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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괜찮아

by 지나온 시간들

한 번밖에 주어지지 않는 소중한 삶이라는 것을 잘 알지만 삶은 살아내기가 쉽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삶은 오로지 나의 생각과 노력만으로 되지 않기 때문일 것입니다. 인간은 완벽하지 않기에 온전한 삶을 살아간다는 것은 처음부터 불가능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최선이라 생각하고 선택하는 길도 생각지 않은 일들로 인해 제대로 걸어가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아무리 노력을 해도 되지 않는 것들이 있고, 이길래야 이길 수 없는 것도 많습니다. 원하고 바라는 것들이 있지만, 그러한 것들이 전부 주어지지는 않습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내가 바라는 것이 전부가 아닐지도 모릅니다. 당시에는 그것이 이루어지면 정말 좋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나 오히려 그러한 것들이 삶을 무겁게 누르기도 합니다. 삶은 그래서 아무리 오래 살아도 알 수가 없는 듯합니다.


바닷가에 앉아 파도를 보면 우리의 삶도 그것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계속해서 끝없이 밀려오는 파도처럼 우리의 삶에는 수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러한 파도를 다 겪을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의 인생이 아닐까 싶습니다. 내가 원하지 않는다고 해서 파도가 밀려오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파도는 그냥 그렇게 계속해서 밀려올 뿐입니다.


파도가 밀려오면 바닷가 모래밭에 흔적이 남듯 우리의 인생에도 밀려오는 파도로 인해 흔적이 남을 수밖에 없습니다. 수많은 일들을 겪으며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됩니다. 태어나 만나는 수많은 인연들이 기쁨도 주지만 상처도 주며 그렇게 스쳐 지나가기도 합니다. 누군가를 만나 기쁘고 행복하지만,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을 당하기도 하고, 친했던 사람과 갑자기 소원해지기도 합니다.


삶이 우리에게 주는 많은 흔적과 상처가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삶을 사랑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 번밖에 주어지지 않기에, 이 세상에 다시는 오지 못하기에, 진심으로 사랑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원하는 것을 다 하지 못해도 괜찮습니다. 바라는 것들이 이루어지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목표로 했던 일들을 성취하지 못해도 괜찮습니다. 많은 인연들로 인해 남겨지는 상처가 크더라도 괜찮습니다. 그래도 살아있었기에 할 수 있는 일들이 있고, 바라는 것들도 있고, 소망하는 것도 있고, 소중하고 진심으로 사랑하는 인연도 있기 때문입니다.


삶을 살아낸다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그래도 괜찮다고 생각하려고 합니다. 이제 겨울이 지나고 있습니다. 이 겨울이 무사히 지나간 것만으로도 더 바랄 것이 없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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