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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돌고래 프로젝트 Jul 28. 2017

'조선판 반 고흐' 최북의 풍설야귀인도

  



풍설야귀인, 눈보라 치는 겨울밤에 귀가하는 나그네의 모습. 손가락으로 투박하게 그려낸 이 그림은 마치 최북의 일생을 보여준다. 그의 광기 어린 화가로서의 삶과 비극적 운명이 풍설야귀인도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세상이 자기를 알아주지 않는데 분노해 자기 자신의 눈을 찔러 스스로 외눈의 삶을 살았다. 자신의 귀를 자른 반 고흐처럼, 화가로서 알려질 수 없는 조선의 현실 때문이리라.


최북 초상화, 작자미상


귀가 잘린 자화상, 빈센트 반 고흐(1889)



최북의 호는 '붓으로 먹고사는 사람'이라는 뜻의 '호생관'이었는데, 그만큼 화가로서의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그는 하루 대여섯 되씩의 술을 마실 정도로 술에 미치기도 했다.

한 곳에 머물지 않고 그림을 팔아 전국을 정처 없이 돌아다니기도 했는데, 그러던 중 금강산 구룡연에 이르러서는 "천하의 명인이 천하의 명산에서 죽는 것이 마땅하다"며 투신했다. 다행히 목숨은 건졌으나 어느 눈 오는 밤에 만취한 상태로 귀가하다 동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영조시대 문신 신광하(1729~1736)는 최북을 기리는 '최북가'를 남기기도 했다.

                      

그대는 보지 못했는가. 최북이 눈 속에 얼어 죽은 것을, 갖옷 입고 백마 탄 너희들 대체 뉘 집 자식인가. 너희들 제멋대로 하고 그의 죽음 슬퍼할 줄도 모르니, 최북의 미천한 처지 참으로 애달픈 일이라. (중략) 아! 최북이여, 몸은 비록 얼어 죽었으나 이름은 길이 지워지지 않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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