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그동안 나를 잊고 살았던 것일까? 내 자신을 많이 사랑하지 못했고 나 자신을 위해 살지 못했던 것 같아 내 자신에게 미안할 뿐이다. 사랑하면 아껴주어야 하는데 난 내 자신을 너무 아끼지 않았던 것 같다. 건강을 위해 전혀 신경 쓰지도 않았고 내 자신을 위해 돈 쓰는 것도 몰랐다. 음식도 제일 싼 것만 찾아서 먹었고, 옷이나 신발 같은 것도 거의 사지 않았을 뿐 아니라 가장 저렴한 것만 사서 입고 신었다. 일도 쉬엄쉬엄해도 되는 것을 무리하게 시간 쪼개가며 쉬지 않고 일하고 뛰어다녔다. 이제 예전의 나의 몸이 아니다. 체력도 근육도 내리막길에 들어섰기에 다시 올라가기에는 너무 늦었다.
그동안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아왔던 것일까? 사회에서 요구하는 표준적인 삶을 위해 나의 세계를 많이 잊고 살았던 것 같다. 내 자신을 잊고 나의 내면을 잊은 채 남들이 좋다고 생각하는 대략 그런 방향을 따라가느라 나를 돌아볼 틈이 없었다.
이제는 잊혀진 나를 찾아 내 자신을 기억할 때다. 어느 정도라도 내 자신을 사랑하고 나를 위해 조그만 것이라도 하고 싶다. 지나온 시간은 진정으로 나를 위한 삶이 별로 없었던 것 같다. 나를 위해 여행 한번 제대로 가본 적도 없고, 마음 놓고 무엇 하나 사 본 적도 없다. 그동안 주인공인 내가 없는 삶이었기에 그렇게 헤매며 살았는지도 모른다.
이제는 나도 나를 많이 사랑하고 싶다. 내 몸도 아끼고 나를 위해 조그마한 사치라도 하고 싶다. 나의 행복을 위해 약간이라도 노력하고, 나의 즐거움과 기쁨을 위해 하고 싶은 것 하나라도 하려 한다. 누군가가 나를 욕하더라도 이제 상관없다. 나를 가장 사랑해야 하는 사람은 나라는 것을 확실히 알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은 그냥 다른 사람일 뿐이며 그가 나의 인생을 대신 살아주지 않는다. 내가 아프다고 해서 대신 아파주지도 않으며, 내가 힘들다고 해서 대신 힘들어할 수도 없다.
더 나은 나를 위해 더 아름다운 나의 내면의 세계를 위해 보다 많은 노력을 하려 한다. 다른 것보다 내가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위해 애쓰려 한다. 지나온 시간이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의 시간은 더 커다란 의미가 될 수 있도록 나만의 노력을 하려 한다. 그것이 그동안 나를 잊고 살았던 나에게 조금이라도 보상을 해주는 것 같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시간은 다른 사람도 생각하고 나도 생각하는 시간들이 될 수 있도록 나름대로의 방법을 찾으려 한다. 이제 다가올 시간은 그래서 더욱 기대가 된다. 물론 앞으로의 시간에도 아픔과 어려움도 있겠지만 그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동안의 경험이 더 커다란 어려움도 능히 이겨낼 수 있을 힘이 되어 주리라 굳게 믿는다. 이제는 나를 잊지 말고 꼭 기억하며 하루하루를 지내려 한다. 내가 없어지면 이 세상이나 이 우주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