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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이르는 길

by 지나온 시간들

나의 나됨은 진정한 나에게 이르기 위한 길이 아닐까? 하지만 지금의 나는 나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고, 진정한 나에게 이르기 위한 제대로 된 길을 가고 있는 것일까? 시간이 다 돼서 더 이상 갈 수 없을 때 최종적으로 내가 도착한 그곳은 어디쯤일까? 그나마 만족할 수 있는 최소한 위안이 될 정도의 장소에 도착한 후 나의 길을 마무리할 수는 있는 것일까?


부지런히 가고는 있는지, 지금 내가 가는 길의 방향이 제대로 된 것인지 가끔은 되돌아보며 생각해 볼 일이다. 잘못 길을 들었다면 이제까지 걸어온 길에 대해 미련 없이 잊어버리고 다시 제대로 된 길을 찾아야만 한다.


얼마나 많이 가느냐가 중요하지는 않다. 제대로 된 길을 가느냐가 중요하다. 나 자신이 걸어가면서 후회하지 않을 그런 길을 가야만 한다. 가는 도중에 나 자신을 발견하고 그 과정 자체가 즐거워야 한다. 가면 갈수록 온전한 나 자신을 완성할 수 있는 그러한 길이어야 한다. 갈수록 내가 파괴되고 무너져내리는 길이라면 다시 길을 찾아야 한다. 나이에 상관없이 모든 것에 상관없이 그러한 결정을 내리는 것이 진정한 나됨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것이다.


“모든 사람의 삶은 제각기 자기 자신에게로 이르는 길이다. 자기 자신에게로 가는 길의 시도이며 좁은 오솔길을 가리켜 보여준다. 그 누구도 온전히 자기 자신이 되어본 적이 없건만, 누구나 자기 자신이 되려고 애쓴다. 어떤 이들은 결코 인간이 되지 못하고, 개구리나 도마뱀이나 개미로 남아있다. 어떤 이들은 상체는 인간인데 하체는 물고기다. 하지만 누구나 인간이 되라고 던진 자연의 내던짐이다. 그리고 모든 사람의 기원, 그 어머니들은 동일하다. 우리는 모두 같은 심연에서 나왔다. 하지만 깊은 심연에서 밖으로 내던져진 하나의 시도인 인간은 누구나 자신만의 목적지를 향해 나아간다. 우리는 서로를 이해할 수는 있지만, 누구나 오직 자기 자신만을 해석할 수 있을 뿐이다. (데미안, 헤세)”


좁은 오솔길을 걷다가 넓은 길로 가보기도 한다. 어떤 길이 맞을지 모르기에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었기에 그렇다. 삶이란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길을 가는 것의 연속이다. 모든 길을 다 가보고 그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삶을 걸어가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렇기에 삶은 무겁고 어렵고 힘들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렇기에 삶은 재미있고 도전할 수 있으며 새로운 것들로 가득하다.


온전한 나 자신에 이르기 위한 지름길은 존재하지 않는다. 주위에 있는 사람이 가르쳐 주지도 않는다. 각자의 길은 각자의 책임일 뿐이다. 자신의 진정한 길을 찾기 위해 애써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 길을 찾은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끝없이 가며 돌아보고 다시 선택하며 걸어가고 다시 돌아보며 그러한 무한한 반복이 온전한 나 자신에게 이르는 길일 뿐이다. 힘들어할 필요가 없다. 가다가 지치면 그늘에 잠깐 쉬어 가면 될 뿐이다. 오늘도 나는 진정한 나 자신에 이르기 위한 길을 가고 있었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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