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글쓴이가 제주에 잠시 머무르던 중 리조트 근처 식당에 간 얘기를 해보고자 한다.
업무를 목적으로 제주에 왔지만, 한번쯤은 그 동네에서 입소문 자자한 식당에 가고 싶어서
제주 현지에 거주하는 동료분에게 인근 식당 여러 곳을 추천받았다.
대화창에 나열된 링크를 하나씩 클릭해보던 중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은 메뉴가 있었다.
바로 ‘살아있는 문어라면’이었다.
이 곳이 현지인들만 가는 진짜 맛집이구나!
원석을 발견한 듯한 기대감에 서둘러 발걸음을 옮겨가게에 도착했더니 생각보다 많은 메뉴들이 있었다.
문어라면을 비롯해 문어볶음, 고등어구이, 해산물 등…
이 집에 온 목적은 ‘살아있는 문어라면’이었기 때문에 큰 고민 없이 주문을 했고,
조금의 기다림 끝에 실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문어 한마리는 살아있는 상태로 청양고추 송송 썰어낸 뽀얀 국물에 입수해 있었고,
주변으로 전복과 꽃게, 딱새우 등이 푸짐하게 얹어져 있었다.
곧바로 인증샷을 찍어 SNS에 올리기 좋은 비쥬얼이었다.
사장님이 문어라면에 들어간 해산물을 직접 손질해주고 계시길래 말을 건넸다.
“여기 지역 주민이 소개해주셔서 왔어요!”
“아 그러시군요! 감사합니다. 혹시 뭐 먹으라고 하던가요?”
“앗, 메뉴까지는 미처 얘기 안했는데 문어라면이 제일 유명한 것 같아요”
“보통 관광객 분들은 문어라면을 드시고, 현지인들은 문어볶음을 많이 먹습니다.”
이런... 분명 현지인들이 가는 맛집을 소개받아서 왔지만
여기서도 현지인들이 많이 먹는 메뉴가 있었다니, 왜 그 사실을 몰랐을까?
지역 주민들은 문어라면과 문어볶음을 둘 다 먹어봤을 가능성이 높을 것이고,
둘 중 일상적으로 식사하기 좋은 메뉴가 라면보다는 볶음이기 때문일까?
그 와중에 문어라면은 정말 맛있었다.
그리고 마음 한구석에 '문어볶음' 네글자를 새기며 다음에 꼭 다시 올 것을 다짐했다.
관광은 볼 관(觀)에 빛 광(光), 간단히 말하면 타지에 가서 그 곳의 문물을 직접 보고 경험하는 것을 뜻한다.
여행은 나그네 려(旅), 다닐 행(行)으로, 여러가지 목적으로 타지 혹은 외국에 가는 행동이다.
글쓴이가 위에서 한 ‘여행’은 업무를 목적으로 간 제주에서 현지인 맛집에 간 행동 자체라고 한다면,
현지인 맛집에서 실제 현지인들이 즐겨먹는 메뉴가 문어볶음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나중에 다시 이 곳에 와서 꼭 먹어봐야겠다고 생각하는 단계까지 미치는 것이 ‘관광’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경험은 꼭 여행을 가야지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친구들과 집들이를 하며 음식을 놓고 대화를 하거나 하는 등의 가까운 일상 속에서,
겪어보지 못했던 새로운 상황 속에서도 다양한 관광 경험을 얻을 수 있다.
여러분이 새로운 여행의 기준이 되어 다양한 관광 경험을 창출하고 공유하는 즐거운 삶을 누릴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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