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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나온 시간들 May 30. 2023

10차원

  현대물리학에서 끈이론은 처음부터 이상한 특성을 나타내며 물리학자들을 곤란하게 했다. 가장 특이한 것은 끈이 존재하는 시공간이 4차원이 아니라 10차원이라는 점이다. 


  모든 이론은 사실 원하는 차원에서 전개할 수 있다. 우리가 있는 공간에 시간을 더하면 4차원이기 때문에 다른 차원의 이론을 수용하지 않는 것일 뿐이다. 그렇기에 5차원 이상의 고차원에서 무언가가 움직이는 상황은 우리의 머릿속에 그려지지는 않는다. 그러나 끈이론에서 시공간은 10차원으로 고정되어 있다. 다른 차원에서는 이론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 


  10차원 끈이론이 처음 나왔을 때 당시 물리학자들은 배경이 10차원이라는 것 자체가 이론이 틀렸다는 증거라며 그리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그러나 끈이론을 제외한 다른 이론들은 예외 없이 치명적인 결함을 가지고 있었다. 양자 보정이 무한대로 발산하거나 수학적 불일치를 보이는 이론으로는 목적을 이룰 수 없다. 


  당시 주위를 아무리 둘러봐도 결함이 없는 이론은 끈이론뿐이었기에, 물리학자들은 10차원 우주의 개념을 서서히 수용하기 시작하였다. 그런 가운데 1984년 존 슈워츠와 마이클 그린이 기존의 통일장이론들이 갖고 있던 모든 문제점들이 끈이론에는 하나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증명하였고, 이때 물리학계에 끈이론의 열풍이 일어났다.


  끈이론이 옳다면 초기 우주는 원래 10차원이었다. 하지만 상태가 불안하여 6개의 차원이 아주 작은 공간 속으로 말리면서 지금과 같은 4차원 시공간이 되었다. 여분의 차원이 말려 들어간 공간은 원자보다 훨씬 작기 때문에 현재의 기술로는 알 수가 없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 먼 훗날 그렇게 감추어져 있던 6차원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아니면 아무런 결함이 없는 새로운 이론이 끈이론을 대체하게 될 수도 있다. 그런 날이 언제 올지 지금으로서는 아무도 알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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