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No 준비, Yes 여행

Pataca: 진주조개

by 라나뜨

이전까지 해외여행하면 목적이 있었던 여행뿐이었다. 물론, 가족들과 여러 번 해외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으나 수 번의 단기선교와 1년의 긴 선교를 지나고 보니 모두 잊힌 추억들로 남겨질 뿐이었다. 많은 여행들 중 찍었던 사진들을 이제는 꺼내보지 않기에 이제는 뭔가 새로운 여행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었다.


내가 곧 입대를 앞두고 있기도 하고, 동생도 갓 성인이 되어 타 지역으로 대학 생활을 보내러 올라가기에 가족들과 함께할 시간이 고작 몇 달 남았다.


가족여행.. 스읍, 어디가 괜찮을까? 하던 찰나 엄마가 패키지여행을 추천했다. 여럿 추천 여행지가 있었다. 헝가리의 부다페스트에 꼭 가고 싶다는 동생의 말도 있었고, 유럽은 어떨까 한 번 생각했던 나였기에 괜찮을 것 같았지만, 친척의 말을 빌리자면, 유럽의 겨울에 볼 건 없다였다. 눈이 많이 오고, 춥기만 할 뿐, 차라리 중국이나 아시아 권역의 지금 따뜻한 곳에 가는 것을 추천했다. 그래서 결정한 패키지여행의 목적지는? 마카오! 마카오였다.


내게 있어 패키지여행은 처음이다. 나의 첫 번째 해외 출국도 청소년 때 단기선교였을 정도로 가이드가 붙어서 따라다니면서 편하게 여행한다는 건 처음이었다. 가족여행으로 해외를 방문할 때도 사전에 어디를 갈지, 어느 식당에 갈지 하나하나 확인하고 동선 맞춰서 계획했지만, 패키지여행은 그런 게 아니니까!! 재정만 충분하다면, 여행할 준비만 되었다면 가이드를 따라 정해진 곳 안에서 어디고 갈 수 있으니까!! 그래도 하루 정도는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싶어서 3박 4일 일정에 마지막날인 셋째 날은 자유일정을 선택해 하나투어에서 마카오 4일 패키지를 예약했다. 항공사는 에어마카오였다.


아빠는 아쉽게... 함께하지는 못했다. 여름휴가를 지금에 벌써 사용할 수는 없으니까. 그래서 엄마, 나, 동생 이렇게 셋이서 마카오행 비행기에 올랐다. 요즘 들려오는 사건사고에 걱정되었지만, 비행기 출발에 앞서 작게나마 혼자 안전사고 없이 모든 승객, 모든 승무원, 기장과 부기장의 손길에 도움을 더하여 달라고 기도하고 이륙했다.



여행에 앞서 며칠 전 아주 지독한 감기에 걸렸다. 하도 심하게 기침을 한 탓인지, 목구멍이 아프고 배에 알이 배길 정도의 감기였다. 하지만, 독감은 아니라는 점! 기내가 춥지는 않을까 목도리를 둘렀지만 그렇게 춥지는 않았던 것 같다.

3시간 40분의 짧은 운항시간에 기내식이 준비되어 있었다. 아마도 저녁 시간이라서 그런 것 같다. 기내식으로 나는 닭백숙을 선택했다. 감기로 인해 배도 아프고 목도 아픈 까닭인지 많이 먹지는 못했다. 그냥 닭만 먹고, 물 마심으로 끝냈다. 그리고 다시 잠이 들었다.


마카오와 한국의 시차는 1시간 차이다. 한국이 1시간 빠르다. 3시간 40분 비행이었지만, 시차로 따지면 2시간 40분 비행이나 마찬가지다. 오늘 1시간을 더 얻은 셈이다.

2월 12일 중국은 정월대보름 명절 기간이라고 한다. 그래서 착륙 후 기내에서 명절을 잘 보내라는 기내 방송이 있었다.


빠르게 짐을 챙겨 우리는 출국심사를 마치고 마카오에 드디어 첫 발을 내디뎠다. 그리고 가이드와 만났고, 패키지여행 팀원과 만났다. 우리 가족 3명과, 3명 1팀, 5명 1팀 해서 총 11명이었다. 가이드님의 간단한 소개와 여행안내를 마치고 기내식으로 저녁을 먹었지만, 또 저녁을 먹으러 이동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