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하는 나

by 지나온 시간들


지구 상에 있는 모든 것은 변한다. 지구뿐만 아니라 우주 공간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다 변해 간다. 변하지 않고 항상 그 상태로 존재하는 것은 없다. 지구에 빛과 열을 항상 공급해 주는 태양도 매일 똑같은 태양은 아니다. 그 태양도 시간이 지나면서 변해 간다. 수명이 100억 년이 되는 별이지만 오늘의 태양은 어제의 태양이 아니다.


모든 생명체도 태어나서 성장을 하고 결국엔 죽는다. 우주 공간 안에 존재하는 그 어떤 것도 시간의 흐름 속에서 그 모습을 달리하며 하루가 다르게 변해 간다.


사람의 내면도 마찬가지이다. 태어나 갓난아기였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외면의 모습이 변하는 것처럼 내면도 변해 간다. 나도 마찬가지로 나의 내면이 많이 변해왔고, 앞으로도 변해 갈 것이다.


하이데거의 존재와 시간의 핵심 개념은 존재는 시간 속에서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시간 속의 존재란 변화하는 존재를 말한다. 문제는 그 변화가 어느 방향으로 어떻게 이루어지느냐가 중요하다.


절대적으로 옳은 답을 찾고자 하는 과학의 법칙도 변한다. 뉴턴의 운동 법칙도 20세기 현대 과학에 이르러서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으로 대체되었다. 절대적인 시공간의 개념도 현대에 이르러서 상대적인 시공간으로 바뀌었다. 현대 과학이 옳다고 믿는 것도 시간이 흘러 미래에 이르면 또 다른 새로운 과학으로 대체될 것은 뻔하다.


패러다임도 바뀐다. 그 시대 사람들이 생각하는 인식체계 자체도 변하는 것이다. 절대주의 세계관이 상대적인 세계관으로 바뀌듯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시대를 아우르는 사고체계도 변하는 것이다.


내 자신도 변해야 한다. 예전의 안 좋은 모습이나 부끄러운 내 자신을 계속 돌아보면서 더 나은 모습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하지만 과거에 얽매어서, 습관에 익숙해서, 쉽고 편해서, 내 자신을 깨나가는 것에 부지런하지 못함에 답답함을 느끼기도 한다. 모든 존재가 변화 속에 의미 있듯이, 나의 존재도 변화 속에 생명이 있을진대 예전의 모습이 쉽게 변하지 않는 것을 보면 부끄러울 뿐이다.


도덕경 1장에서도 변화를 강조한다.


道可道, 非常道,

名可名, 非常名.

無名 天地之始,

有名 萬物之母,

故常無欲以觀其妙,

常有欲以觀其儌.

此兩者.

同出而異名.

同謂之玄,

玄之又玄,

衆妙之門.


도를 도라고 말하면 그것은 참도(상도)가 아니고,

이름을 이름이라 하면 그것은 참이름(상명)이 아니다.

이름이 없음은 천지의 시작이요, 이름이 있음은 만물의 어머니이다.

그러므로 욕심이 없으면 그 묘함을 볼 수 있고,

욕심이 있으면 그 가장자리를 본다.

이 양자는 같은 근본에서 나왔으나 그 이름을 달리한다.

이것을 한 가지로 말할 때 현이라 한다.

현하고 현한데, 모든 묘함이 이 문에서 나온다.


비상도란 영원히 불변하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모든 존재는 변화 속에 의미가 있다. 욕심을 버리고 내 자신을 내려놓으면 자신의 독단과 아집에서 벗어나 가장 중요한 그 묘함 즉 원리를 알 수 있고, 욕심을 벗어나지 못한 채 자신을 주장하며 새롭게 변화하지 않고 고집한다면 중요한 것, 즉 묘함이나 원리를 알 수 없고 중요하지 않은 가장자리 같은 것만 알게 된다는 것이다.


도덕경 1장은 마음을 비우며 내려놓음으로써 계속해서 더 나은 모습으로 변해 가는 것이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과정이며, 변화를 추구하지 않는다면, 발전은커녕 독단과 아집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도 비슷한 구절이 나온다.

“차라투스트라가 숲에서 가장 가까운 도시로 들어섰을 때, 그는 시장에 군중들이 모여 있는 것을 보았다. 줄타기 광대의 공연이 예고되어 있었던 것이다. 차라투스트라는 군중을 향해 이렇게 말했다. 그대들에게 초인을 가르치려 하노라. 인간은 극복되어야 할 그 무엇이다. 그대들은 자신을 극복하기 위해 무엇을 했는가? 지금까지 모든 존재는 자신을 넘어서 그 무엇인가를 창조해 왔다. 그런데도 그대들은 이 거대한 밀물의 한가운데서 썰물이 되기를, 자신을 극복하기보다는 동물로 되돌아가기를 원하는가?”


그렇다. 차라투스트라가 얘기하는 초인은 바로 도덕경의 상도와 다름 아니다. 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곳에 나의 존재의 의미가 있다. 그러기 위해 오늘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변하려 노력하는 것, 그것이 나의 길이다. 그것이 진정한 길이다.


KakaoTalk_20201104_160729097.jpg


이전 03화비운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