시는 형님과 함께 유일한 외국인(한국인)이다. 70명 중 우리 둘을 제외한 68명이 모두 중국계(홍콩 포함)이다. 주로 한국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삼성, LG 그리고 한류스타들이라 그에 관련된 질문들을 많이 받았다. 70명의 동기들은 제각각 일하는 지역이 다른데 대부분 선전, 홍콩, 광저우에서 근무하지만 20명 가까이 되는 적지 않은 친구들은 베이징, 상하이, 청두 등 비행기를 타고 와야만 하는 곳에서 근무하고 2주마다 비행기를 타고 홍콩으로 온다. 제일 놀라웠던 건 도쿄에서 근무하고 2주마다 오는 Johnson이란 친구. 광저우에서 왔다갔다하면서 힘들것 같다고 생각한 내 자신이 부끄러워지고는 했다.



#2 본격적인 수업, 회계학과 미시경제학


5일짜리 Accelerating Program 이후에는 본격적으로 수업을 시작한다. 수업은 2주마다 토,일 이틀간 진행이 된다. 토요일은 9시반부터 6시반까지, 일요일은 9시부터 6시까지 하루 종일 진행이 되는데 영어로 진행되는데다가 친구들과 대화는 중국어(다 중국인이다보니)로 하다보니 에너지를 상당히 많이 소모한다. 나처럼 토박 한국인에게는 여전히 영어나 중국어로 수업을 듣고 대화를 하는게 쉽지만은 않다. 수업 끝나고 나면 번아웃되어 호텔방에 도착하자마자 침대로 직행하곤 한다.


수업은 생각보다 빡세다. 과제도 많은 편이다. 우선 매 수업마다 개인별 과제와 그룹별 과제가 주어진다. 그리고 마지막 수업시간엔 파이널 테스트도 본다. 학점제로 진행이 되는데 C+이하는 재수강도 해야해서 수업 긴장감이 높은 편이다. 첫 1년간 학점이 좋으면 다음해에 LBS나 켈로그 등의 세계적으로 유명한 대학 MBA로 교환학생도 갈 수 있기 때문에 아예 교환학생 생각이 없는 친구들을 제외하고는 정말 열심히 공부한다. 사실 일과 학업을 병행하며 성적도 잘 받기는 쉽지 않아 성적은 그냥 포기했다ㅠㅠ


미시경제학 수업중

토일 이틀수업이므로 토요일 밤에 숙소가 필요한데 숙소는 보통 홍콩과기대 캠퍼스 안에 있는 호텔을 이용한다. 물론 학비에 포함되어 있어서 따로 돈을 내고 숙소예약을 하지는 않는다. 만약 금요일 밤에 일찍 가서 하룻밤을 더 묶으려 한다면 이때는 HKD 850(약 12만원)의 돈을 개인적으로 지불해야한다. 홍콩과기대 호텔은 학교 메인캠퍼스와는 약간 떨어진 산에 위치하고 있어 조용하다. 과기대 자체가 있는 곳이 홍콩 국립공원 내이고 바다도 인접해있어 과기대는 정말 이쁜 캠퍼스 경관을 자랑하고 있다.

산꼭대기에 위치한 호텔


호텔에서 바라본 캠퍼스 경관

첫번째 회계학과 미시경제학이 막 끝났다. 회계학은 B+, 미시경제학은 A를 받았다. 역시 아무리 공부해도 대학에서 공부하지 않은 회계학 성적을 잘 받기에는 쉽지 않았다ㅠㅠ 옆자리 Vincent는 탱자탱자 놀면서도 A를 가져가는데.. C+을 받지 않은 것에 감사해야지..


아직은 초반이지만 괜히 MBA를 했구나 라는 생각은 아직까지는 들지 않는다. 사실 MBA가 아니면 어떻게 화웨이, 텐센트, 알리바바 등 내놓으라 하는 대기업에 다니는 중국인들과 교류하고 친해지고 하겠는가. 백그라운드가 다양하다보니 이야기를 하면서 알아가는 것들도 많다. 세상은 넓고 알아야할 것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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