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해치는 자

by 지나온 시간들

사람은 혼자 살 수 없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누군가와 함께 무언가를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다른 사람과 이야기하고 그 사람과 함께 일을 해야 경우도 있다.


맹자에 보면

“自暴者不可與有言也(자포자불가여유언야)

自棄者不可與有爲也(자기자불가여유위야)”라는 말이 나오는 데 이는 자신을 해치는 자와는 함께 이야기할 수 없고 자신을 포기하는 자와는 함께 일할 수 없다.


여기서 자신을 해치는 자란 무슨 말일까? 왜 자신을 해치는 자와 함께 이야기할 수 없다는 걸까? 자신을 해치건 말건 그냥 이야기하면 되는 것이 아닐까? 맹자가 이야기하는 자신을 해치는 자란 자아가 너무 강해 다른 사람은 틀리고 자기만이 옳다고 계속해서 주장하는 사람을 말한다.


자신이 항상 옳은 경우가 있을까? 그것은 불가능하다. 아무리 뛰어난 천재라고 하더라도, 노벨상을 받은 석학이라고 할지라도 그가 항상 옳은 것은 아니다. 모든 것을 다 알고 다 잘하는 사람은 지구상에 절대 존재하지 않는다.


인류의 역사에서 가장 뛰어난 천재라고 하면 아인슈타인을 꼽을 수 있다. 과학의 역사에서 가장 훌륭한 이론인 상대성이론을 혼자서 시작해서 혼자 다 끝냈다. 현대 물리학에서 또 다른 중요한 이론인 양자역학의 경우에는 수십 명의 천재 물리학자들의 노력의 의해 완성된 것에 비하면 실로 경이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기에 우리는 아인슈타인을 영웅처럼 생각하는 것이다. 상대성이론이 중요한 것은 그 과학적 결과에 그치지 않고 우리 인류 전체가 생각하는 사고의 패러다임마저 바꾸었기에 그렇다. 근대 과학의 절대주의적 세계관이 붕괴되는 결과를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아인슈타인의 가장 뛰어난 업적인 일반상대성이론은 1915년에 발표되었는데 그 이론에서 가장 중요한 방정식은 “장방정식(Field equation)이다. 이 방정식으로 인류는 우주의 구조를 연구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하지만 아인슈타인도 이 방정식을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실수를 했다. 당시 그는 우주는 창조된 이후 변하지 않는 정적 우주론을 고수하면서 자신이 만들어 낸 장방정식에 우수 상수항을 추가하였다. 10여 년이 지나 에드윈 허블이 캘리포니아의 윌슨산 천문대에서 외부은하를 관측하는 과정에서 우주는 정적인 것이 아닌 동적이라는 허블의 법칙을 발표한다. 이에 아인슈타인은 직접 기차를 타고 미국 동부에서 캘리포니아까지 가서 허블과 그 결과를 검토하고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이론이 잘못되었음을 인정한다. 그리고 자신의 장방정식에서 우주 상수항을 빼고, 정적 우주론이 틀리고 동적 우주론이 맞는다고 이야기한다.


인류 역사상 가장 뛰어난 과학자인 아인슈타인도 실수를 했던 것이다. 근대과학을 완성한 아이작 뉴턴도 마찬가지다. 그도 또한 빛이 입자라는 것을 강력하게 주장하였다. 하지만 네덜란드의 호이겐스와 영국의 토마스 영의 이중 슬릿 실험으로 인해 뉴턴의 입자설은 무참히 깨져 버렸다.


지구 상에 그 누구도 항상 옳은 사람은 없다. 누구나가 모두 자신이 생각하는 것이 틀릴 수 있다. 하지만 무서운 것은 자신이 항상 옳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너무나 많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이 틀렸다고 너무나 확신하는 것이다. 그런 사람이 무서운 사람이다. 맹자가 이야기하는 자신을 해치는 사람은 바로 이런 사람이다. 자신을 해치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다른 사람마저 해칠 수가 있다.


세계 2차 대전을 일으키고 600만 명이 넘는 아무 죄 없는 유대인을 학살한 히틀러는 자신이 틀렸다고 생각해서 그런 일을 했을까? 아마도 자신이 너무나 옳다고 생각했기에 그런 무자비한 일까지 저지른 것은 아닐까?


맹자는 왜 자신을 해치는 자와 이야기할 수 없다고 했을까? 그 이유는 그만큼 자신이 항상 옳고, 다른 사람이 틀렸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변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아무리 이야기해도 귀가 열리지 않아 들리지 않기 때문이다. 아쉬운 것은 그의 말로가 어둡다는 것이다. “현명한 자는 다른 사람의 조언에서 배우고, 평범한 자는 자신의 실패에서 배운다”라는 말이 있다. 자신이 실패하고 힘든 일을 겪기 전에는 자신이 그런 줄을 모르기 때문에 맹자는 그런 사람과 아무리 이야기해도 소용없다는 것이다. 스스로 깨닫는다는 것이 그만큼 어렵다는 말이다.


우리는 스스로 우리 자신을 해치는 자는 아닐까? 눈도 감고 귀도 닫아 다른 사람이 내게 해주는 조언이나 좋은 말을 전혀 듣지 않은 채 내 고집대로 틀린 것도 모른 채 계속해서 나를 주장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나 스스로 나를 해치는 사람은 되지 말아야 하는데 그것마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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