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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돌고래 프로젝트 Mar 05. 2023

ChatGPT와 떠나는 해외여행

The AI Arms Race is Changing Everything - ChatGPT by TIME Photo Illustration



ChatGPT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때보다 더 뜨겁다.

2022년 12월 1일 Open AI가 공개한 인공지능 챗봇 ‘ChatGPT’는 3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말이다. 

아니, 어쩌면 이제는 완전한 AI 네이티브 시대가 열린 것이라 할 수 있겠다. 

2010년 이후 태어난 알파 세대들의 디지털 네이티브 시대가 코앞에 다가왔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이 서비스의 실제 이용자 중 가장 관심있는 세대는 X세대~올드밀레니얼이지 않을까 싶다. 

무한 경쟁사회에 아주 강력한 ‘만능’ 노동자가 밥그릇을 위협할 가능성이 있다는 위기감이 들만하니 말이다.

답이 정해진 질문, 일반 지식, 혹은 기본적인 궁금증을 빠르게 해결하는데 ChatGPT는 놀라울 정도로 뛰어난 활용도를 자랑한다. 

하지만 예를 들어 ‘조선시대에 유행했던 하입보이에 대해 알려줘’처럼 앞뒤가 안맞는 질문을 던지면 똑같이 이상한 답변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끊임없는 이슈몰이 중인 이 서비스, 그렇다면 인간의 감각적인 영역에 대해서는 어떻게 답할까? 

글쓴이는 관광 명소에 대해 물어보면 과연 어떤 대답을 할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인간의 답변(2018년 작성한 여행후기)과 함께 비교해봤다. 



ChatGPT의 답변


ChatGPT의 답변은 간단한 질문임에도 불구하고 정말 수준급이었다. 

직접 여행한 사람의 글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었다.

뭘 먹고 어디서 잘지, 현지에서 무슨 일이 생기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질문만 하면 몇초 안에 답을 내놓는다.

단순히 두 세개의 질문 만으로 이 서비스를 판단할 수는 없으나, 산 니콜라스 전망대에서 특히 일몰 시간에 방문할 것을 추천하는 내용은 흡사 여행 프로그램 스크립트의 한 문장 같기도 하다. 

그렇다면 인간의 여행글도 한번 살펴보자.



2018년 6월 글쓴이의 여행후기
… 이 때문에 내가 그라나다에 도착해 가장 먼저 하고 싶었던 것은 알함브라 궁전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에 오르는 것이었다. 산 니콜라스 전망대(Mirador San Nicolás)에 오르는 길에는 이처럼 사람의 손을 하나하나 거친 듯한 끝없는 돌계단이 펼쳐졌다. 그라나다의 모든 계달길은 이렇게 돌이 깔려 있었다. 이는 곧 그라나다의 모든 길들이 수많은 노동자들의 땀과 노력으로 완성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전망대에 오르는 길은 마치 성지순례의 light 버전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많은 관광객들과 현지인들은 이 전망대를 오르기 위해 구불구불 끝날지 모르는 돌계단을 차근차근 밟아 오르고 있었다. 이처럼 경이로움을 금치 못하며 계단을 오른지 한 30분이 지났을까, 마침내 산 니콜라스 전망대(Mirador San Nicolás)에 도착했다. 생각보다 길었던 시간에 땀은 많이 흘렸지만, 이상하게 힘들다기 보다는 순례길을 걸은 후 마지막에 느끼는 개운하고 탁 트인 감정이 들었다. (중략)

… 이미 수많은 관광객들이 자리를 잡고 일몰을 기다리고 있었다. 눈 앞에 보이는 알함브라 궁전과 주변 전망은 상상 이상이었다. 왼편으로는 알함브라 궁전을 시원하게 감싸주는 만년설이, 오른편으로는 알함브라 궁전을 아래서 받쳐주는 그라나다의 풍경이 펼쳐졌다. 많은 관광객들은 옥상 끝의 담벼락에 걸터앉아 알함브라 궁전을 중심으로 한 전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미 만석이라 앉을 곳이 딱히 없었는데, 운 좋게도 한 커플이 자리를 뜨는 것을 재빨리 캐치해 담벼락 행렬에 참여할 수 있었다. 이 좋은 순간을 여기 있는 여러 나라의 관광객들과 함께할 수 있음에 감사함을 느꼈다.


인공지능과 인간의 글의 차이점을 발견하자면 ‘개인의 경험’ 부분이었다.

인공지능이 일몰 시간 전망대에 사람이 몰리니 일찍 자리를 잡으라고 얘기할 수는 있지만, 

전망대가 만석인데 운좋게 누군가 자리를 떠서 앉아 편히 볼 수 있었다는 개인적인 경험담은 풀지 못한다. 

인공지능이 전망대까지 오르는 길의 경사가 약간 가파르다는 것은 설명할 수 있으나, 

마치 성지순례길의 축약 버전인 것 같다는 직접 걸어 올라간 경험담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설명이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없는 이유도 이것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ChatGPT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사실의 영역을 주로 다룰 수 있으며, 정서적으로 감동을 주거나 심미적 자극을 주지는 못한다. 

하지만 여행을 준비하는 과정, 그리고 여행지에서 궁금증이 생기면 내 손안의 가이드처럼 활용할 수 있다.

앞으로 인공지능 기술은 나의 둘도 없는 여행 동반자가 될 수도 있고, 함께 여행을 떠날 수도 있을 것이며, 먼저 생을 떠난 반려견과 함께 시공을 초월한 여행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인간은 인공지능의 무한한 가능성을 활용해 여행을 떠나는 인간의 활동을 예측하고, 더욱 윤택한 관광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끊임없는 고민과 학습을 해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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