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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저미는 드보르작의 음악

by 지나온 시간들

https://youtu.be/8M77kJg4U_c


32살 때 안나와 결혼한 드보르작은 그때까지도 작곡가로서 널리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었다. 조그만 임대주택을 빌려 결혼 생활을 시작했고, 비올라와 오르간을 연주하며 간신히 생계를 유지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적인 사정은 나아지지 않아 틈틈이 피아노 레슨까지 했다. 힘든 무명 생활을 버티게 해준 것은 결혼 후 태어난 세 명의 아이였을지 모른다.


하지만 운명은 드보르작에게 커다란 슬픔을 안겨준다. 세 아이들이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첫째 아기가 세상을 떠나고, 다시 1년 반이 지나 둘째와 셋째마저 사망하고 만다.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어린 세 명의 아이를 모두 잃어버린 드보르작은 더 이상 세상을 살아갈 의지마저 없었을 것이다.


세 아이를 모두 하늘나라로 보낸 드보르작은 아돌프 헤이두크의 시를 읽으며 한없이 울었다고 한다.


늙으신 어머니 나에게

그 노래 가르치시던 때

그의 눈엔 눈물이 곱게 맺혔었네


이제 내 어린 아이들에게

그 노래 들려 주노라니

두 뺨 위로 한없이

눈물이 흘러내리네


드보르작에게는 더 이상 노래를 가르쳐 줄 아이들이 없었다. 자신의 사랑을 전해 줄래야 전해줄 수 없는 가혹한 운명을 그는 어떻게 극복해냈을까? 어쩌면 아이들을 모두 잃은 순간, 그에게는 삶의 이유마저 잃었을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소중한 사람이 없는 세상은 얼마나 어둡고 가슴이 시릴까? 무언가를 하다가도 아이들이 생각이 나고, 어두운 밤을 뜬눈으로 새우며 보냈을지도 모른다.


그는 자신을 낳아 키워준 어머니와 아이들을 생각하며 하이두크의 시에 곡을 붙였다. 그리고 그는 다시 용기를 얻어 자신의 음악에 몰입한다. 어쩌면 드보르작은 자신의 아픔을 음악에서 위안받았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런지 드보르작의 아메리카를 듣다 보면 그의 가슴 아픈 삶의 운명이 느껴지는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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